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에밀리 블런트)가 마약 루트인 터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
미-멕시코 마약거래 둘러싼 고급 스릴러
서스펜스와 스릴이 가득한 미 멕시코 간의 마약거래를 둘러싼 스릴러로 처음부터 끝까지 숨을 죽이며 작품 속으로 빨려 들도록 강력한 흡인력을 지녔다. 내용과 연출과 연기 그리고 촬영과 음악과 편집이 모두 훌륭한 튼튼한 구성을 한 지적인 마약스릴러다.
액션과 감정이 풍부하고 법집행자들의 애매한 도덕성까지 회의하는 지적인 작품인데 액션 스릴러로서도 성공했을 뿐 아니라 주인공들의 인물과 성격 개발도 아주 충실하다. 끔찍하고 폭력적인 장면도 많지만 결코 도를 넘지 않는 강건한 스타일을 지닌 영화인데 플롯이 주도면밀하고 복잡하지만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다. 재미 만점의 강렬한 고급 스릴러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볼만한데 그 중에서도 순진한 FBI 요원으로 나오는 영국 배우 에밀리 블런트의 뜨겁게 달아오르는 맹렬하고 매서운 연기가 일품이다. 몸과 마음을 꽉 감아쥔 약간의 접촉에도 튕겨날 것 같은 용수철의 긴장을 보는 것 같은데 새파란 눈이 발산하는 비수 같은 총기가 ‘양들의 침묵’의 조디 포스터를 연상케 한다.
이 영화도 ‘양들의 침묵’처럼 여자가 주인공으로 그녀의 눈을 통해 얘기가 서술된다. 작품을 비롯해 블런트의 연기가 오스카상 감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감독은 뛰어난 스릴러들인 ‘인센디지’와 ‘죄수들’을 만든 프랑스계 캐나다인 드니 비에뇌부.
애리조나주 광야에 덩그러니 혼자 있는 강력한 멕시칸 드럭범죄 집단 소유의 집을 이상주의자인 케이트 메이서(블런트)를 비롯한 FBI 요원들이 포위해 들어가는 모습을 멀리서부터 찍은 첫 장면부터 긴장감이 감돈다(감독의 사람의 마음을 서서히 교살하는 듯한 긴장감 있는 연출력이 좋다). 요원들은 여기서 벽 뒤에 감춘 수십 구의 사체를 발견하고 곧 이어 외딴 채에서 폭탄이 터진다.
이어 케이트는 샌들을 신은 건달 같은 자칭 국방부 고용계약자라는 맷 그레이버(조쉬 브롤린)가 포함된 미 정부의 부처간 통합된 대마약전담반에 의해 수사요원으로 선발된다. 그러나 케이트는 맷이 CIA 요원이라고 의심한다. 여기에 가담하는 사람이 과묵하고 일촉즉발의 위험성이 느껴지는 전직 멕시코 검사 알레한드로(베네시오 델 토로-제목은 히트맨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알레한드로가 히트맨인데 그의 연기가 압도적이다). 그런데 알레한드로는 정의 구현보다 개인적 복수에 집념한다.
순진한 케이트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 범죄조직이나 별 다름없는 조직에 가입하면서 그녀가 생각하던 정의에 대한 관념이 깊은 의문에 빠진다. 이들의 목적은 미국과 멕시코를 들락날락하면서 멕시코 마약조직의 고위 보스를 이용해 이 자의 위에 있는 최고위 보스를 잡아내는 것.
영화에서 숨을 죽이게 만드는 두 장면 중 하나가 미 멕시코 국경검문소 앞에 장사진을 친 차량들의 밀림 속에서의 미국 수사팀과 멕시코 마약밀매단의 대치. 명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의 화면 구성과 촬영이 강렬한 서스펜스를 조성한다. 이와 함께 조명을 이용하지 않은 마약밀매단의 마약운반 터널 속을 밤에 침투한 장면도 긴장감 있다. R. Lionsgate. 아크라이트, 센추리15, 랜드마크.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아주 잘만든 영화 인것 같습니다. 모처럼만에 좋은 영화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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