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사냥꾼: 겨울 전쟁(The Huntsman: Winter’s War)


사악한 여왕 언니에게 배신당한 프레이아는 얼음여왕(왼쪽)이 된다.

내용도 엉성하고 연기도 어정쩡한 얼어붙은 동화



2012년에 크리스튼 스튜어트가 백설공주로 나온 ‘백설공주와 사냥꾼’의 후속편으로 동화 ‘백설공주’를 제멋대로 변용한 특수효과 위주의 친근감 없는 영화다. 제목처럼 내용과 연기와 배우들의 상호작용이 얼어붙어 동화가 영혼이 빠진 딱딱한 습작문 같다.
특수효과와 프로덕션 디자인 그리고 잘 생긴 배우들과 의상은 구경거리이나 얘기도 엉성하고 연기도 어정쩡한데 특히 주인공이 되어야 할 백설공주는 간 곳이 없고 그 주위의 인물들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켜 허전하다. 전형적인 외화내빈의 스튜디오 영화로 배우들이 아깝다.
백설공주의 계모로 수리수리 마수리를 할 줄 아는 사악한 여왕 라베나(샬리즈 테론)에게 착한 여동생 프레이아(에밀리 블런트)가 있는데 라베나가 마법을 써 프레이아의 애인으로 하여금 둘 사이에서 난 아기를 태워 죽이게 한다.
그래서 프레이아는 사랑을 저주하는 얼음여왕이 돼 북쪽에 왕국을 차리고 혼자 살면서 납치해온 아이들로 ‘사냥꾼’이라는 부대를 구성해 지상에서 사랑을 쓸어버리려고 한다. 납치된 아이들 중에 소년 에릭과 소녀 새라가 있는데 둘은 커서 얼음여왕의 명을 어기고 사랑에 빠진다. 이를 본 얼음여왕이 에릭(크리스 헴스워드)과 새라(제시카 채스테인) 사이에 얼음벽을 치고 둘을 갈라놓은 뒤 부하를 시켜 새라를 살해한다.            
그로부터 7년 후. 백설공주(등만 보인다)의 명에 의해 괴물의 손에 들어간 라베나 소유의 마법의 황금거울 회수에 나선 에릭이 자기를 돕는 7~8명의 남자 난쟁이와 두 명의 여자 난쟁이(이 두 여자 난쟁이와 두 명의 남자 난쟁이의 코믹한 콤비가 헴스워드와 채스테인의 그것보다 백배 낫다)와 함께 적을 맞아 칼부림을 하면서 액션이 일어난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7년 전에 죽었는 줄 알았던 새라가 살아나 에릭 앞에 나타난다. 에릭은 새라에게 “난 네가 죽는 것을 분명히 봤다. 난 여전히 널 사랑한다”고 호소하나 새라는 “넌 날 버린 배신자다. 난 사랑을 더 이상 안 믿는다”고 억지를 쓴다. 둘이 노는 모습이 아주 어색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라베나와 프레이아의 사생결단의 자매 싸움이 벌어지면서 난리법석이 일어난다. 피곤한 영화다. 세드릭 니콜라스-트로이얀의 연출 솜씨가 무디다.
PG-13. Universal.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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