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담이 마치 예술품 창작하듯 요리를 하고 있다. |
성질 고약한 셰프의 재기 몸부림
잘 나가던 자리에서 자기 잘못으로 바닥으로 떨어진 남자가 자기 구제와 함께 재기하려고 몸부림 치는 판에 박은 얘기로 별 필요도 없는 지절대는 말이 많고 공연히 시끄럽고 분주한 통속적인 영화다.
수퍼 스타 브래들리 쿠퍼가 몰락한 셰프로 나와 과거를 속죄하고 다시 명품 요리를 만들려고 열불을 내는데 성질이 고약한데다가 이기적이고 욕설을 밥 먹듯이 내 뱉는 바람에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각본가와 감독의 의도가 브래들리를 그런 인간으로 만들어 놔야 그의 자기 구제와 재기가 더 극적이라는 것인 줄은 모르겠으나 보는 사람으로선 도무지 호감이 가질 않아 영화에 다가 가게 되질 않는다.
볼만한 것은 식당의 요리사들이 음식을 만드는 장면. 마치 전쟁 하듯이 치열하고 또 때론 조각품을 만들 듯이 마음과 정성이 지극한데 긴장감 마저 감돈다.
파리의 미셸린 스타 2개짜리 식당의 명 셰프이던 애담 존스(쿠퍼)는 약물과 술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뒤 속죄하는 식으로 뉴올리언스의 식당에서 일 하다가 재기를 위해 런던으로 간다. 여기서 그는 과거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토니(다니엘 브륄)가 경영하는 식당의 셰프로 취직한다. 애담이 수 셰프로 데려온 사람은 파리에서 있었을 때 라이벌이었던 미셸(오마르 시). 그런데 애담은 파리에서 미셸에게 못 할 짓을 했는데도 미셸은 애담을 쉽게 용서한다. 미셸이 그런데는 이유가 있다.
여기에 가담하는 다른 사람이 혼자 어란 딸을 키우는 독립심 강한 수 셰프 헬렌(시에나 밀러-그녀와 쿠퍼는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 공연했다). 애담과 헬렌이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 헬렌이 어떻게 그렇게 성질이 더러운 애담을 사랑하게 되는지 불가사의다.
영화의 많은 부분이 애담이 독재자처럼 요리사들을 부리면서 음식을 만드는 장면에 할애 되는데 애담이라는 인간이 그야말로 호로 자식 같은 자여서 헬렌과 토니와도 충돌이 잦다. 아무리 요리를 잘 한다 하지만 이런 인간을 어떻게 좋아할 수가 있는지 일다가도 모를 일.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미셸린이 파견한 음식 판정가에게 제공할 음식을 애담과 그의 요리사들이 만드는 장면. 마치 전투에 나가기 전 작전지도를 보면서 작전을 짜듯이 긴장감 감돈다.
쿠퍼에게 이런 역은 식은 죽 먹기나 마친 가지. 연기 실팍하게 하는 것은 밀러다. 음식평론가로 나온 우마 서만과 애담의 전처로 나온 알리시아 비칸더는 완전히 소모품. 눈 요기 거리로 적당한 영화다. 존 웰스 감독. R. Weinstein. 일부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