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5년 5월 22일 금요일

투모로랜드 (Tomorrowland)


과학자 프랭크(조지 클루니·왼쪽)와 케이시(브릿 로벗슨)는 인류를 구하려고 투모로랜드로 간다

“순순한 동심이여, 인류를 구원하라”


조지 클루니가 나오는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공상과학 모험영화로 어른들이 보라고 만들었는지 아니면 아이들이 보라고 만들었는지 정체가 불분명한 아주 평범한 영화다. 디즈니 작품으로 디즈니랜드에 있는 투모로랜드 선전 영화 같은데 시각효과와 프로덕션 디자인은 눈부시다. 그러나 인류의 참담한 미래 세상을 구원할 사람들은 아이들밖에 없다는 주제를 공연히 복잡하고 난삽하게 서술해 전연 영화에 관심이 가질 않는다. 그래서 상영시간 129분이 3시간은 되는 것 같다.
모든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인간성의 발휘와 환경보호 그리고 우리 주위의 세상사에 대한 인간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순수한 동심에 의한 세상 구원 등 온갖 좋은 소리는 다하고 있으나 서술 능력이 유연치가 못하고 설교조여서 지루한 공염불처럼 들린다.
이 영화는 ‘아이언 자이언트’ ‘라타투이’ ‘인크레더블즈’ 같은 훌륭한 만화영화를 만든 브래드 버드가 감독했는데 선의적인 모험과 상상의 얘기를 신나는 액션을 곁들여 날렵하고 흥분되게 연출하지 못했다. 내용을 극적으로 흥미 있고 역동력 있게 몰고 가는 모험심이 결여돼 무미한 맹물 같은 영화가 됐다.    
영화는 두 해설자의 서술로 진행된다(처음부터 뭔가 잘 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먼저 집에서 두문불출하는 심술첨지 같은 과학자 프랭크(클루니)가 자기가 어렸을(토머스 로빈슨) 때인 1964년 뉴욕에서 열린 세계박람회에 등에 지고 비행할 수 있는 젯팩을 만들어 출품하러 갔다가 심사위원 데이빗(휴 로리)에게 퇴짜 맞았다고 회상한다. 
이 때 소년을 주의 깊게 관찰하던 소녀 아테나(래피 캐시디)가 프랭크에게 접근, ‘T’자가 적힌 옷깃에 꽂는 핀을 준다. 그리고 프랭크는 이 핀으로 인해 거대한 로봇들과 초현대적 건물들이 있는 상상이 자유롭게 날개를 펼 수 있는 투모로랜드에 도착한다.
여기서 얘기는 다시 현재로 돌아와 해설자는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의 폐쇄된 우주선 발사기지 옆에서 아버지와 어린 남동생(피어스 개그논)과 함께 사는 20대 초반의 과학적 두뇌가 뛰어난 케이시(브릿 로벗슨)로 바뀐다. 그리고 케이시도 ‘T’핀을 받아 투모로랜드로 간다. 그러나 케이시의 여행은 불과 2분 만에 끝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자기에게 핀을 준 사람과 다시 투모로랜드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찾으려고(‘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가 생각난다) 애를 쓰는 케이시 앞에 아테나가 나타나 미래의 위험을 예고하면서 아울러 오래 전에 세계 종말에 관한 사실을 발견, 투모로랜드에서 쫓겨난 프랭크를 찾아가라고 설득한다. 
그래서 만난 프랭크와 케이시가 부녀의 관계를 이루면서 함께 인류를 세상 종말에서 구원하기 위해 위험과 모험을 겪는다. 이 과정이 스릴러 형식을 취했으나 별 스릴 없다. 진짜 주인공은 케이시로 클루니는 사실 조연급인데 연기들도 무덤덤하다. PG. 전지역.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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