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6년 5월 30일 월요일

X-멘: 아포칼립스(X-Men: Apocalypse)


세상 종말을 놓고 싸우는 좋은 수퍼히로들과 나쁜 수퍼히로들.

수퍼히로 총동원, 아수라장과 같은 혼란의 극치


현재 히트 중에 있는 마블만화의 주인공들로 구성된 수퍼히로들의 대난장판인 ‘어벤저스: 시빌 워’에서도 초능력을 지닌 수퍼히로들이 막 싸우더니 또 다른 마블만화가 원작인 이 영화에서도 역시 초능력을 지닌 수퍼히로들이 막 싸운다. 몇 주 사이를 간격으로 나온 두 영화를 보면서 하도 많은 수퍼히로들이 나와 소란을 떨면서 치고받는 바람에 도대체 누가 누구인 줄을 분간할 수가 없어 머리가 다 아프다. 제목처럼 세계 종말을 맞은 아수라장과도 같은 혼란의 극치다. 
물론 이 시리즈의 팬들은 즐기겠지만 그냥 수퍼히로들이 나와 닥치는 대로 싸우는데 서술이 뒤죽박죽인 데다가 가능한 한 많은 수퍼히로들을 집어넣자는 식으로 총동원해 부풀어 터질 것 같은 아이들 장난 같은 영화다. 이 시리즈를 만든 브라리언 싱어 감독이 다시 연출한 4번째 시리즈다. 
첫 장면은 기원 전 3,600년 이집트의 나일 계곡의 거대한 피라미드 신전이 무너지면서(특수효과가 엉성하다) 그동안 5,600년간을 동면하시던 무지무지하게 강한 초능력을 지닌 사악한 신 아포칼립스(오스카 아이작-베이가스의 ‘블루 맨’쇼의 주인공을 닮았다)가 깨어난다. 그가 깨어난 시간은 1983년.
두 말할 것 없이 이 신은 세계를 박살내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야망을 지니고 있기에 이를 막기 위해 많은 수퍼히로들이 각자의 초능력을 발휘하면서 아포칼립스가 고용한 다른 수퍼히로들과 싸우는 것이 얘기의 전부다. 
영화는 이집트에서 시작해 폴란드와 영국과 카이로 그리고 미국의 CIA 본부 등지를 돌아다니면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는데 아포칼립스는 우선 자기 졸개로 어려서 부모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에서 죽은 폴 마그네토(마이클 화스벤더)를 고용한다. 아포칼립스는 마그네토에게 그의 처참한 과거를 보여주면서 그의 내면에 세상에 대한 증오심을 심어준다.
아포칼립스와 대적할 수퍼히로들은 X맨 교수 찰스 자비에르(제임스 매카보이)가 교장으로 있는 천부의 초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교육하는 학교의 제자들. 물론 이들은 다 돌연변이들이다. 
아포칼립스는 세계를 박살내기 위해 지구상의 모든 핵미사일을 발사시키게 만드는데 세상종말 이전에 인류를 구할 자들은 자비에르 교수의 제자들과 함께 미스티크(제니퍼 로렌스)와 비스트(니콜라스 훌트) 같은 수퍼히로들. 그리고 울프맨(휴 잭맨)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잠깐 나와 이들을 돕는다. 143분 동안 액션은 많으니 액션 팬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으나 심심하니 시끄러운 영화다. PG-13.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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