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건맨이 역에서 무명씨(찰스 브론슨)를 죽이려고 기다리고 있다. |
세르지오 레오네의 강인한 대하서사 서부극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를 만든 이탈리아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미 서부에 바치는 헌사로 서정적이며 감상적이고 또 강인한 대하서사 서부극이다. 헨리 폰다가 보기 드물게 검은 모자에 검은 옷과 부츠를 신은 악인으로 나와 마지막에 복수심에 불타는 찰스 브론슨과 결투를 벌인다.
첫 장면이 멋있다. 허허벌판에 달랑 서 있는 기차역에 내리는 수수께끼의 사나이 브론슨과 그를 처치하려고 기다리는 3인의 악당을 카메라가 가물가물하게 롱샷으로 찍은 다음 갑자기 4인의 얼굴을 극대로 클로스업해 보여준다. 이 때 흐르는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하모니카가 주도하는 비감한 진혼곡과도 같은 음악이 황량한 서부의 무드를 향수 짙은 음색으로 스크린에 채색한다.
폰다와 브론슨 외에도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제이슨 로바즈가 공연하는 165분짜리 걸작이다. 이 영화로 브론슨은 미국을 벗어나 유럽에서도 탑스타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서부의 개척지 플랙스톤과 인근의 유일한 수원지가 있는 스윗워터를 무대로 벌어지는 철도 건설과 땅을 둘러싼 갈등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는 정체불명의 건맨의 얘기로 폰다는 프랭크라는 이름으로 철도 건설업자 모턴의 고용된 킬러로 나온다.
프랭크가 수원지가 있는 땅을 소유한 브렛을 사살한 직후 뉴올리언스의 전직 창녀로 브렛의 신부인 질(카르디날레)이 마을에 도착해 남편의 땅을 관리한다. 프랭크와 그의 일당 그리고 모턴과 그의 졸개들이 음모와 배신에 말려들어 살육이 벌어지고 이 난장판에 끼어드는 것이 강도 샤이엔(로바즈). 여기에 무명씨로 하모니카를 부는 브론슨이 나타나는데 이 하모니카 때문에 샤이엔은 브론슨을 ‘하모니카’라고 명명한다.
그런데 ‘하모니카’는 처음에 질의 땅을 차지하려는 프랭크를 돕는데 그가 이 킬러를 돕는 데는 이유가 있다. 프랭크는 옛날에 ‘하모니카’의 동생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로 ‘하모니카’는 오랜 세월 뒤 프랭크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다. 마침내 프랭크와 ‘하모니카’ 간에 필사의 대결이 벌어지는데 이 때 마주 선 둘을 놓고 카메라가 회전촬영을 한다.
프랭크는 ‘하모니카’에게 “도대체 너는 누구냐”고 물으나 ‘하모니카’는 묵묵부답. 이어 총성이 요란하게 난다. 필견의 걸작 웨스턴이다.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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