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싱어 코너(카운데)와 ‘싱 스트릿’ 밴드가 거리연주를 하고 있다. |
주옥같은 80년대 음악들 즐겁고 재미있어
오스카 주제가상을 탄 ‘원스 어겐’과 또 다른 음악영화 ‘비긴 어겐’을 쓰고 감독한 아일랜드 태생의 존 카니가 역시 쓰고 감독한 소품 뮤지컬로 아담하니 귀엽고 즐겁고 재미있다. 1980년대 중반 감독의 10대 때 경험을 허구를 섞어 만들어 향수감이 짙은데 카니가 작곡한 노래들이 매우 아름답고 좋다.
이 영화도 그의 다른 영화들처럼 음악을 통한 자아 발견과 치유와 인간관계를 그렸는데 소년의 성장기를 환상을 섞어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1991년에 나온 역시 아일랜드를 무대로 만든 뮤지컬 ‘코미트먼트’를 연상케 하는데 1980년대 유행한 노래들과 함께 영화를 위해 만든 노래들이 많이 나와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만들어준다.
1985년 더블린의 중산층 가정의 14세난 코너(신인 퍼디아 월시-필로)는 별거 직전의 부모와 대학 중퇴생으로 락뮤직에 도통했으나 삶의 의미를 못 찾아 방에 칩거하는 형 로버트(돈 레이노)와 무난한 일상을 살고 있다. 그런데 아일랜드의 경제가 나빠져 코너가 부유층이 다니는 제수잇 학교에서 독재자 같은 백스터가 학생들을 지도 감독하는 후진 동네학교로 전학을 하게 되면서 그의 삶이 확 뒤바뀐다.
왈패들의 시달림을 받는 코너는 자기를 사업가로 착각하는 꼬마 대런(벤 카롤란)을 친구로 사귄다. 그리고 코너는 길에서 보고 반한 자기보다 1~2세 위인 아름다우나 정처 없는 모델 지망생 라피나(루시 보인턴)에게 다가가 라피나를 자기 밴드의 뮤직비디오에 출연시켜 주겠다고 말한다.
문제는 코너에게는 밴드도 없고 또 부를 노래도 없다는 것. 여기서부터 코너는 대런과 함께 밴드를 급조하기 시작한다. 작곡을 잘 하고 온갖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이몬(마크 맥켄나)과 키보디스트로 학교 내 유일한 흑인인 엔기그(퍼시 참부루카) 그리고 베이스와 드럼 연주자를 규합해 ‘싱 스트릿’이라는 밴드를 결성한다. 리드 싱어는 코너.
밴드는 ‘수수께끼 같은 모델’이라는 비디오를 제작해 라피나에게 선을 보이는데 이를 좋아한 라피나도 밴드에 참여, 멤버들에게 화장술도 가르쳐 준다. 이와 함께 코너의 학교생활과 밴드의 길거리와 부두에서의 연주와 비디오 제작 및 코너와 그의 음악과 연애의 코치가 되는 로버트와의 관계 등이 자상하니 그려진다.
그리고 마침내 밴드는 학교의 경연대회에 나간다. 마지막은 환상적인 요소가 다분한 코너와 라피나의 꿈을 찾아가는 장면으로 장식된다. 모두 신인들인 젊은 배우들의 연기가 아주 사실적이요 훌륭하다. PG-13. Weinstein.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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