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크리스마스를 만든 사람 (A Man Who Invented Christmas)

찰스 디킨스가 ‘크리스마스 캐롤’을 집필하고 있다.


소설‘크리스마스 캐롤’ 집필 둘러싼
디킨스 주변 사람들 재미있게 담아


찰스 디킨스가 어떻게 해서 ‘크리스마스 캐롤’을 쓰게 되었는가를 허구를 마음껏 사용해 묘사한 요란하고 변덕스럽게 그린 코미디 드라마로 다소 무겁고 신선감은 없으나 그런대로 즐겁게 볼 수 있는 할러데이 시즌용 가족영화다. 
일종의 전기영화로 디킨스의 삶과 ‘크리스마스 캐롤’의 내용을 자유롭게 변용해 현실과 책의 내용을 뒤섞어 드라마로 만들었다. 출연진의 다양한 연기와 충실히 묘사한 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모습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소설의 집필 과정을 그럴싸하게 묘사, 즐길 만 하다.
디킨스가 이 소설을 쓴 것은 31세 때. 그 전에 낸 책이 세 차례나 대중의 외면을 받아 디킨스(댄 스티븐스)는 지금 재정난과 함께 슬럼프에 빠져 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디킨스가 다음 소설로 구상하고 있는 것이 ‘크리스마스 캐롤’의 내용. 그러나 그의 출판사는 크리스마스 얘기는 안 팔린다고 출판을 거부한다. 
이에 아랑곳 않고 디킨스는 소설을 6주 만에 집필해 자비로 출판한다. 그가 글의 아이디어를 찾아 방안을 헤매면서 난리법석을 떠는 모습이 재미있다. 작가의 창조적 예술적 과정에 대한 얘기이기도 한데 물론 책은 불티나게 팔린다. 디킨스는 책의 아이디어를 자기 가족과 자기가 만나는 주변 인물들로부터 얻는다. 인자하고 자기를 지극히 사랑하는 아내 케이트(모피드 클락)와 어린 자기 아이들에게 베드타임 스토리를 읽어주는 하녀 타라(안나 머피) 그리고 사람은 좋으나 무책임한 아버지 존(조나산 프라이스) 등이 가족.
그리고 그의 소설 속 인물의 아이디어를 주는 사람들로는 에브네저 스크루지의 모델이 되는 나이 먹고 인정 없는 구두쇠 사업가(크리스토퍼 플러머)와 병약한 조카. ‘험버그’를 소리치는 구두쇠는 스크루지가 돼 디킨스의 환상 속에서 디킨스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디킨스는 그 외 소설 속에 나오는 혼들과도 만난다. 물론 병약한 조카는 소설 속의 타이니 팀의 모델이다. 
이들 외에도 영화에는 디킨스의 친구이자 에이전트인 존 포스터(저스틴 에드워즈)와 디킨스 소설의 삽화가(사이몬 캘로우) 그리고 디킨스와 동시대 작가로 디킨스의 실패를 고소해 하는 윌리엄 메이크피스 대커리(마일스 줍) 등 여러 인물들이 나와 내용에 다양성을 제공한다.
BBC-TV 드라마 시리즈 ‘다운턴 애비’로 유명해진 스티븐스가 복잡하고 다소 이기적인 디킨스 역을 과장되게 코믹하면서도 경쾌하게 잘 해내고 스크루지의 모델인 자린고비 역의 베테런 크리스토퍼 플러머와 역시 베테런인 조나산 프라이스 등이 호연한다. 이 밖에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PG. 랜드마크(피코와 웨스트우드) 등 일부 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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