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6년 3월 28일 월요일

배트맨 대 수퍼맨: 정의의 새벽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배트맨과 수퍼맨이 일전에 들어가기 전 서로 기를 올리고 있다.

수퍼맨과 배트맨 억지스러운 라이벌 스토리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워너 브라더스가 2억여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이 만화가 원전인 수퍼히로 영화는 정말로 사람 피곤하게 만든다. 소음과 파괴와 특수효과로 뒤범벅을 한 지루하기 짝이 없는 거대한 추물이다. 끝나는가 하면 또 계속되고 끝나는가 하면 또 쓸데없는 얘기를 하면서 시람 진을 빼놓는다. 상영시간 153분.
배트맨과 수퍼맨을 라이벌로 만들어 싸움을 시키느라 얘기를 억지로 만들었는데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원더 우먼(갤 개도)까지 나와 난동에 참여한다. 감독 잭 스나이더가 본 영화가 시작되기 전 화면에 나와 “세계의 모든 팬들이 모두 즐기도록 내용을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이런 서툰 아이들 장난 같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는 것은 실로 재앙이다.
배트맨과 수퍼맨 역의 벤 애플렉과 헨리 캐빌 외에도 하이텍 재벌로 수퍼맨 잡는데 혈안이 된  사악한 렉스 루터 역의 제시 아이젠버그 그리고 에이미 애담스(데일리 플래닛 기자 로이스 레인), 로렌스 피시번(데일리 플래닛의 편집국장), 제레미 아이언스(배트맨의 시종 알프레드), 다이앤 레인(수퍼맨의 인간 어머니 마사 켄트) 및 케빈 코스너(수퍼맨의 인간 아버지)까지 나오는 올스타 캐스트의 졸작이다.
연기마저 볼품 없는데 늘 부어 있는 애플렉과 미간을 찌푸리는 것이 큰 연기인 캐빌 그리고 오두방정을 떠는 아이젠버그와 광대 같은 피시번 및 ‘내가 여기 왜 나왔는가’하고 의문하는 듯한 아이언스와 소모되다시피 한 애담스 등이 다 그렇다.
수퍼맨이 메트로폴리스의 시민들을 사악하고 파괴적인 침입자들로부터 구하는 과정에서 그에 따른 피치 못할 부수적 파괴가 동반되자 사람들은 지금까지 인류 구원자로 떠받들던 수퍼맨(인간일 때는 데일리 플래닛 기자요 로이스 레인의 애인인 클라크 켄트)을 두려워하게 되고 이를 지켜보는 배트맨(인간일 때는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이 수퍼맨을 위험분자로 간주, 처치하기로 결심한다. 
이런 두 수퍼히로의 마찰을 이용해 수퍼맨 나아가서 배트맨을 제거하고 자신이 창조해낸 막강한 파괴력을 지닌 흉물 둠스데이를 이용해 세상을 혼자서 말아 먹으려는 자가 루터. 그래서 눈에서 빨간 광선을 분출하는 케이프를 입은 수퍼맨과 박쥐 가면에 박쥐 옷을 입은 배트맨 간에 사생결단의 결투가 벌어진다. 누가 이길까요. 마지막 둠스데이가 고함을 지르면서 나선 싸움에는 원더 우먼이 끼어들어 여성파워를 과시한다. 한스 짐머의 음악이 소음에 가세한다. PG-13. 전지역.★★(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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