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딸을 찾으려고 몸부림치는 데이빗(존 조)은 딸의 컴퓨터를 뒤지면서 단서를 찾는다. |
“사라진 딸 검색하라”주연 존 조 열연 돋보여
참으로 기발 난 아이디어다. 영화 전체가 컴퓨터 화면 안에서 이야기 되는데도 조금도 어색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보는 사람의 관심을 (컴퓨터) 화면 안으로 잡아끈다. 구글 광고를 만든 인도계 아네쉬 차간티의 감독(공동 각본) 데뷔작인데 컴퓨터에 중독된 현 시대에 잘 부응하는 영화다.
컴퓨터에 매달려 살면서 이로 인해 상호간 대화를 상실한 가족의 문제를 범죄영화와 서스펜스 스릴러 식으로 다룬 영화로 기술적인 면과 드라마를 잘 조화시키고 있다. 가족 드라마이자 컴퓨터 스릴러로 구성이 빈 틈 없이 튼튼하고 서서히 초조와 긴장감을 조성하는 연출 솜씨가 빼어나다.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의 주인공이 한국인이요 그의 가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이다. 존 조(감독은 조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다)가 주연하면서 거의 혼자서 영화를 짊어지다시피 하고 있는데 감정적으로 복잡다단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를 해 작품에 무게를 주고 있다.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이 좋아 할 영화지만 컴퓨터의 ‘컴’자도 모르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흥미진진하고 획기적인 작품이다.
몇 년 전에 상처를 한 데이빗 김(존 조)은 16세난 딸 마고(미셸 라)와 둘이 산호세에서 살고 있다. 데이빗 가족의 역사가 컴퓨터 화면을 통해 소개되는데 마고의 출산과 첫 학교 등교와 피아노 연주 그리고 데이빗의 아내 파멜라(새라 손)의 병과 사망 등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물론 데이빗과 마고는 한 지붕 아래 살면서도 마고가 온라인과 페이스북에 매달려 살고 있어 서로 별 대화가 없는데 어느 날 마고가 밤이 늦도록 귀가를 하지 않으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극적 흥미를 자아내기 시작한다. 데이빗은 마고의 피아노 선생에게 전화를 걸어 딸의 행방을 묻는데 선생은 마고가 지나 6개월간 교습을 받지 않았다는 말만 듣는다.
이 때부터 불안이 극도에 다다른 우선 경찰에 딸의 실종신고를 하는데 이를 수사하는 사람이 여자경찰 로즈메리(데브라 메싱). 역시 10대 아들을 둔 로즈메리는 남의 일 같지 않게 수사에 매달린다. 그리고 데이빗은 마고가 집에 놓고 간 랩탑을 열어 딸의 행적을 조사하면서 그 때까지 전연 몰랐던 딸의 타인과의 관계와 일상사 등에 관해 알게 된다.
데이빗은 랩탑을 통해 마고의 일상을 알게 되면서 놀라고 당황하고 또 좌절감에 빠지는데 이로 인해 그 동안 자기가 잘 알고 있는 줄 알았던 딸에 대해 전혀 무지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데이빗은 마고의 생존여부에 대해 신경이 곤두서 미칠 지경이 된다. 계속해 마고의 컴퓨터를 뒤지는 데이빗의 초조와 불안과 공포가 압도적이다.
플롯이 배배 꼬이면서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자아내는데 답답해질 수도 있는 영화를 감독은 유려하고 매끈한 솜씨로 컴퓨터 이미지를 생동감 넘치게 살려 그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다시 한 번 칭찬할만한 것은 존 조의 안으로 힘이 배인 뉘앙스가 다양한 연기다. PG-13. Screen Gems.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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