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6년 8월 2일 화요일

제이슨 본(Jason Bourne)


그리스 아테네의 시위군중 속에서 제이슨이 자기를 쫓는 킬러에게 총구를 겨냥하고 있다.

9년 만에 제이슨 본으로 돌아온 맷 데이먼


CIA가 만들어낸 초인적 파괴력과 지능을 지닌 킬러 제이슨 본 시리즈(원작은 로버트 러들럼의 소설) 네 번째로 전 3편에서 본 역을 맡은 맷 데이먼이 주연하고 제2편과 3편을 감독한 영국의 폴 그린그래스가 연출했다. 제3편 ‘번 얼티메이텀’이 나온지 9년만의 본의 컴백인데 콩 튀듯하는 액션은 장관이나 과다하다.
본 시리즈는 액션과 지적인 면이 결합된 보기 드문 팝콘영화인데 이번에는 참신성이나 지적인 면이 전편들보다 뒤떨어진다. 기억상실증에 시달리는 본의 도주와 추격의 ‘복수혈전’이다. 주먹을 비롯한 온 육체가 동원된 격투와 총격 그리고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들이 거리를 질주하면서 자행하는 파괴액션이 스크린을 찢어버리겠다는 듯이 날뛰는 바람에 얘기나 연기 그리고 나름대로 피력하려고 한 메시지 등이 비명횡사한 느낌이다. 물론 액션팬들은 박수를 치겠다.
시의에 맞는 사이버 정보와 해킹, 컴퓨터를 이용한 정부기관의 개인 사생활 탐지 그리고 애국심 등을 다루고 있긴 하나 길길이 날뛰는 액션 때문에 그 의미가 희석됐다. 또 하나 영화에서 약한 것이 오스카상을 탄 연기파인 알리시아 비칸더의 어정쩡한 연기. CIA 간부로 나오는데 미스 캐스팅이다.
‘본 시리즈’는 지난 2102년 제레미 레너 주연으로 일종의 변칙 속편으로 만들어졌으나 평과 흥행이 모두 미지근했다. 그런데도 다시 레너 주연으로 속편이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두 명의 제이슨 본이 서로 대결하게 됐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영화는 레이캬빅, 베를린, 런던, DC를 거쳐 베가스에서 끝나는데 기억상실증에 걸린채 잠적한 본은 불법 격투를 하면서 먹고 산다. 역시 숨어 살던 본이 유일하게 믿는 전 정보요원 닉키(줄리아 스타일스)가 CIA 컴퓨터를 해킹해 본의 과거를 담은 30년 전의 정보를 빼내 본에게 주면서 본격적으로 얘기가 시작된다.
새 CIA 국장은 국가 이익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사생활 침해도 무방하다고 믿는 로버트 듀이(타미 리 존스). 그가 강요하다시피 해 얻으려 하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거부 아론 칼루어(리즈 아메드)의 ‘디프 드림’ 컴퓨터 시스템의 내용. 개인의 정보가 유출되지 않고 철저히 보장되는 시스템이다. 듀이 밑에서 일하는 아름답고 총명한 헤더 리(비칸더)는 사이버 분석가.
본은 닉키가 준 정보를 통해 CIA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살해됐다는 아버지가 사실은 CIA가 고용한 킬러 ‘자산’(뱅상 카셀)에 의해 살해됐다는 것을 알고 이를 득득 갈면서 복수에 나선다. 듀이는 이런 본을 살해하라고 지시하나 리는 본을 다시 받아들여 새로 프로그램해 사용하자고 듀이를 설득한다.  
클라이맥스는 베가스의 아리아호텔에서 열리는 ‘디프 드림’ 시스템 발표장 내에서 벌어지고 이어 심야의 베가스 대로에서의 수십대의 차량이 파괴되는 추격전 액션으로 마감된다. 속편을 예고한다. 데이먼은 본과 동의어다시피 해 역에 익숙한 연기를 하지만 연기들은 다 그저 무난하다. PG-13. Universal.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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