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젠은 늑대새끼를 몰래 애완용으로 키운다. |
인간과 동물의 충돌… 공존…
동물과 인간관계를 그린 ‘베어즈’(곰)와 ‘두 형제’(호랑이)에서 자연대 문명 그리고 동물로부터 배우는 인간의 드라마를 연출한 프랑스의 장-자크 아노 감독이 이번에는 늑대와 인간의 관계를 그린 서사극으로 보기엔 좋은데 깊이나 감정적 충격이 약하다.
프랑스-중국 합작 입체영화로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몇 차례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액션이 있는 자연환경에 관한 다소 설교적인 작품인데 좋은 소재가 1차원적으로 다뤄졌다. 훈련을 받은 늑대의 사람 뺨칠 연기와 컴퓨터 특수효과 및 음악(제임스 호너)과 찬탄을 금치 못할 촬영 등 볼 것이 적지 않지만 인물들의 성격개발은 아주 미약하다. 좀 더 추진력이 있고 도전적이었어야 했다.
1989년 6월의 학생운동으로 3년간 옥살이를 한 루 지아민이 문화혁명 절정기인 1967년 내몽고로 이주해 11년간 유목민과 함께 산 경험을 쓴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베이징의 젊은 지식들인 첸 젠(윌리엄 펭 샤오펭)과 양 케(션 도우-이 역은 저개발된 것이다)는 내몽고의 유목민들의 삶을 향상시킨다는 뜻으로 그들과 살기 위해 자원해 초원에 도착한다. 당이 이들을 하방시킨 데는 앞으로 있을 한족들의 이주를 위한 사전 터 닦기의 일환이기도 하다.
첸은 아들 바타르와 며느리 바오 슌구위 그리고 어린 손자와 사는 유목민 족장 빌릭(바센 자부)의 집에 기거하면서 빌릭으로부터 초원을 배회하는 늑대들의 행동과 자연 생태계의 균형을 배운다. 그리고 첸은 어느 날 혼자 말을 타고 계곡으로 들어갔다가 늑대들에게 포위당한다. 이 경험 이후 첸은 늑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한편 당이 유목민들에게 인민군용 말들을 키울 것을 지시하면서 바타르는 말들을 늑대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늑대사냥에 나선다. 이 사냥에 함께 나간 첸은 늑대 새끼를 구출해 몰래 키운다.
영화에서 경탄을 금치 못할 장면은 밤에 눈 덮인 초원을 질주하며 도주하는 말들을 공격하는 늑대들의 속도감 있는 추격. 눈부신 촬영이다. 이와 함께 이주해 온 한족들이 초원을 불태우면서 먹을 것을 잃게 된 늑대들이 높은 울타리 속의 양떼들을 습격하는 장면도 장관이다.
그러나 이런 몇 가지의 흥분되는 장면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인간사회와 동물왕국 간의 마찰을 무덤덤하게 다뤄 마치 디즈니의 동물왕국을 보는 것 같다. 아쉬움이 큰 영화이나 볼만은 하다 중국어에 영어자막. PG-13 일부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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