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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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9일 월요일

LAFCA의 베스트




필자가 속한 LA 영화비평가협회(LAFCA)는 2016년도 최우수 외국어영화로 박찬욱 감독의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음모와 배신과 욕망 그리고 욕정이 판을 치는 드라마 ‘아가씨’(The Handmaiden)를 선정했다. ‘아가씨’는 이 밖에도 최우수 미술부문에서도 선정됐다.
LAFCA가 한국영화에 상을 준 것은 ‘마더’의 김혜자가 최우수여배우로 뽑힌 것이 처음이었고 이어 윤정희가 ‘시’로 역시 최우수여배우로 선정된바 있다. LAFCA는 차점작과 차점자들도 발표하는데 외국어영화 부문의 차점작은 독일영화 ‘토니 에르드만’(Toni Erdmann)이고 미술부문 차점작은 ‘라 라 랜드’.
최우수작품으로는 마이애미의 리버티시티 인근을 무대로 한 젊은 흑인 동성애자의 삶을 세 개의 시간대로 나누어 그린 가슴에 와 닿는 드라마 ‘문라이트’(Moonlight^사진)를 뽑았다. 이 영화는 이 밖에도 배리 젠킨스가 최우수감독으로 그리고 겉으로는 터프하나 마음은 인자한 드럭 딜러 역의 마헤르샬라 알리가 최우수 조연남우로 각기 선정됐고 촬영부문에서도 최우수작으로 뽑혀 4관왕이 됐다.
최우수영화 차점작은 LA를 무대로 한 향수 짙은 뮤지컬 ‘라 라 랜드’(La La Land)이고 감독부문 차점자는 ‘라 라 랜드’의 데이미안 차젤, 조연남우 차점자는 마틴 스코르세지의 17세기 일본을 무대로 한 엄숙한 종교영화 ‘침묵’(Silence)에서 예수회 선교사들을 핍박하는 일본의 고위관리 역의 이세이 오가타 그리고 촬영부문 차점작은 ‘라 라 랜드’.
최우수여배우로는 강간을 당한 여자의 후유증과 심리상태를 그린 ‘엘르’(Elle)와 느닷없이 남편에게서 버림받은 대학 철학교수의 갈등과 자기치유를 묘사한 ‘딩스 투 컴’(Things to Come)에 나온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선정됐다.
이로써 위페르는 오스카상 부문에서도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그렇게 되면 노련한 연기파 위페르가 처음으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게 된다. 이 부문 차점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크리스틴’(Christine)의 레베카 홀.
최우수 남자배우로는 ‘패터슨’(Patterson)에서 뉴저지주 패터슨의 버스운전사로 버스를 몰면서 지켜본 삶의 면모를 아름다운 시로 쓰는 패터슨(이름이 도시 이름과 같다)으로 나와 조용하고 깊은 연기를 한 애담 드라이버가 선정됐다. 차점자는 ‘바닷가의 맨체스터’(Manchester by the Sea)의 케이시 애플렉.
최우수 조연여배우로는 3편의 단편모음식의 ‘어떤 여자들’(Certain Women)에서 몬태나주의 말목장의 고독한 레즈비언 일꾼으로 나온 아메리칸 인디언의 피가 섞인 신인 릴리 글래드스톤이 뽑혔다.
LAFCA는 이렇게 본 사람들이 별로 없는 영화의 주인공을 뽑는 버릇(?)이 있는데 지난 2004년에도 ‘다운 투 본’의 베라 화미가를 최우수여배우로 뽑아 화제가 됐었다. 화미가는 이로 인해 빅 스타가 됐는데 글래드스톤도 이로써 스타로서의 앞길이 트이게 됐다. 이 부문 차점자는 ‘바닷가의 맨체스터’의 미셸 윌리엄스.
최우수 기록영화는 흑인작가 제임스 볼드윈의 눈으로 본 미국의 인종차별을 다룬 ‘나는 너의 흑인이 아니다’(I Am Not Your Negro)가 선정됐는데 차점작은 ‘O.J.:미국산’.
최우수 각본으로는 ‘랍스터’(The Lobster)가 뽑혔다. 콜린 화렐과 레이철 바이스가 나오는 이 영화는 독신인 사람이 45일 만에 애인을 못 찾으면 짐승으로 변하는 세상의 이야기로 매우 독창적이다. 영화를 연출한 그리스인 감독 요고스 란티모스가 에프티미스 필립푸와 함께 각본을 썼다. 차점작은 ‘바닷가의 맨체스터’.
편집부문에는 케이블채널 ESPN이 만든 O.J. 심슨에 관한 406분짜리 기록영화 ‘O.J.:미국산’( O.J.:Made in America)이 선정됐다. 미국의 인종문제와 유명세와 미디아 그리고 폭력과 사법제도에 관한 흥미진진한 영화다. 차점작은 ’라 라 랜드‘.
만화영화 부문에는 하야오 미야자키가 세운 스튜디오 기블리 작으로 각기 도쿄와 시골에 사는 10대 소년과 소녀가 서로 몸을 바꾸는 환상적이요 아름다운 일본영화 ‘너의 이름’(Your Name)이 뽑혔다. 음악부문에는 재즈와 스윙과 팝을 골고루 잘 섞은 ‘라 라 랜드’가 뽑혔고 차점작은 ‘재키’(Jackie).
신세대 부문에는 드라마 ‘크리샤’(Krisha)의 주연여우 크리샤 페어차일드와 감독 트레이 에드워드 슐츠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특별상은 고전영화를 보존하고 보급하는 케이블TV 터너 클래식 무비즈에게 생애업적상은 셜리 매클레인에게 주기로 했다. 올 해 작고한 커티스 핸슨 감독을 기리는 LAFCA의 시상만찬은 1월 14일 센추리시티에서 열린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2015년 12월 15일 화요일

LAFCA의 베스트



기자가 속한 LA 영화비평가협회(LAFCA)는 6일 2015년도 최우수 영화로 보스턴 교구 내 가톨릭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을 폭로해 퓰리처상을 받은 보스턴 글로브 기자들의 활동을 그린 ‘스팟라이트’(Spotlight)를 선정했다. 차석은 ‘매드 맥스: 분노의 길’.
마이클 키튼, 마크 러팔로, 리에브 슈라이버 및 레이철 맥애담스 등 연기파 앙상블 캐스트의 이 영화는 보스턴 영화비평가협회와 뉴욕 온라인비평가들에 의해서도 올해 최우수 작품으로 뽑혀 오스카상 후보에 오를 것이 확실할 뿐만 아니라 작품상을 탈 가능성도 높다. 
‘스팟라이트’는 LAFCA에 의해 최우수 각본 작품(이 영화의 감독 탐 맥카시와 조쉬 싱어 공동 집필)으로도 뽑혀 2관왕이 됐다. 각본 부문 차석은 성인용 만화영화 ‘아노말리사’.
최우수 감독으로는 ‘매드 맥스: 분노의 길’(Mad Max: Fury Road)을 연출한 호주 감독 조지 밀러가 선정됐다. 밀러는 이 영화의 고전 원전인 멜 깁슨 주연의 ‘매드 맥스’(1979)를 감독했다. 감독 부문 차석은 ‘캐롤’의 타드 헤인즈.
‘매드 맥스: 분노의 길’은 감독 부문 외에도 촬영(존 실)과 프로덕션 디자인 부문에서도 올해 최우수 작품으로 뽑혀 3관왕이 됐다. 촬영과 프로덕션 디자인 부문의 차석은 모두 ‘캐롤’.
최우수 주연남우로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에서 애플 컴퓨터 공동 창업주 잡스로 나온 마이클 화스벤더가 선정됐다. 차석은 헝가리의 홀로코스트 영화 ‘사울의 아들’의 게자 로릭.
최우수 주연여우에는 영국영화 ‘45년’(45 Years)에서 결혼생활 45년만에 남편의 오랜 비밀을 발견한 여인으로 나온 영국의 베테런 샬롯 램플링이 선정됐다. 차석은 ‘브루클린’(Brooklyn)의 셔사 로난.
‘99채의 집’(99 Homes)에서 무자비한 부동산업자로 나온 마이클 섀논은 최우수 조연남우로 뽑혔다. 차석은 스필버그 감독의 ‘스파이들의 다리’(Bridge of Spies)에 나온 영국 배우 마크 라일런스. 최우수 조연여우로는 공상과학 스릴러 ‘엑스 마키나’(Ex Machina)에서 인간화한 인조인간으로 나온 스웨덴 배우 알리시아 비칸더가 선정됐다. 차석은 올리비에 아세야스가 감독한 프랑스 영화 ‘실스 마리아의 구름’(Clouds of Sils Maria)에서 프랑스의 유명여우(쥘리엣 비노쉬)의 미국인 비서로 나온 크리스튼 스튜어트.
최우수 기록영화로는 마약과 술에 절어 살다가 요절한 영국의 재즈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삶을 다룬 ‘에이미’(Amy)가 선정됐다. 차석은 인도네시아의 양민 학살을 다룬 ‘침묵의 모습’(The Look of Silence). 최우수 만화영화에는 찰리 카우프만(각본 겸)과 듀크 잔슨이 공동 감독한 현대인들의 고독과 소외를 다룬 ‘아노말리사’(Anomalisa)가 뽑혔다. 차석은 픽사 작품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최우수 외국어 영화로는 나치 수용소에 감금된 헝가리유대인들의 참상을 그린 ‘사울의 아들’(Son of Saul)이 선정됐다. 차석은 우크라이나 영화 ‘트라이브’(The Tribe). 최우수 편집부문에는 2008년 미국의 주택가격 붕괴를 다룬 앙상블 캐스트의 ‘빅 숏’(The Big Short)이 선정됐다. 차석은 ‘매드 맥스: 분노의 길’.
최우수 음악으로는 모두 카터 버웰이 작곡한 레즈비언의 사랑을 그린 ‘캐롤’(Carol)과 ‘아노말리사’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차석은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의 음악을 작곡한 이탈리아의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피비린내 나는 웨스턴 ‘헤이트풀 에잇’(The Hateful Eight).
신인상은 ‘록키’에서 파생된 권투 드라마 ‘크리드’(Creed)를 감독한 젊은 흑인 감독 라이언 쿠글러에게 돌아갔다. 한편 생애업적상 수상자로는 오스카 수상자로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엘레판트 맨’ 등을 편집한 여류 앤 V. 코츠(89)가 뽑혔다.
60명에 가까운 LA 지역 신문, 잡지 및 웹사이트 기자들로 구성된 LAFCA는 매우 모험적이요 색다른 작품과 배우들을 베스트로 선정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아카데미와는 별로 의견이 맞질 않는다. 과거 20년간 두 단체가 같은 작품을 베스트로 뽑은 경우는 지난 2009년의  ‘허트 락커’(The Hurt Locker)가 유일하다.
한편 LAFCA와 함께 가장 영향력이 있는 뉴욕 영화비평가서클이 뽑은 2015년도 각 부문 베스트는 다음과 같다. 
▲작품-‘캐롤’ ▲감독-타드 헤인즈(캐롤) ▲각본-‘캐롤’ ▲주연여우-셔사 로난(브루클린) ▲주연남우-마이클 키튼(스팟라이트) ▲조연여우-크리스튼 스튜어트(실스 마리아의 구름) ▲조연남우-마크 라일런스(스파이들의 다리) ▲촬영-‘캐롤’ ▲외국어 영화-‘팀북투’ ▲기록영화-‘잭슨 하이츠에서’ ▲만화영화-‘인사이드 아웃’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2014년 12월 15일 월요일

LAFCA의 베스트



텍사스에서 활동하는 독립영화 감독 리처드 링크레이터가 만든 ‘보이후드’(Boyhood·사진)가 LA 영화비평가협회(LAFCA)에 의해 2014년도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됐다. 기자가 속한 LAFCA는 7일 이 영화를 최우수 작품으로 뽑은 것 외에도 여자주연(패트리샤 아켓)과 감독 및 편집 부문에서도 베스트로 선정, ‘보이후드’는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보이후드’는 텍사스에 사는 소년의 12년간의 성장과정과 그를 키우는 부모(이산 호크와 패트리샤 아켓)와의 관계를 그린 아름다운 드라마로 12년간에 걸쳐 찍었다.  
이 영화는 뉴욕 영화비평가서클(NYFCC)과 보스턴 영화비평가협회에 의해서도 올해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돼 내년도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를 것은 떼 놓은 당상이 됐다. NYFCC는 또 ‘보이후드’의 아켓을 최우수 조연여우로 그리고 링크레이터를 최우수 감독으로 선정, 최우수 작품과 함께 3관왕이 됐다.  
LAFCA와 NYFCC는 서로 라이벌로 매년 각 부문에서 서로 다른 베스트를 뽑곤 하는데 올해는 무려 6개 부문에서 같은 베스트를 뽑는 이변(?)을 낳았다. ‘보이후드’를 작품과 감독 부문에서 각기 베스트로 뽑은 것 외에도 최우수 각본으로는 웨스 앤더슨(감독 겸)이 쓴 기괴할 정도로 독특한 코미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을 그리고 ‘윕래쉬’(Whiplash)에서 독재적인 재즈 전문학교 음악선생으로 나온 J.K. 시몬스를 최우수 조연남우로 각기 선정했다. 한편 LAFCA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최우수 프로덕션 작품으로도 뽑았다.
이 밖에도 두 단체는 20세기 공산 정권 하의 폴란드의 예비 수녀와 그의 아주머니와의 관계를 그린 흑백영화 ‘이다’(Ida)를 최우수 외국어 영화로 그리고 미 국가안보위의 정보를 폭로한 뒤 러시아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인터뷰한 ‘시티즌 포’(Citizen Four)를 최우수 기록영화로 각기 뽑았다.
LAFCA는 최우수 주연남우로는 영국 영화 ‘로크’(Locke)에서 자신의 직업과 결혼생활이 파괴 될 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한 건축공사 매니저로 나온 탐 하디를 뽑았다. 하디가 혼자 나와 처음부터 끝까지 차를 몰면서 독백하다시피 하는 영화로 본 사람이 별로 없을 영화다.
LAFCA는 또 최우수 조연여우로는 뜻밖에도 ‘이다’에서 예비수녀의 삶에 지친 아주머니로 나온 아가타 쿠레사를 그리고 최우수 촬영작품으로는 멕시코 감독 알레한드로 G. 이나리투가 감독하고 마이클 키튼이 주연한 ‘버드맨’(Birdman)을 각기 선정했다.
또 최우수 만화영화로는 일본 만화영화의 명장 하야오 미야자키의 영화사가 만든 손으로 그린 ‘카구야 공주의 이야기’(The Tale of the Princess Kaguya)를 그리고 신세대상 수상자로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앨라배마주 셀마에서의 민권운동을 그린 ‘셀마’(Selma)를 감독한 에이바 뒤버네이를 각기 선정했다.
그리고 최우수 음악작품으로는 화킨 피닉스 주연의 필름느와르 ‘인히런트 바이스’(Inherent Vice)와 스칼렛 조핸슨이 주연한 ‘언더 더 스킨’(Under the Skin)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한편 생애 업적상 수상자로는 배우이자 인디 감독이었던 작고한 남편 존 캐사베이티즈(‘더티 더즌’)의 영화 ‘우먼 언더 디 인플루언스’와 ‘글로리아’ 등 총 10편에 주연한 연기파 제나 롤랜즈(84)가 선정됐다.
그런데 롤랜즈가 플로리다의 부자 은퇴마을에 사는 여자로 나와 젊은 남자 게이 댄스선생으로부터 춤을 배우는 코미디 드라마 ‘6주간 6번 댄스교습’(Six Dance Lessons in Six Weeks)이 현재 상영 중이다.
LAFCA는 각 부문의 차석도 발표하는 것이 특징인데 다음은 그들의 명단이다.
▲작품-‘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감독-웨스 앤더슨(‘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주연남우-마이클 키튼(‘버드맨’) ▲주연여우-줄리안 모어(‘스틸 앨리스’) ▲조연남우-에드워드 노턴(‘버드맨’) ▲조연여우-르네 루소(‘나이트크롤러’) ▲각본-‘버드맨’ ▲기록영화-‘라이프 잇셀프’(Life Itself-작고한 영화비평가 로저 이버트의 삶) ▲편집-‘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로덕션 디자인-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Snowpiercer) ▲만화영화-‘레고 무비’(The Lego Movie) ▲촬영-마이크 리 감독의 ‘미스터 터너’(Mr. Turner) ▲외국어 영화-터키 영화 ‘윈터 슬리프’(Winter Sleep).
LAFCA와 NYFCC는 아카데미가 주는 오스카상이나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가 주는 골든 글로브상과는 달리 가급적 흥행성 있는 영화들을 배제하고 예술성이 뚜렷한 작품을 선호해 두 협회가 뽑은 베스트들 특히 최우수 작품이 오스카나 골든 글로브상을 타는 경우가 별로 많지 않다. LAFCA의 2014년도 각 부문 베스트에 대한 시상만찬은 2015년 1월10일 센추리시티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  <한국일보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