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은 딸같은 사장 줄스(앤 해사웨이)의 인턴으로 취직한다. |
70대 인턴과 젊은 여사장의 티격태격
이 가짜나 다름없는 무미건조한 코미디 드라마는 세상이 온통 분홍빛이기만한 내용의 영화를 주로 만드는 여류 낸시 마이어즈(‘베이비 붐’ ‘이츠 캄플리케이티드’)가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온갖 허무한 대사와 배우들의 억지 같은 연기로 관객에게 잘 보이려고 아부를 하는데 결과가 뻔한 얘기를 놓고 상영시간이 2시간이 넘도록 질질 끌고 가는 바람에 좀이 쑤신다.
진실성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겉만 달짝지근하고 번드르르한 전형적인 할리웃 메이저의 상품으로 상투적인 것으로 가득해 기시감과 함께 보기에 민망하다.
각본이 약해 마치 가설극장의 연극 처럼 내용이 허술한데 특히 중간 부분이 공허하기 짝이 없다. 마이어즈는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쓸데없이 억지춘향격인 에피소드들을 엮어 엉뚱한 길로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브루클린과 맨해턴 및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찍은 촬영과 함께 세트나 의상 같은 것들은 볼만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말끔하니 좋다. 눈요깃거리로 시간 죽이기 용으로는 적당하다.
브루클린에 사는 70세난 은퇴 홀아비 벤(로버트 드 니로)은 따분한 나날이 싫어 어느 날 시니어 인턴을 모집한다는 전단을 보고 이에 응모한다. 회사는 잘 나가는 웹사이트 패션회사로 사장은 젊은 일벌레 줄스(앤 해사웨이). 줄스의 남편은 아내 대신 집에서 어린 딸을 돌보고 밥을 짓고 청소한다.
줄스는 처음에는 자기의 인턴인 벤을 못 마땅하게 여기나 그의 삶의 예지와 오랜 직장생활에서 얻은 사업경험 등에서 귀중한 것들을 배우면서 점점 벤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영화는 결국 이 두 사람의 관계의 얘기인데 이런 골격을 세워 놓고 이를 둘러싼 얘깃거리가 모자라 공연히 벤과 그의 젊은 직장 동료들과의 아이들 장난같은 에피소드를 비롯해 전연 영화 얘기와 무관한 삽화등 로 땜질을 하고 있다. 참신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영화다.
한편 벤은 직장 내 마사지사인 섹시하고 아름답고 무르익은 여자(르네 루소가 여전히 섹시하다)와 로맨스를 꽃 피우는데 둘의 관계가 흡족치 못하게 묘사된다.
그리고 벤은 줄스의 운전사 겸 직장 내 고문이 되다시피 하면서 줄스의 신임을 받고 아울러 일에 지친 그녀의 휴식처 노릇마저 한다. 여기에 느닷없이 줄스의 집안문제가 플롯으로 개입하면서 얘기가 신파조로 내려간다. 그러나 모든 문제는 다 말끔히 해결되고 모두가 다 그 뒤로 내내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결말이야 뻔한 사실.
아주 나태한 영화로 유머도 신선하다기보다는 약간 상한 맛이 나는데 그나마 볼 만한 것은 드 니로의 코믹한 연기다. 해사웨이의 연기는 쥐어짜는 식이다. PG-13. WB. 전지역.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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