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5년 2월 10일 화요일

아카데미 단편상 후보작들

긴 여운 남기는 다채로운 삶의 순간순간들…


#라이브 액션상 후보작

*‘아야'(Aya·이스라엘·40분)-공항에서 사람을 기다리던 젊은 여인이 우연히 피아노경연 대회에 참석차 이스라엘을 찾아온 덴마크 남자 피아니스트를 차에 태우고 예루살렘까지 가면서 대회를 나누는 2인극. 은밀한 스릴마저 느끼게 되는 작품으로 끝이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파르바네'(Parvaneh)
*‘부갈루와 그래암'(Boogaloo and Graham·영국·14분)-에이레공화군이 영국군에 대해 테러를 감행하던 어두운 시기 아일랜드의 벨파스트. 사람 좋은 아버지가 두 어린 아들에게 병아리를 애완용 선물로 준다. 두 아이는 이 병아리들을 정성껏 돌보며 키우고 사랑하는데 병아리가 커서 닭이 되자 아빠와 엄마가 이 닭들을 잡아먹으려고 하면서 형제의 강력한 반발을 받는다. 따스하며 약간 감상적이다.
 *‘버터 램프'(Butter Lamp·프랑스와 중국·16분)-티베트의 시골 사람들이 떠돌이 사진사가 마련한 디즈니랜드와 베이징 올림픽 등 갖가지 배경사진 앞에서 가족촬영을 한다. 배경사진 중에는 금성(Gold Star)사 로고도 보인다. 단순하고 약간 황당한 코미디.
 *‘파르바네'(Parvaneh·스위스·25분)-스위스의 먼 시골에서 일을 하면서 돈을 모은 아프가니스탄 난민소녀가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을 하기 위해 취리히에 오나 나이가 어려 송금을 못하게 되자 길에서 만난 말괄량이 스위스 소녀에게 부탁한다. 스위스 소녀는 송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고 송금을 대행하기로 하나 환전소가 문을 닫는 바람에 둘이 클럽 등을 돌면서 밤의 취리히를 즐긴다. 고운 작품이다.
 *‘생명의 전화'(Phone Call·영국·21분)-생명의 전화에서 일하는 여자(샐리 호킨스)가 아내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려는 나이 먹은 남자(짐 브로드벤트)의 전화를 받고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남자의 아픔을 위로하고 그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 넣어주려고 애쓴다. 
12일까지 뉴아트(11272 샌타모니카) 310-473-8530.

#만화상 후보작

*‘비거 픽처'(The Bigger Picture·영국·7분30초)-자기를 잘 보살피라고 보채는 병상의 나이 먹은 어머니를 돌보는 성격과 차림이 판이한 장성한 두 형제 간에 긴장감이 비등한다. 거의 조야한 그림이 영화의 심리상태를 잘 보여준다. 
*‘댐 키퍼'(The Dam Keeper·미국·18분)-붓과 연필로 그린 만화로 마을의 댐을 지키는 외로운 어린 돼지가 학교의 다른 동물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면서 시달린다. 환경문제와 함께 아동기의 두려움과 후회 그리고 고독과 우정을 다룬 우화. 
*‘잔치'(Feast·미국·7분)-젊은 남자가 길에서 주워 기르는 항상 배가 고픈 귀여운 강아지의 눈으로 본 인간 세상의 이야기. 일종의 ‘개의 일생’이라고 하겠는데 강아지의 주인에 대한 사랑이 주인의 웨이트리스에 대한 사랑을 결혼으로 이끈다. 디즈니 작품으로 재치 있고 귀엽다.
‘나와 나의 물턴'(Me and My Moulton)
*‘나와 나의 물턴'(Me and My Moulton·캐나다·13분)-1960년대. 건축가인 괴짜 아빠와 역시 별난 엄마를 둔 노르웨이의 세 자매가 엄마 아빠에게 자전거를 사 달라고 조른다. 파격적인 가정에서 사는 어린 세 자매의 평범한 삶에 대한 소원을 그린 영화로 선으로 그린 그림과 알록달록한 색깔이 신선하다. 
*‘단순한 삶'(A Single Life·네덜란드·2분18초)-영화 제목의 노래 한 곡이 담긴 바이닐 싱글 레코드를 받은 젊은 여인의 삶이 노래에 따라 과거와 미래를 오락가락하면서 여인의 일생을 엮는다. 인간의 유한한 삶을 악의 없이 놀려댄 기발 난 영화. 12일까지 뉴아트 극장.

#기록영화상 후보작

*‘위기 핫라인: 재향군인은 1번을 누르세요'(Crisis Hotline: Veterans Press 1·미국·41분)-뉴욕주 북부에 있는 재향군인을 위한 위기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온 재향군인들과의 대화를 다룬 감정적으로 충격적인 작품.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자살이나 폭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구원을 호소하는 음성과 이들의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하려는 상담자 간의 대화가 다시 한 번 전쟁의 값비싼 대가를 상기시킨다. 오스카상을 탈 가능성이 많다. (사진)
‘위기 핫라인: 재향군인은 1번을 누르세요'(Crisis Hotline: Veterans Press 1)
 *‘조안나'(Joanna·폴란드·45분)-불치의 병을 앓는 젊은 어머니가 자기가 죽은 뒤 어린 아들이 배울 것을 남기기 위해 블로그를 쓴다.  
*‘우리의 저주'(Our Curse·폴란드·27분)-치명적인 호흡불규칙 증세에 시달리는 갓난 아들을 키우는 젊은 부부의 양육기.
 *‘백정'(The Reaper·멕시코·29분)-멕시코의 도살장에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25년간 일하면서 하루에 500여마리의 소를 도살하는 백정의 일상기. 어둡게 아름답다
. *‘와잇 어스'(White Earth·미국·20분)-노스다코타의 작은 마을 와잇 어스에 오일 붐이 일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이 곳으로 몰려들면서 새 커뮤니티를 구성한다. 이들의 삶 특히 아이들의 삶을 조명하면서 아울러 사회와 환경문제도 다뤘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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