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6년 10월 25일 화요일

존스 부부 따라 가기(Keeping up with the Joneses)


스파이 팀(왼쪽부터)과 그의 이웃 잭과 잭의 아내 캐런과 팀의 아내 나탈리.


앞집으로 이사온 새 이웃 알고보니 스파이


할리웃의 스튜디오들이 국화빵처럼 찍어내는 전형적인 넌센스로 이름께나 있는 배우들이 아깝다. 액션과 코미디와 로맨스를 두루뭉술하니 짬뽕한 스파이영화로 브래드 핏과 앤젤리나 졸리가 나온 ‘미스터 앤 미시즈 스미스’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내용이 터무니없는 데다가 난장판 식의 액션에 억지웃음으로 뒤범벅을 해 보면서 잊어버릴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멋쟁이 존 햄은 AMC-TV의 인기 시리즈 ‘매드 멘’으로 스타가 된 배우로 TV의 작은 공간을 벗어나 빅 스크린에서도 성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영화에 나와 가지고는 그의 경력에 아무 도움도 못 될 것이다. 
애틀랜타의 중류층 동네 막다른 골목에 살면서 11년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제프(잭 갈리피아나키스)와 캐런(이슬라 피셔)은 서로 사랑하고 있지만 옛날의 정열은 식어가는 상태. 제프는 인공위성과 레이다 및 미사일 기술 등을 제조하는 군수회사의 직원 상담원이고 캐런은 가구 디자이너. 
둘의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서머캠프에 간 사이 둘은 정열의 불꽃을 되살리기 위해 온갖 섹시한 방안을 궁리 중인데 이런 시도가 둘의 앞집에 새로 이사 온 존스 부부로 인해 망가진다. 존스 부부의 남편 팀(존 햄)은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을 한 친절하고 상냥한 미남으로 여행작가이고 그의 팔등신 미녀 아내 나탈리(갤 개도-이스라엘 사람으로 텔아비브에 사는데 내년에 나올 ‘원더 우먼’의 주역이다)는 소셜미디어 전문가로 스리랑카의 고아들을 돕는 인류박애자.
캐런은 자기들에게 싹싹하게 구는 이들을 시기와 동경의 눈길로 바라보면서 저런 ‘고급 인간’들이 우리 동네에 살 이유가 없다며 둘의 동태를 감시한다. 그러나 낙천적인 잭은 아내와 달리 삶이 따분하던 차에 잘 됐다 하고 팀과 금방 친해지는데 이에 캐런도 서서히 나탈리와 가까워지긴 하나 의심은 못 버린다. 그리고 잭과 팀의 아이들 같은 심심풀이와 우정이 에피소드 식으로 묘사되고 이와 함께 존스 부부는 동네 사람들과도 친해진다.
그런데 존스 부부는 왜 이 동네로 이사를 왔을까요. 얼마 안 가 이들이 잭의 회사에서 기밀이 빠져나가는 것을 조사하기 위해 이 동네에 온 스파이들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이어 할리웃식의 황당무계한 총격과 자동차 추격과 도주가 있는 액션이 요란하게 일어난다. 팀이 아내와 잭 부부를 태우고 모터사이클을 타고 총을 쏘면서 쫓아오는 킬러들을 피해 초고속으로 벤츠를 역주행하는데 이 와중에 캐런은 죽는다고 비명을 지르면서 동시에 캠프에서 걸려온 자기 아이의 전화를 받는다. 
영화에서 잭 회사의 군사기밀을 사서 팔아먹는 나쁜 놈 스코르피온으로는 코미디언 패튼 오스왈트가 나온다. 뱀고기 요리도 나오는 어리석은 영화로 마치 속편이 있을 것처럼 끝난다. 킬링타임용. 그렉 모톨라 감독. PG-13. Fox.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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