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6년 4월 1일 금요일

녹색의 방(Green Room)


다시(패트릭 스튜어트·가운데)와 그의 네오 나치졸개들.

펑크록 밴드의 폭력적인 생존투쟁 드라마


피가 튀고 살이 찢겨지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펑크록 밴드의 생존투쟁 드라마로 액션과 서스펜스 그리고 충격을 잘 배합한 영화이나 너무 폭력이 끔찍해 모두가 즐길 것은 못 된다. 그러나 이런 찌르고 쏘고 자르고 베는 영화치곤 연기도 좋고 연출도 손색이 없다. 시종일관 긴장감과 함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든다.
살인집단에 의해 막다른 골목에 몰린 젊은이들의 얘기는 한 두 번 본 것은 아니지만 그런 기시감 있는 내용은 감독 제레미 솔리에의 교활할 정도로 기민한 작품 구성과 서술 방식에 의해 거의 새롭게 느껴질 정도다. 특히 영화에는 영국의 베테런 연기자 패트릭 스튜어트가 악인으로 나와 이색적인 흥미를 제공한다.
버지니아 알링턴이 고향인 남녀 4인조 펑크록 밴드 ‘에인트 라이츠’의 멤버는 이상적인 베이스 주자 팻(안톤 옐친)과 성질 사나운 드러머 리스(조 코울) 그리고 여자 기타리스트 샘(알리아 셔캣) 및 리드싱어 타이거(캘럼 터너). 이들은 전국을 돌면서 후진 바에서 연주하며 푼돈을 버는데 돈도 떨어지고 장래도 별 볼일 없게 되자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이 때 이들의 연주장소를 알선하는 저널리스트 태드의 주선으로 밴드는 오리건 숲 속에 있는 허술한 창고 같은 무대에 서게 된다. 청중은 머리를 박박 깎고 몸에 나치문장을 한 백인우월주의자들. 밴드는 연주를 끝내고 짐을 싸는데 멤버 중 하나가 대기실인 ‘그린 룸’에 두고 온 셀폰을 찾으러 갔다가 한 여자가 살해된 것을 목격한다. 
그리고 살인사건의 목격자들이 된 멤버들은 ‘그린 룸’을 안에서 걸어 잠근 채 경찰이 오기를 기다린다. 4명 외에 방에 있는 사람들은 죽은 여자의 친구 앰버(이모젠 푸츠)와 멤버들이 제압한 덩지 큰 네오나치 한 명. 무대 매니저 게이브(메이콘 블레어)는 멤버들에게 “나오면 아무 탈 없이 돌아가게 해 주겠다”고 어르나 이들은 나갔다가는 죽을 것이 뻔해 문을 안 연다.
여기서부터 이들을 이 장소의 주인인 다시(스튜어트)와 그의 졸개들이 멤버들을 처치하기 위해 맹견과 온갖 무기를 동원해 공격을 시도하고 멤버들은 탈출하기 위해 나름대로 이에 응하면서 유혈폭력이 일어난다. 정글용 큰 칼과 개의 이빨과 칼과 총 등이 사용되면서 쌍방에 피해자가 속출한다. 끔찍해 못 보겠다. 펑크록이 요란하게 폭력을 반주한다. 액션 팬들이 좋아하겠다. R. A24.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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