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9년 2월 20일 수요일

‘내 딸’(Daughter of Mine)


생모 안젤리카(가운데)와 기른 엄마 티나는 딸 비토리아의 사랑을 놓고 서로 겨룬다.

기른 정이냐, 낳은 정이냐, 과연 딸의 선택은?



기른 엄마와 낳은 엄마가 10세난 딸의 사랑을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면서 참 모성애를 발견하게 되는 여인의 자아발견의 얘기이자 소녀의 성장기인 이탈리아 영화다.
한 여름 사르디니아 해변 마을에서 열린 축제의 로데오를 구경하러 온 소녀 비토리아(사라 카수)는 어쩌다 축사에 숨어서 섹스를 하던 안젤리카(알바 로어바허)를 목격한다. 이어 비토리아는 엄마 티나(발레리아 골리노)를 찾아 가는데 갸름한 얼굴의 빨강머리 비토리아가 둥근 얼굴의 검은 머리 티나 보다는 갸름한 얼굴의 딸기빛 금발을 한 안젤리카를 닮았다.
안젤리카는 비토리아의 생모로 마을에서 떨어진 시골에서 혼자 사는데 비토리아를 자기 딸로 삼고 키워온 티나는 종종 술주정뱅이요 섹스와 향락을 즐기는 안젤리카의 집에 찾아와 식료품을 남겨놓고 청소도 한다. 이는 티나와 남편 움베르토가 비토리아를 자기들에게 준 안젤리카에게 치르는 비공식적 계약에 대한 보답 행위다.
무일푼의 안젤리카가 집에서 쫓겨나게 되면서 안젤리카는 티나에게 마을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딸을 보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티나가 비토리아를 안젤리카에게 데려다 주면서 비토리아는 자기도 모르게 이상하고 아이 같은 안젤리카에게 마음이 끌린다. 안젤리카는 술과 섹스를 즐기는 향락주의자인 반면 티나는 동네 양어장에서 일하면서 성당에 나가는 성실한 사람.
그런데 자기를 사랑하나 고지식한 부모 밑에서 사는 비토리아가 아이 같고 자유혼을 지닌 안젤리카에게 정신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티나가 깊은 슬픔과 고통에 빠지게 된다.
딸을 잃을까봐 두려움에 떠는 티나와 뒤늦게 모성애를 깨달은 안젤리카 간에 갈등이 인다. 이런 둘을 꼭두각시 다루듯 하는 사람이 비토리아. 과연 비토리아는 둘 중 누구를 엄마로 선택할 것인지.
골리노의 심지 굳은 연기와 로어바허의 자유로운 연기가 좋은 대조를 이루는데 특히 경탄스런 것은 신인 카수의 성숙한 연기다. 촬영도 좋다. 라우라 비스푸리 감독. ★★★½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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