영화 이야기

2016년 12월 6일 화요일

라이언(Lion)


사루가 25년만에 고향에 돌아와 자기 집을 찾고 있다.

5살 때 길 잃은 인도 소년… 25년만에 고향에


인도의 5세난 소년이 집을 떠나 길을 잃은 뒤 25년 만에 부모와 상봉하는 믿지 못할 실화로 감정적이요 민감하며 사려 깊고 또 다소 감상적인 영화다. 끝을 알고 있어 다소 극적 긴장감이나 스릴이 옅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감동적이요 따스한 내용과 훌륭한 연기 그리고 잘 개발된 인물과 성격 묘사를 비롯해 뛰어난 촬영과 음악 등이 다 좋은 모든 사람이 박수를 치고 눈물을 흘리면서 즐길 연말영화 다. 후반에 가서 얘기를 반복하는 결점은 있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작품이다.
주인공 사루 역을 역시 인도가 무대인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인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나온   데브 파텔이 맡은 데다 영화 첫 부분에서 ‘슬럼독’처럼 인도의 빈민촌의 각박한 삶이 그려져 자연 그 영화를 연상하게 된다.
자기를 몹시 사랑하는 형 구두(압히셱 바라트)와 야산에서 돌을 나르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머니와 인도 중부의 작은 빈민촌에 사는 어머니와 사는 5세난 사루(수니 파와르가 타고난 배우의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연기를 한다)는 총명하고 즐거운 아이. 사루는 어느 날 형과 함께 도시로 나갔다가 형과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사루는 빈 기차에 올라타 잠이 드는데 기차는 사루의 집에서 무려 1,600 킬로미터나 떨어진 캘커타에 도착한다.
자기 동네에서 쓰는 힌두어와 달리 벵갈어를 쓰는 번잡한 도시에서 방황하던 사루는 아동 밀매꾼에게 붙잡혔다가 탈출하기도 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다가 고아원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듬 해 여기서 호주의 타스마니아에서 온 인자한 수와 존 브리얼리 부부(니콜 키드만과 데이빗 웬햄)에게 입양된다.
이로부터 20년 훌륭한 청년이 된 사루(파텔)는 양부모의 자랑과 행복의 대상이다. 그러나 수 부부가 사루의 동생으로 입양한 만토시(데비안 라드와)는 험악한 과거로 인해 새 삶에 적응을 못해 양부모와 사루의 속을 태운다. 사루는 멜번의 대학에 입학, 미국서 온 루시(루니 마라)와 로맨스를 꽃 피우고 인도 태생의 친구들과 사귀면서 청춘을 즐긴다.
인도 친구들이 사루에게 구글 어스를 통해 고향을 찾아보라고 권유하면서 사루의 집요한 가족과 고향 찾기가 계속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사루의 내면에 잠복해 있던 어린 시절의 어머니와 형의 기억이 사루의 가슴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광활한 인도대륙에서 5세 때 떠나온 고향을 찾는다는 것은 지푸라기더미 속에서 바늘 찾기. 이로 인해 사루는 루시와의 관계도 소원해지고 수와도 거리를 두게 된다.
파텔이 깊고 강렬하며 또 가슴을 파고드는 연기를 뛰어나게 하고 키드만의 침착한 연기도 좋다. 영화 끝의 실제 사루와 친 어머니의 만남이 콧등을 시큰하게 만드는데 인도에서는 매년 80,000명의 아이들이 실종된다고 한다. 가스 데이비스 감독. PG-13.      Weinstein.★★★1/2(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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