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속에서 70년만에 깨어난 `전사'
캡튼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왼쪽)와 윈터 소울저(세바스티안 스탠). |
마블만화의 주인공으로 미국의 수퍼히로 중 하나인 캡틴 아메리카를 주인공으로 만든 2011년 작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의 속편으로 전편보다 얘기나 스펙태클 그리고 액션과 인물들의 성격 개발 등이 한층 진보한 흥미진진한 영화다.
냉전시대의 분위기를 풍기는 영화의 내용은 요즘 시의에도 맞는 요소를 지녔는데 가급적 컴퓨터 특수효과를 지양하고 옛날 영화들처럼 실제 액션을 구사해 더 재미있다. 액션과 서스펜스와 다소 복잡한 얘기 그리고 다양한 인물들의 묘사가 고루 조화를 이루면서 강약과 완급의 보조를 잘 이루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 볼만한 인물은 거대한 군수업체의 최고급 간부로 나오는 로버트 레드포드. 뜻밖에도 진보파인 그가 매파로 나와 차갑고 단단한 연기를 하는데 레드포드가 조연으로 나온 것도 이색적이다.
전편에서 얼음 속에서 동면상태에 들어간 미 육군장교 스티브 로저스 즉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가 그로부터 70년만에 워싱턴 D.C.에서 깨어난다. 아날로그 시대의 그가 디지털 시대의 문화에 얼떨떨해 하면서 적응하려는 에피소드가 우습다.
처음에 캡틴 아메리카가 쏜살같이 달리는 조깅을 하면서 역시 조깅을 하는 전직 육군 특공대 출신의 샘 윌슨(앤소니 맥키)과 안면을 트는데 거대한 두 날개를 몸에 달고 하늘을 나는 샘(일명 팰콘)은 이로 인해 캡틴 아메리카와 동지가 돼 후에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윈터 솔저와의 대결에 동참한다.
캡틴 아메리카가 궁극적으로 대결하게 되는 적은 거대한 군수산업체 쉴드(SHIELD)의 고급간부 알렉잰더 피어스(레드포드). SHIELD는 공중에 무한정 떠 있으면서 막강한 파괴력으로 목표물들을 제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과 공적인 자료를 토대로 잠재적인 적을 구별해 낼 수까지 있는 무인정찰 공격기인 ‘헬리캐리어’를 3개 제조해 실용할 채비를 마쳤다. 그런데 알렉잰더는 유엔의 안보리 같은 세계 안보위의 리더이기도 하다.
알렉잰더의 이같은 계획에 대해 ‘헬리캐리어’의 기능과 임무에 의문을 표하면서 아직은 이르다고 반대하는 사람이 알렉잰더의 옛 친구이자 SHIELD의 감독인 닉 휴리(새뮤얼 L. 잭슨). 이로 인해 힘으로 적을 박살내겠다는 알렉잰더와 신중론자인 닉 간에 갈등이 생기고 결국 둘은 적이 되고 만다.
이 둘을 대리해 직접 치고 박으면서 육박전을 벌이는 사람이 닉의 지시를 받는 캡틴 아메리카와 알렉잰더의 졸개인 금속제 왼팔을 가진 기공할 파괴력을 지닌 윈터 솔저(세바스티안 스탠). 그런데 둘은 과거의 절친한 전우. 둘이 지상과 공중에서 싸우느라 난리법석이 일어나는데 팰콘 외에 캡틴 아메리카를 돕는 또 다른 동지가 전직 KGB 출신의 늘씬한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스칼렛 조핸슨이 얼굴이 퉁퉁 부어 보기가 안 좋다).
운행 중인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격투를 비롯해 굉장히 속도가 빠르고 박력 있는 액션신이 많은데 에반스가 캡틴 아메리카 역을 손에 꼭 맞는 장갑을 낀 듯이 완벽하게 해낸다. 빅 히트와 함께 제3편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앤소니와 조 루소 형제 감독.
PG-13. Disney.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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