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약탈 미술품 찾아라”특공대에 특명
나치가 숨긴 미술품들을 회수하는 특공대원들. 앞줄 왼쪽이 조지 클루니 그 오른쪽이 맷 데이먼. |
2차 대전 종전 직전 나치에게 약탈당한 유럽의 귀중한 그림과 조각 등 미술품 500만여점을 회수하기 위해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적진 독일에 투입된 미국인 미술전문가들이 주동이 된 특공대의 활약을 그린 실화다. 로버트 M. 에셀의 책이 원작.
조지 클루니의 5번째 감독 작품으로 그가 제작(공동)과 주연도 하고 각본(공동)도 쓴 올스타 캐스트의 영화. 긴장감과 스릴과 박력 그리고 피와 땀과 액션이 있어야 할 영화가 잘 생긴 클루니의 얼굴처럼 모양만 그럴싸하고 긴박감이 없어 맹물 마시는 기분이다.
일종의 전쟁영화인데도 거칠고 사나운 것을 피하고 온화하게 중도노선을 걷고 있어 극적 흥분감을 느끼지 못하겠다. 드라마틱한 높낮이도 부족하고 감정적 격렬성도 모자라는데다가 다소 설교조인데 위기감을 느끼지 못해 심신이 나른해진다.
소수의 특공대의 적진 활약을 그린 여러 전형적인 2차 대전 영화의 형태를 답습한 이 영화의 내용은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이 만든 흑백 스릴러 ‘기차’(The Trainㆍ1964)에서도 다뤄졌었다. 버트 랭카스터, 폴 스코필드, 잔느 모로 및 미셸 시몽 등이 나온 이 영화는 시종일관 맥박과 심장이 격렬히 뛰게 만드는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영화다. 이 영화와 ‘모뉴먼츠 멘’을 한번 비교해 보기를 권한다.
나치가 퇴각하면서 못 가져가는 세잔과 미켈란젤로와 라파엘 그리고 르느와르 및 피카소 등의 수많은 귀중한 미술품들을 소각한다는 사실을 안 미국인 미술전문가 프랭크 스톡스(클루니)는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알린 뒤 대통령의 특명으로 미술전문가들로 구성된 미술품 회수 특공대를 조직한다.
이들은 미술전문가인 제임스 그레인저(맷 데이먼), 건축가 리처드 캠벨(빌 머리), 조각가 월터 가필드(존 굿맨), 미술사가 프레스턴 새비츠(밥 밸라반), 프랑스인 미술품 거래상 장 클로드 클레르몽(장 뒤자르댕) 및 영국인 미술전문가 도널드 제프리스(휴 본느빌).
먼저 총 한 번 안 쏴본 이들에 대한 기초훈련이 실시되는데 여기서 약간 유머가 첨가되나 별로 우습지도 않다. 그리고 이들은 1944년 7월 노르망디 해변을 통해 유럽에 도착한다. 그런데 시간을 다투는 것은 유럽 동부에서 독일로 진격하는 러시아군. 이들은 미술품을 회수해 원 소유주에게 반환하려는 미국 측과는 달리 전리품으로 소유할 생각이다.
문제는 스톡스가 약탈된 미술품들이 숨겨진 도시들은 아나 명확한 장소를 모른다는 점. 이를 돕는 여자가 나치가 약탈한 미술품들을 보관했던 죄 드 폼에서 큐레이터로 일한 프랑스 여인 클레어 시몬(케이트 블랜쳇). 미술품들의 이동상황을 낱낱이 기록해 둔 시몬에게 접촉하는 사람이 서툰 프랑스어를 하는 고지식한 유부남 그레인저. 그와 시몬 간에 로맨스의 분위기를 피워보려는 어수룩한 시도가 있다.
스톡스의 일행은 퇴각하면서 못 가져가는 미술품을 소각하는 독일군과 미술품을 차지하려는 러시아군으로부터 유럽문화의 꽃들인 그림과 조각품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계륵 같은 영화로 관람은 권한다. ★★★(5개 만점) PG-13. Sony. 전지역.
<한국일보 편집위원 /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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