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이 아내 이둔을 부축하고 쓰나미를 피해 달아니고 있다. |
여기저기서 빌려다 짜깁기한 것 같은 타작
특수효과 위주의 대재난 영화로 미국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와 ‘지진’ 그리고 한국 영화 ‘해운대’의 여기저기를 빌려다 짜깁기한 것 같은 타작이다. 컴퓨터 특수효과로 만들어낸 산더미만한 쓰나미에 온 마을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울고불고 소리를 지르면서 달아나는 것을 보면서 시간 죽이기에는 그런대로 괜찮다.
그러나 할리웃 스튜디오 영화를 그대로 모방한 이 영화는 재난영화의 상투적인 것은 다 빌려다 쓴 창의성이 결핍된 작품으로 노르웨이의 올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 출품작이나 탈락했다. 재난 속에 시달리고 고난 받으면서 궁극적으로 재결집하는 가족의 얘기가 너무 억지요 인위적인 데다가 감상적이고 또 믿을 수가 없다.
영화는 지난 1905년 노르웨이 해변 마을 로엔이 산사태를 일으키면서 유발한 쓰나미로 쑥대밭이 된 실화를 기록영화로 보여주면서 노르웨이에는 이런 지역이 300곳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 중 하나가 영화의 가상의 마을인 게이란저. 자연을 사랑하는 지질학자 크리스티안(크리스토퍼 요너)은 자나 깨나 마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경고 시스템에 매달려 산다.
그래서 그의 아내 이둔(안 달 토프)은 최근 남편이 도시에 새 직업을 얻어 곧 동네를 떠날 생각에 기쁘기만 한데 크리스티안은 마을에 대한 애착에 고민한다. 아버지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그의 10대 아들 손드레(요나스 호프 오프테브로)인데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10대가 즐길 것이 많은 도시보다 아무 것도 안 일어나는 시골을 더 좋아한다는 것도 억지다.
영화 전반부는 이런 개인적인 얘기들로 진행되다가 후반 들어 동네에 산사태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가공할 쓰나미가 발생해 동네를 향해 밀어닥치면서 아수라장이 된다. 마을이 완전히 수장될 위기에 처하자 사람들은 고지를 향해 달리는데 그 과정에서 크리스티안과 이둔이 손드레를 잃으면서 위기 때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가족을 찾아 헤매는 이런 영화의 상투적인 플롯이 끼어든다.
아들을 찾아 죽을 것을 각오하고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크리스티안. 그리고 마지막에 그야말로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는데 이야말로 해도 너무 했다. 어쨌든 크리스티안 가족은 위기를 넘기고 그 뒤로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로어 우타욱 감독은 남의 것 베끼는 우를 저질러 도무지 신선한 느낌이 없다. PG-13 정도. 일부 지역.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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