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5년 8월 4일 화요일

휴가 (Vacation)


그리스월드 가족이 오래간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재밌지도 새롭지도 않은 역겨운 코미디


이 냄새나는 하나도 우습지 않은 코미디는 체비 체이스 주연의 1983년작 ‘내셔널 램푼스 휴가’(National Lampoon’s Vacation)의 속편격으로 순진한 전편에 비하면 조야하고 상스럽기 짝이 없다. 온갖 F자 상소리와 함께 음란하고 거칠고 지저분한데 전편에 어느 정도라도 가까이 가려고 분투하고 있으나 재미 없고 한심한 영화다.
영화에서 부부인 러스티와 데비가 목욕하는 숲 속의 연못에 흘러 나온 인분과 갖가지 폐기물처럼 인체에 해롭고 더러운 영화인데 언어와 육체적 농담이 많은데도 전연 우습지 않고 역겹기만 하다.
러스티 역의 에드 헬름스는 주연으로서 보다 조연으로서 더 제 구실을 하는 좋은 코미디언인데 1983년 판의 체비 체이스의 편안하게 너스레를 떠는 연기에 비해 체이스를 인식하고 그 보다 앞서 가기라도 해야겠다는 듯이 긴장된 모습이다. 
러스티 그리스월드는 1983년 판의 가장 클라크(체이스)의 아들로 아내 데비(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와 약골인 장남 제임스(스카일러 기손도)와 악동인 차남 케빈(스틸 스테빈스)을 두고 있다. 웃기려고 연출한 차남의 악행이 부질없이 시간만 잡아 먹는다.
러스티는 여름 휴가를 맞아 30년 전에 아버지와 함께 갔던 캘리포니아의 왈리월드로 차를 몰고 대륙횡단에 나선다. 차는 알바니아제로 제 멋대로 작동하는 사람 잡을 차다. 길을 가면서 여러 가지 모험과 해프닝이 일어나는데 도무지 흥미를 유발치 못하는 보잘 것 없는 짓거리들이다.
가면 갈수록 김이 새는 영화인데 데비가 자기가 다닌 대학교에 들러 자신은 아직도 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음주망발을 하는 모습과 온 가족이 자살기운이 있는 안내원이 모는 고무보트를 타고 그랜드캐년의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을 비롯해 무엇 하나 새롭거나 우습거나 신나는 장면이 없다.
꼴불견인 것은 러스티의 색정에 굶주린 여동생(레즐리 맨)과 그의 덩지 큰 남편(크리스 헴스워드). ‘어벤저스’에 나오는 헴스워드가 팬티바람으로 이상한 액센트를 써가면서 자신의 건강한 아랫도리를 과시하는 모습이야 말로 목불인견이다. 체비 체이스와 옛날 영화에서 그의 아내 역을 맡은 베벌리 디앤젤로가 나중에 캐미오로 나오나 한심한 이 영화를 구제할 길이 없다. 모두들 이 영화와 멀리 하기를 권한다. 존 프랜시스 데일리와 조나산 M. 골드스틴 감독. R. WB.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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