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4년 1월 27일 월요일

부전 자전 (Like Father, Like Son)

바뀐 신생아… 두 소년과 가족 이야기


노노미야 부부와 케이타(왼쪽 3명) 그리고
사이키 부부와 류세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일본의 코레-에다 히로카주 감독은 사람의 심장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아는 사람이다. 그는 흥분하지 않고 또 무리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기쁘고 아프고 또 동정하고 연민할 줄 아는 심장의 좌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다.
특히 그는 가족영화 그 중에서도 ‘노바디 노즈’와 ‘아이 위시’에서 볼 수 있듯이 아이들의 부모와의 결별과 고독 그리고 어리지만 자립하고 독립할 줄 아는 지혜와 조숙함을 아주 자연스럽고 또 사실적이면서 아울러 감정 가득히 묘사하는데 이 영화도 아이들을 주제로 한 가족 드라마다.
신생아 때 부모가 바뀐 두 소년의 얘기를 통해 과연 부모란 무엇인가, 피가 더 중요한가 아니면 키운 것이 더 중요한 가를 묻고 있는데 서술형태가 아주 조용하고 차분하며 경쾌하고 맑고 신선하다. 어둡고 비극적일 수도 있는 얘기를 센티멘탈리티를 배제하고 짓궂은 유머와 위트 그리고 소박한 삶의 진실을 섞어 매력적으로 그렸는데 순진한 아이들을 통한 어른의 궁극적 구제의 얘기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영화다.
도쿄에 사는 젊은 건축가 노노미야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사람은 착하나 성공에 집착하는 전형적인 부르좌로 똑똑한 여섯 살짜리 아들 케이타(케이타 니노미야)와 고분고분한 아내 미도리(오노 마치코)가 있지만 일 때문에 가정을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이들 부부에게 미도리가 아들을 출산한 미도리의 친정 동네병원에서 호출통지가 날아든다. 둘은 병원 측으로부터 케이타가 남의 집 아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통보를 받는다.
케이타의 친 아버지와 엄마는 동네에서 전구상을 하는 털털한 소시민 유다이(릴리 프랭키)와 유카리(마키 요코) 사이키로 이들이 키운 아들 류세이(황 쇼-젠)가 노노미야네 진짜 아들이다. 그런데 사이키네는 류세이 외에도 어린 남매가 있다.
가족회의 열리고 두 집은 일단 주말마다 두 아이를 바꿔서 같이 지내면서 서로 얼굴을 익히기로 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두 아이가 새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자기들을 키워준 부모를 그리워한다. 주말마다 아이들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우습고 재미있으면서 아울러 인간의 본심을 드러내는 일들이 일어난다.
돈이면 매사가 다인 줄 아는 료타는 유다이에게 돈을 줄 테니 류세이를 자기에게 주면 자기가 류세이와 케이타를 함께 키우겠다고 제안해 유다이에게 뺨을 맞는다.
류다이네는 사람들이 진솔하고 소박해 이런 어려운 처지를 씁쓸한 유머와 지혜로서 받아들이나 특히 가슴을 아파하는 사람은 미도리. 진짜 자기 아들인 류세이가 도쿄의 아파트에서 답답해 하면서 개천이 흐르는 시골집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영화는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해석하도록 끝이 난다. 촬영과 연기가 좋은데 꼬마들과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잘 하고 특히 릴리 프랭키가 어술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해낸다. 반면 여자들은 역이 약하다. 가족용. Sundance. 일부지역.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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