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저명한 언론인의 삶 그려
마야와 토르니(앞)가 사랑의 무드에 젖어있다. |
2차 대전 직전과 나치의 유럽 점령 때에 이르기까지 히틀러와 나치에 대해 강력한 비판 칼럼을 쓴 스웨덴의 저명한 언론인 토르니 세거스텟의 개인적 삶과 언론인으로서의 삶을 그린 전기영화로 켄네 판트가 쓴 책이 원작.
스웨덴의 명장 얀 트뢸이 감독했는데 판트의 제의를 받고 영화를 만들었다. 흑백영화로 감정보다 지성에 어필할 영화로 토르니의 복잡한 여자관계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는 데도 영화가 안팎으로 매우 냉정하다.
토르니의 삶을 1933부터 그가 사망한 1945년까지 다루고 있다. 스웨덴 고텐부르크의 유력 일간지 편집국장인 토르니(덴마크 배우 예스퍼 크리스튼센-처음에 스웨덴 명우 막스 본 시도가 고려됐었다)는 나치가 집권하기 시작할 때부터 칼럼을 통해 히틀러를 맹렬히 공격한다. 신문사 사주는 토르니의 친구인 악셀(뵤른 그라나드).
노르웨이 태생의 자기 아내 푸스테(울라 스콕)보다 세 마리의 애견을 더 사랑하는 토르니의 정부는 악셀의 유대인 아내 마야(페르닐라 아우구스트)로 신문사의 실제 주인은 마야다. 토르니와 마야의 관계는 공공연한 비밀.
영화는 사랑 없는 결혼에 시달리는 푸스테와 토르니를 지극히 사랑하는 마야 및 검은 베일을 쓰고 나타나는 토르니가 어릴 때 사망한 어머니의 귀신 그리고 토르니의 여비서 에스트리드 앙커(비르테 헤리베르트손) 등 토르니와 여러 여자들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토르니의 사생활과 함께 그의 히틀러에 대한 집요한 공격과 중립국의 입장에서 나치에게 밉보이지 않으려고 토르니에게 논조의 강도를 낮춰 줄 것을 설득하는 악셀과 외무장관 그리고 국왕과 토르니의 공적인 삶을 병행 묘사하고 있는데 그의 공적인 면보다 사적인 면이 더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그러나 토르니는 어떤 회유와 설득에도 굴복하지 않고 히틀러를 맹공하고 또 중립국으로서 히틀러를 수용한 정부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공격의 펜을 휘두른다. 독재와 정치적 압력 앞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토르니의 용기가 가상한데 영화는 그의 이런 십자군적 행동과 함께 개인적 결함도 보여준다.
토르니는 굉장히 이기적이요 거의 괴물처럼 독선적인데 그가 이렇게 된 데는 종교학자로 실패한 자신에 대한 과대한 보상심리가 뒷받침한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매우 엄격하고 진도가 느린 역사적 드라마로 예스퍼 크리스텐센의 카리스마가 있는 연기 때문에 쉽지 않은 내용을 끝까지 따라가게 된다. 스웨덴의 베테런 배우 페르닐라 아우구스트도 훌륭하다. 볼만한 지식인용 영화다.
성인용. 일부극장.★★★(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성인용. 일부극장.★★★(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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