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음악가 제임스 브라운의 삶 포괄적 조명
제임스 브라운(채드윅 보즈만)이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다. |
‘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의 가수와 개인으로서의 파란만장한 삶을 힘차게 다룬 전기영화로 엉덩이가 절로 들썩거려지는 흥겨운 음악과 노래 그리고 브라운 역의 채드윅 보즈만의 기고만장한 연기로 인해 마치 열기를 내뿜는 공연장에 서 있는 듯한 흥분감을 느끼게 된다.
1930년대 조지아주 산속에서 가난하게 자란 어린 시절부터 민권운동 기간에(그는 백악관에서 린든 존슨을 만난다)의 생애 절정기를 거쳐 브라운이 60대가 될 때까지의 삶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약간 혼란스럽다) 포괄적으로 다뤘다.
케이프를 걸친 요란한 의상과 하늘 높이 치솟은 헤어스타일 그리고 양 다리를 벌려 주저앉는 동작으로 유명한 브라운은 굉장히 복잡한 성격의 완벽주의자로 철두철미한 일벌레였는데 이로 인해 그와 가까운 주위사람들마저 그를 멀리했다.
브라운은 실제 자신보다 훨씬 큰 인물로 아내를(세번의 결혼과 혼외정사로 후손이 굉장히 많다) 구타하고 약물을 남용했는데 이 영화는 이 부분을 위생 처리한 듯이 생략하고 있다. 영화의 제작자 중 한 사람이 락그룹 롤링 스톤즈의 리드싱어 믹 재거다.
브라운은 어렸을 때 어머니(바이올라 데이비스)로부터 버림받은 뒤 아버지마저 그를 버려 사창가 포주인 아주머니(옥테이비아 스펜서) 밑에서 자란다. 브라운의 내면에 있는 음악적 특질을 일깨워 준 것은 그가 어렸을 때 교회에서 들은 가스펠 음악이다.
천재적 음악가였던 브라운은 처음에 아마추어 가수인 리틀 리처드가 노래하는 싸구려 술집에서 노래솜씨를 뽐내 리처드로부터 본격적인 가수가 되라는 조언을 받는다. 그리고 페이머스 플레임이라는 그룹을 조직해 부른 노래가 팬들의 반응을 받으면서 브라운의 인기도 서서히 상승한다.
브라운은 음악적 직관력과 해석에 뛰어났을 뿐 아니라 그룹경영과 상술에도 능했는데 페이머스 플레임의 음반을 낸 회사가 브라운을 그룹의 리드싱어로 부각시키면서 그룹은 해체되고 브라운은 이후 솔로가수가 된다.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무대매너와 청중을 사로잡을 줄 아는 카리스마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인해 브라운은 당대 최고의 가수가 된다. 브라운의 주변인물 가운데 중요한 두 사람이 백인 매니저 벤 바트(댄 애크로이드가 잘 한다)와 그의 백업싱어이자 친구요 조언자인 바비 버드(넬산 엘리스가 길길이 날뛰는 보즈만의 연기와 대조적인 차분한 연기를 뛰어나게 한다). 그러나 브라운의 독불장군식 성격 때문에 바비마저 브라운의 파리 공연 후 브라운을 떠난다.
이런 브라운의 가수로서의 삶과 함께 민권운동과 백인들의 차별 등이 묘사되는데 마틴 루터 킹이 암살된 당일 저녁 시장의 만류 권고에도 불구하고 보스턴가든에서 브라운이 감행한 쇼 장면이 감동적이다.
음악이 영화를 추진력 있게 밀고 가는 이 영화는 보즈만(‘42’에서 재키 로빈슨 역)의 대담무쌍하고 으스대는 듯한 연기가 찬탄스럽다. 그는 브라운과 생김새가 닮은 데라곤 없는데도 쇼맨십과 카리스마를 구사해 노래하고(영화에 나오는 노래는 그와 브라운의 노래를 섞었다) 춤추고 마치 기계체조 하듯이 전신을 움직여가면서 보는 사람의 혼을 빼놓는다. 상감이다.
브라운의 두 번째 아내 디디로 나오는 질 스캇을 비롯해 많은 배우들이 다 잘한다. 테이트 테일러(‘헬프’) 감독. PG-13. Universal.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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