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7년 2월 6일 월요일

‘얼라이드’(Allied) 마리용 코티야르




“스타 되는 것보다 단지 배우가 되려고 했을 뿐”


2차대전시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주재 나치대사를 암살하기 위해 부부로 위장 침투한 캐나다 군 장교 맥스(브래드 핏)와 프랑스 레지스탕스 요원 마리안의 스파이 액션 스릴러 로맨스영화 ‘얼라이드’(Allied)에서 마리안으로 나온 마리용 코티야르(41)와의 인터뷰가 최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있었다.
사슴같이 동그랗고 큰 눈에 광채가 나는 아름다운 모습의 코티야르는 질문에 액센트를 섞어 다소 서툰 영어로 차분하게 대답했다. 프랑스의 유명한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전기인 ‘장미 빛 인생’으로 오스카 주연상을 탄 코티야르는 핏이 아내 앤젤리나 졸리로 부터 이혼 소송을 당하기 직전 이 영화에서 공연, 이혼 이유가 핏과 코티야르의 로맨스 때문이라는 가십에 올랐었다. 코티야르의 남편은 배우이자 감독인 기욤 카네다. 코티야르는 현재 두 번째 아기를 임신 중이다.     

-영화에 나온 소감은 어떤가.
“여배우로서 이런 튼튼한 이야기를 지닌 화려하고 멋진 작품에서 내가 좋아하는 로버트 즈메키스 감독과 일한 것이야 말로 꿈과도 같다. 깊이와 스타일과 아름다움을 고루 갖춘 영화다.”

-브래드 핏과의 경험은 어땠는가.
“그는 참으로 훌륭한 배우로 황홀한 경험이었다. 난 그의 영화들을 거의 다 봤는데 그는 매 영화마다 변신하는 사람이다. 그는 매번 다른 역을 시도하는 사람으로 나는 그런 배우를 존경한다.”

-아기 엄마이자 아내로서 핏과의 관계에 대한 가십을 견디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스타가 아니었더라면 하고 생각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
“난 결코 스타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고 단지 배우가 되려고 했을 뿐이다. 난 내 꿈을 전파하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었다. 난 생동하는 강렬한 꿈을 현실로 사는 여자로 그로 인해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배우로서 내 삶을 내가 존경하고 또 나를 고무시키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행운이다.” 

-처음 이 영화의 각본을 읽었을 때의 소감은 무엇인가.
“처음 읽은 것은 4년 전이다. 그 즉시 느낀 점은 마리안 이야말로 여배우가 꿈 꿔온 역이라는 것이었다. 난 그 동안 많은 영화에서 어둡고 짓눌린 여자로 나왔는데 마리안은 이와 달리 황홀하고 화려한 시간과 배경 속의 여자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할리웃의 어떤 점을 수용하고 어떤 부분을 배척하는가.
“난 모든 것을 배척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것을 배척하기보다 분석하려고 노력한다. 어리석고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다 배척하면 무언가를 잃게 된다. 그리고 할리우드도 세상처럼 변화하고 있다. 나는 시네마의 본향인 할리웃에는 늘 정직하고 진지하고 진실한 것을 말하는 작가와 배우와 감독 그리고 예술가들이 있다고 믿는다.”

-모래폭풍 속에서 뜨겁게 섹스를 하는 장면 찍기가 힘들었는가.
“그런 장면 찍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즈메키스 감독이 매사를 편하게 만들어줘 큰 어려움을 겪진 않았다. 그는 참으로 훌륭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다. 러브신을 위해선 사전 연습을 많이 했다. 그리고 자유롭게 자신을 역에 내맡겨 자연스럽고 사실과 같이 해낼 수 있었다.”   
카사블랑카의 카페에 앉은 위장 결혼 부부 스파이 마리안(왼쪽)과 맥스.

-폭격 속에 출산 장면은 어땠는가.
“그것은 어려웠다. 잘못하면 과장된 연기를 하거나 아니면 모자라는 연기를 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출산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마리안이 맥스를 카사블랑카에서 처음 만난 것이 영화 ‘카사블랑카’가 개봉된 해와 같은 1942년이다. 영화를 찍으면서 이에 관한 생각을 해보았는가.    “그 영화는 작품과 배우들이 다 전설적인 것이어서 감히 영감을 받으려고 생각하기가 두려웠다. 그러나 생각은 했다. 한 가지 말할 것은 난 모로코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되면서 변한 점은 무엇인가.
“변했다기보다 진화했다고 봐야 한다. 어머니와 배우로서 일하자면 서로 다른 삶의 균형을 찾아야한다. 어머니가 되기 전에는 내 개성에 까지 영향을 미치도록 역에 영육을 바쳤고 난 그에 괘념치 않았지만 이젠 영화가 끝나면 집에 돌아와 내 자신으로 돌아와 아이와 함께 있어야한다. 왜냐하면 아이가 배우인 내가 아니라 엄마인 나를 원하고 또 알기 때문이다. 다섯 살 난 아들 마르셀은 내가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세트에 오는 것을 싫어한다. 이제 둘째를 보면 배우와 어머니로서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역을 어떻게 택하는가.
“튼튼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에이전트가 먼저 고르고 이어 나와 그에 대해 상의한다. 그들은 내가 배우로서 진화할 수 있는 역을 고른다. 따라서 그들은 단순히 에이전트가 아니라 나의 창조적 삶을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명작이 아닌데도 자꾸 보게 되는 영화라도 있는가.
“윌 퍼렐과 존 C. 라일리가 주연한 코미디 ‘스텝 브라더즈’다. 보면서 웃다가 울다가 한다. 난 코미디를 좋아한다.”

-역을 위해 브래드 핏을 언제 만났는가.
“제작이 시작 되는 즉시로 즈메키스와 함께 만났다. 그리고 촬영 15일 전부터 예행연습을 했다. 준비 기간은 모든 영화에 있어 다 주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그 15일 간은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다. 나 자신을 잃지 않고 나와 전연 다르게 일을 하는 배우들에게 적응한다는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미국인인 핏이 프랑스계 캐나다인이 쓰는 프랑스어를 익히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그는 훌륭한 배우일 뿐 아니라 친절하고 관대하며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자연과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그 일은 내 삶의 일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우리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고 또 그 책임을 져야한다. 난 그린피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 운동은 지구와 인간성에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을 계속해 주시할 것이다. 그들은 순전히 영리추구를 위해 지구와 인간성을 해치고 있다. 난 우리의 생명과 생존에 관한 의식을 일깨워주고 있는 환경보호단체 사람들을 매우 존경하고 있다.” 

-남편과의 관계는 어떤가.
“너무 사적인 질문인데 우린 매우 행복하다. 우리의 삶은 멋지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진화하다보면 더 훌륭한 사람이 되게 마련이다. 나는 남편으로 인해 나 자신을 더 많이 발견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을 정직과 사랑과 존경심으로 지키고 섰다는 것이야 말로 인간으로서 아름답고 멋진 경험이다.”                                   

-영화에서처럼 가까운 사람의 정체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실제로 경험한 적이라도 있는가. 타인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자신을 알고 자신의 정체에 대해 마음을 열고 깊이 통찰한다면 다른 사람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문도 열린다고 본다. 자신을 진실로 안다면 삶의 수많은 가능성의 문이 열려 보다 강하게 살게 된다고 믿는다.”

-사람을 안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살면서 그에 대해 신비하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를 아는 것조차 어려우니 타인을 안다는 것은 항상 의문과 신비라고 하겠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계속해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매우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때로 의문을 느낄 때가 있다.”

-당신은 디오르의 모델인데 그로 인해 배운 점이라도 있는가.
“덕택에 패션에 대해서 보다 많이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패션이 하나의 예술의 형태라는 것을 몰랐다. 이젠 디오르의 아름다운 창작품을 입으면 행복감을 느낀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2017년 1월 27일 금요일

황금(Gold)


케니(왼쪽)와 마이클이 인도네시아의 정글에서 황금의 꿈을 쫓고 있다.

황금을 찾아 몸부림치는 사나이의 투쟁과 모험


황금을 찾아 집념과 꿈에 사는 사나이의 끈질기고 어떤 난관에도 굴복치 않는 거의 맹목적인 투쟁과 모험을 그린 옛 할리웃 스타일의 드라마로 영화에서처럼 열병이 난 환자와도 같이 전력투구하며 몸부림치는 매튜 매코너헤이의 연기가 장관이다. 그러나 영화의 내용은 이 연기를 따르지 못하는 부실하고 미적지근한 것이어서 기대를 했다가 실망했다. 보고 즐길 만은 하나 속이 튼튼치 못한 규모 큰 B급영화다.
이 영화는 배급사인 와인스틴사가 작년 말에 오스카상 수상후보에 올리기 위해 1주일간 개봉했다가 이제 다시 내놓았으나 상감엔 훨씬 못 미친다. 큰 결점은 극본에 있는데 통 큰 드라마틱하고 정열적인 내용을 초점이 흐리멍덩하게 그려 모험영화에서 볼 수 있는 박력이나 긴장감을 느낄 수가 없다.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에 사는 사나이의 얘기(사실에 바탕을 뒀다)의 주인공은 리노에서 와쇼광산회사를 경영하는 케니 웰즈(매코너헤이). 배불뚝이에 뻐드렁니를 하고 대머리에다가 술과 담배를 즐기는 케니는 ‘내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없다’를 신조로 삼는 정열가이자 낙천가.
서론은 1981년 회사가 잘 나갈 때 케니의 아버지(크레이그 T. 넬슨)가 아들에게 회사의 책임권의 일부를 넘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로부터 7년 후 경제 침체로 케니의 회사는 망하고 케니는 집마저 잃고 동네 바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견실한 애인 케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감독 론 하워드의 딸)의 집에서 산다. 그리고 일은 바에서 본다. 이런 처지에서도 케니의 허장성세와 낙천성은 여전하다.
이어 1997년. 어느 날 케니는 술에 취한 상태애서 인도네시아(태국서 찍었다)에서 일하는 유명한 지질학자 마이클 아코스타(에드가 라미레스)를 머리에 떠올린다. 케니와 달리 과묵한 마이클은 미 발굴 금광 이론의 신봉자. 그래서 케니는 인도네시아로 날아가 마이클에게 함께 정글 속에 발굴되지 않은 금광을 탐사하자고 제의해 둘이 팀이 된다.
채취 자금 마련을 위해 케니는 혼자 미국으로 돌아와 여기저기서 투자자를 물색하고 마이클은 장비를 마련해 본격적인 금 채취에 들어간다. 열대의 악조건 하에서 케니와 마이클은 집요하게 땅을 파는데 이 과정에서 케니는 열사병에 걸리는 등 둘은 온갖 악조건에 시달린다. 영화의 중심 플롯 중의 하나가 두 사나이의 의리와 우정인데 매코너헤이의 연기에 밀린 듯이 라미레스는 우물쭈물한다.
마침내 잭팟이 터지면서 금이 발굴되자 월스트릿의 회사들이 너도 나도 케니의 사업에 뛰어들려고 한다. 여기서 탐욕스런 월스트릿의 모습이 자세히 그려진다. 그리고 얘기는 후반에 가서 뜻밖의 대반전을 시도한다. 매코너헤이의 연기 외에 촬영과 음악이 좋다. 소재가 좋아 보다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영화인데 아쉽다(등급 R.) *지난 1974년에 로저 모어(제 3대 제임스 본드)가 나온 ‘황금’이라는 영화가 재미있다. 세계 금값을 조정하기 위해 남아공의 금광을 폭파하려고 시도는 모험 액션영화다. R.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세일즈맨(The Salesman)


에마드는 변을 당한 아내에 대해 보호 본능과 함께 의심마저 품는다.

연극배우 부부의 갈등… 아내에 대한 보호 의식과 의심


지난 2011년 ‘이혼’(A Separation)에서 균열하는 부부관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을 탄 이란의 아스가르 화라디 감독의 또 하나의 갈등하는 부부관계를 치밀하게 해부한 수작이다. 
연극과도 같은 영화로 화라디는 그의 작품들에서 관객에게 뚜렷한 해답을 안 주고 애매모호한 상황 속에 남겨 놓기를 즐겨하는데 갈등하는 인간관계란 것이 그렇게 뚜렷한 답이 있는 것이 아니만큼 이해할만하다. 그래서 더 흥미가 있다.
화라디는 굉장히 치밀한 사람으로 연출과 연기 도출 등이 다 뛰어난데 연극무대 출신이어서 그의 영화들은 연극 같은 요소를 갖추고 있다. 잘 만든 영화이긴 하나 화라디의 다른 영화들인 ‘과거’(The Past)와 ‘엘리에 관하여’(About Elly) 등에 비하면 다소 뒤진다.              
테란에 사는 인텔리 부부인 에마드(샤하브 호세이니)와 라나(타라네 알리두스티)는 파트 타임 연극배우들로 지금 막 붕괴 위험에 있는 아파트에서 옛 거주자가 어질러 놓고 이사 간 아파트로 이사와 어수선한 상태. 둘은 아서 밀러의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두 주인공 부부 윌리와 린다 로만 역을 맡아 연습 중이다.  에마드는 학교 선생이다. 
그런데 어느 날 라나가 혼자 집에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나 아파트 문을 열어 주면서 한 남자의 공격을 받아 머리에 상처를 심한 상처를 입는다. 그러나 화라디는 라다가 변을 당하는 장면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 드라마를 엮어가도록 인도한다. 
이 사실을 안 에마드는 아내에 대한 보호 의식과 함께 상한 자존심에 치를 떨면서 범인을 찾으려고 하나 아내마저 범인의 인상을 똑바로 보지 못해 아마추어 형사 노릇이 뜻대로 안 된다. 따라서 그의 좌절과 분노는 더욱 상승하면서 그 분출구를 아내에 대한 의심과 화풀이에서 찾는다.               
두 부부의 관계가 이글어지면서 에마드는 아내에 대해 거의 적의마저 품게 되는데 이 와중에도 라나는 연극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는다. 
관객은 둘이 무대에서 연습을 하면서도 다투는 소리를 들으며 긴장하게 되는데 이는 마치 연극 속의 연극을 보는 셈이다. 서브 플롯이 있으나 중심 플롯에 큰 도움은 못 되고 마지막 부분이 다소 억지스런 데가 있다. 
훌륭한 것은 호세이니와 알리두스티의 사실적인 연기. 연기라기보다 진짜로 갈등하는 부부의  모습을 보는것 같다. 올해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 성인용. Amazon/Cohen. ★★★1/2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마르셀 파뇰의‘마르세유 3부작’


촬영하고 있는 마르셀 파뇰.
전후 이탈리아 영화계의 한 물결이었던 네오 리얼리즘의 창시자인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스크린의 네오 리얼리즘의 아버지는 내가 아니라 당신입니다”라고 찬양한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영화감독인 마르셀 파뇰이 극본을 쓴 서사적 3부작 사랑의 이야기 ‘마르세유 3부작’이 4K로 새로 복원돼 27일부터 로열(Royal)극장(11523 Santa Monica)에서 상영된다. (310)478-3836.
‘마리우스’(Marius^1931), ‘화니’(Fanny^1932) 및 ‘세자르’(Cesar^1936) 등으로 구성된 3부작은 남불 항구도시 마르세유를 무대로 일어나는 소시민들의 삶을 지극히 사실적이요 정답고 인간성 가득하게 그린 코믹 터치가 강한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
성 잘 내는 세자르가 경영하는 술집 아들 마리우스와 생선가게 딸 화니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인간희극이요 러브 스토리인데 유유자적 하듯이 서두르지 않고 주인공들과 그들 이웃의 일상을 미주알고주알 캐듯이 상세하고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를 보면 영화 같지가 않고 우리 동네 사람들의 얘기 같아 정이 가는데 인물들이 나와 가십과 허튼 소리 그리고 욕설을 하면서 친목하고 오해하고 싸우는 모습이 자애롭게 그려졌다. 인간성 탐구이자 개인들의 성격 묘사 영화인데 극작가의 작품이어서 말이 많고 연극처럼 느껴진다. 이는 파뇰이 자기 작품을 영화화한 연극으로 취급하면서 이미지 보다 대사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시네마와 연극이 절묘하게 접목된 사랑스럽고 평화로우며 아름다운 작품이다.
‘마리우스’는 헝가리 태생으로 유럽을 전전하다 후에 영국에 정착해 ‘네 날개’ 등 여러 편의 명화를 만든 알렉산더 코다가 ‘화니’는 후에 명장이 된 프랑스의 신예 마크 알레그레가 그리고 ‘세자르’는 파뇰이 감독했다. 비록 파뇰이 감독을 하진 않았으나 ‘마리우스’와 ‘화니’는 파뇰의 통제 하에서 만들어졌다.
이 3부작은 최근의 프랑스의 배우이자 감독인 다니엘 오퇴유의 것을 비롯해 그 동안 모두 다섯 차례나 신판으로 만들어졌고 오페라로도 만들어진 세월을 초월해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다. 파뇰의 다른 유명한 작품들로는 ‘빵 굽는 남자의 아내’ ‘우물 파는 남자의 딸’ 및 ‘마농의 샘’ 등이 있다.

‘마리우스’   
마리우스(왼쪽)와 화니가 사랑의 말다툼을 하고있다.
마르세유 부둣가에서 술집을 경영하는 홀아비 세자르(레뮈)는 성질이 급해 화를 잘 내나 마음은 착하고 인정이 많은 사람이다. 허풍쟁이요 농담 잘하는 낙천주의자로 아프고 슬픈 것도 유머러스하게 대처할 줄 아는 세상의 달인다.
그에겐 23세난 아들 마리우스(피에르 프레스네이)가 있는데 가게를 돌보는 마리우스의 꿈은 항구에 정박한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 하구한 날 배만 쳐다보고 있는 꿈에 사는 남자다. 마리우스에겐 총명하고 아름다운 20세난 애인 화니(오란 드마지-파뇰의 애인으로 그의 아들을 낳았다)가 있는데 어릴 적부터 사귀어온 둘은 떼어 놓을 레야 떼어 놓을 수 없는 사이. 화니는 마리우스네 이웃에서 생선가게를 하는 미망인 의 딸이다. 마리우스의 아내가 되고픈 화니도 마리우스가 집을 떠나 바다로 나가고파 안달이 난 것을 잘 알아 속이 아프다.
그런데 화니를 사랑하는 남자가 또 하나 있으니 그는 역시 항구에서 선박관계 물품을 파는 돈 많고 사람 좋은 50세의 오노레 파니스(페르낭 샤르팽). 화니는 마리우스를 사랑하면서도 그가 결코 자기와 결혼해 집에 남으면 행복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그를 바다로 내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마리우스가 떠나기 전 날 밤 둘은 함께 지낸다. 제1부는 마리우스가 배를 타고 5년간의 항해를 떠나는 것으로 끝난다.
주로 세자르가 얘기하는 미사여구와 터무니없는 소리 그리고 유머와 위트가 있는 대사가 쏟아져 나오는데 이와 함께 다소 과장된 연기로 인해 마치 스크루볼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눈부시게 훌륭한 레뮈의 연기가 다음 2편까지 이어진다. 화면을 가득히 메우는 연기다. 127분. 흑백.

‘화니’
제1부 끝을 바로 이어 시작된다. 마리우스를 떠나보내고 슬픔에 젖어 있는 화니는 마리우스의 아기를 가졌다는 것을 안다. 처녀가 아기를 가졌으니 큰 일이 났다. 계속해 화니에게 구혼하는 남자가 파니스. 파니스는 화니가 아기를 가졌는데도 그 아기는 하늘이 자기에게 준 선물이라며 아기 아버지 이름 알 필요도 없다며 결혼하자고 조른다. 그래서 화니와 파니스는 마을 성당에서 성대히 결혼식을 치른다.
그리고 아들 세자리오가 부활절에 태어난다. 세자리오의 대부는 사실은 친 할아버지인 세자르. 그런데 이를 어쩌나 집을 나갔던 마리우스가 출항 2년 만에 불쑥 나타난다. 그리고 세자리오가 자기 아들이라고 강변하나 먹혀들지를 않자 한을 품고 다시 집을 떠난다. 127분. 흑백.
‘화니’는 1961년 할리웃의 조슈아 로간 감독에 의해 영어 판으로 만들어졌다. 레즐리 커론이 화니로 호르스트 북홀즈가 마리우스로 그리고 모리스 슈발리에와 샤를르 봐이에가 각기 파니스와 세자르로 나온다. 매우 아름답고 로맨틱하다.  

‘세자르’
제2부로부터 20년 후. 세자리오는 군사학교에 들어가고 파니스는 심장병으로 자리에 눕는다. 죽음이 임박했다. 파뇰의 죽음과 슬픔을 대면하는 여유와 유머를 갖춘 자세가 배꼽 빠지도록 우습게 묘시되는 것이 자기를 찾아온 성당 신부와 파니스 간의 종부성사 장면.
신부가 10계명을 하나씩 말하면 파니스는 “아 난 그것은 지켰지요”라고 고백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내 외의 여자를 탐해 관계한 것. 그리고 신부는 파니스에게 죽기 전에 세자리오에게 자기가 친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라고 다그치나 파니스는 결코 진실을 알리지 않고 죽는다. 장례식 장면에도 유머가 만발한다.
일시 귀가한 세자리오에게 화니가 마침내 사실을 고백한다. 그리고 마리우스가 마르세유에서 멀지 않은 툴롱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경영하고 있다는 것을 안 세자리오는 아버지를 찾아가기로 한다. 마리우스는 그 동안 다소 험하고 어려운 삶을 살았는데 아직도 자기를 내쫓다시피 한 세자르와 화니에 대해 한을 품고 있다. 마침내 세자리오가 마리우스를 찾아가 “내가 당신의 아들이요”라고 밝힌다. 둘의 첫 대면 장면이 아름답다.
이제 홀몸이 된 화니는 마리우스를 자기 남편으로 맞으려고 하나 마리우스는 지난 20년간 둘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 조화를 이루기가 힘들다며 화니의 구혼을 거절한다. 이를 가운데서 중재하는 것이 현명한 세자르. 그리고 모두들 그 뒤로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마지막 편이 제일 재미있고 좋은데 아름답고 우습고 평화롭다. 이 영화는 단순한 음악을 비롯해 내용이나 형식미가 오주의 영화를 생각나게 한다. 141분. 흑백.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라 라 랜드’의 오스카




제 89회 오스카 시상식은 ‘라 라 랜드’(La La Land-사진)의 잔치로 이어질 것 같다.  옛 할리웃과 뮤지컬에 바치는 노스탤지어 가득한 이 영화는 지난 24일 발표된 오스카상 각 부문 수상후보에서 작품 감독 남녀주연 등 무려 14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이는 베티 데이비스가 나온 ‘이브의 모든 것’(All About Eve^1950)과 ‘타이태닉’에 이어 오스카 사상 최다 부문에 후보에 오르는 기록이다. ‘라 라 랜드’는 지난 8일에 있은 골든 그로브 시상식에서도 총 7개 부문에서 상을 타 골든 글로브 사상 초유의 기록을 냈었는데 이로써 이 영화는 오는 시상식에서 오스카 작품상을 탈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아카데미는 지난 2년간 남녀연기상 부문에서 흑인배우를 한 명도 안 뽑아 ‘오스카는 온통 백색이다’라는 구설수에 올랐었는데 이번에는 작품, 감독 및 연기 부문에서 여러 명의 흑인작품과 영화인들을 후보로 선정했다.
작품상 후보에 오른 ‘문라이트’(Moonlight), ‘울타리‘(Fences)’, ‘히든 피겨즈’(Hidden Figures) 등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배리 젠킨스(문라이트) 그리고 주^조연상 후보에 오른 덴젤 워싱턴(울타리)과 바이올라 데이비스(울타리), 마헤르샬라 알리(문라이트)와 네이오미 해리스(문라이트)를 비롯해 루스 네가(러빙) 및 옥타비아 스펜서(히든 피겨즈) 등이 그 예다. 흑인 배우들이 연기상 부문에서 6명이나 후보에 오른 것은 오스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 밖에도 기록영화 후보에 오른 5개의 영화들 중 4편이 흑인감독이 만든 것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신파극 ‘라이언’에 나온 데브 파텔은 인도태생이다. 이는 백인 일색에 대한 비판에 영향을 받았음이 분명한데 이와 함께 작년에는 흑인들이 만들고 나온 영화들뿐 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다양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많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런데 7,000여명으로 구성된 아카데미의 회원들은 아직도 대부분 나이 먹은 백인 남자들이다.
상기 작품들 외에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들로는 ‘도착’(Arrival), ‘헬 오어 하이 워터’(Hell or High Water), ‘바닷가의 맨체스터’(Manchester by the Sea), ‘라이언’(Lion) 및 ‘핵소 고지’(Hacksaw Ridge) 등 총 9편이다. ‘핵소 고지’를 감독한  멜 깁슨은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는데 이로써 유대인과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적 발언과 개인적 행동으로 과거 10년간 할리웃의 금기인물이 되었던 깁슨은 면죄부를 받은 셈이 됐다.
그리고 ‘핵소 고지’ 나온 앤드루 가필드는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 다른 남우주연상 후보들은 케이시 애플렉(바닷가의 맨체스터), 라이언 가슬링(라 라 랜드) 및 거의 아무도 안 본 영화 ‘캡튼 팬태스틱’(Captain Fantastic)에서 자녀들을 자연 속에서 키우는 히피 아버지로 나온 비고 모텐슨이다.
해 마다 수상후보가 발표되면 뜻밖의 후보들의 선정과 함께 당연히 후보에 오를 줄 알았던 배우들의 탈락이 있게 마련인데 이번에도 그런 일들이 발생했다. 그 중 가장 놀랄 일은 외계인의 지구 방문을 그린 공상과학 영화 ‘도착’에서 언어학자로 나온 에이미 애담스의 주연상 후보 탈락이다. 애담스는 이 영화로 비평가들의 격찬을 받으면서 골든 글로브 등 여러 시상그룹에 의해 후보로 뽑혔으나 탈락했다. ‘도착’은 작품상 외에도 감독과 각색 및 촬영 등 모두 8개 부문에서 수상후보에 올랐다.
애담스의 탈락으로 어부지리를 본 사람들이 강간당한 후 제물이 되기를 거부하고 반전 하는 섹시 스릴러 ‘엘르’(Elle)의 이자벨 위페르와 흑백결혼의 드라마 ‘러빙’(Loving)의 신인 루스 네가. 위페르는 프랑스의 베테런 배우로 이번에 처음으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는데 올 해 골든 글로브 주연상을 탔다. 그런데 ‘엘르’는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선 탈락됐다.             탈락이라는 이변을 맞은 또 다른 여배우가 아넷 베닝이다. 베닝은 ‘20세기 여자들’(20th Century Women)에서 1970년대 북가주에서 10대의 아들을 혼자 키우는 어머니로 나와 깊고 섬세한 연기를 보여줘 비평가들의 호평과 함께 골든 글로브상 후보에도 올랐었다.
오스카상 단골 후보인 메릴 스트립은 이번에도 또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스트립은 실화인 코미디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Florence Foster Jenkins)로 후보가 됐는데 이는 스트립이 지금까지 모두 20차례 후보에 오르는 것으로 오스카 사상 초유의 기록이다. 또 다른 여우주연상 후보들은 ‘재키’(Jackie)의 나탈리 포트만, 엠마 스톤(라 라 랜드).
비평가들의 격찬을 받은 베테런 마틴 스코르세지 감독의 믿음에 관한 드라마 ‘침묵’(Silence)은 골든 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로부터도 외면을 받았다. 종교와 신앙에 관한 치열한 탐구인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의 신앙고백과도 같은 훌륭한 영화인데 달랑 촬영상 후보 하나에만 올랐다.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26일 지미 킴멜의 사회로 할리웃의 돌비극장에서 열리고 ABC-TV에 의해 생중계 된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2017년 1월 20일 금요일

붉은 거북이(Red Turtle)


남자가 섬을 떠나려 하자 큰 붉은 거북이가 훼방을 놓는다. 

무인도에 표류한 남자… 자연과 공존을 아름답게 그린 무언극 만화영화


인간과 자연의 평화공존을 신비한 기운 속에 그린 우화요 동화이자 전설이요 신화 같은 영화로 단순한 선과 아름다운 색채로 그린 무언극 만화영화다. 
네덜랜드계 영국인 만화가 마이클 두독 데 비트(1994년 ‘승려와 물고기’로 오스카 단편 만화영화상 수상) 가 감독한 이 영화는 플롯이 매우 단순하나 그런 단순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남녀노소(그러나 아주 어린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어울릴 것이다) 모두 즐길 수 있는 명상적인 작품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바람이 분다’ 및 ‘이웃집 토토로’ 등을 만든 하야오 미야자키와 이사오 타카하타(이 영화의 애니메이션을 공동제작)가 공동으로 창립한 만화영화사 스튜디오 기빌리가 공동으로 제작했는데 영화를 보면 기빌리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요와 간단한 것이 지닌 미학과 힘을 깨닫게 해주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영화다.
이름 없는 남자가 표류해 무인도에 도착해 자연과 다투고 공존하면서 생존의 지혜를 터득하는 얘기다. 남자는 뗏목을 만들어 섬을 떠나려고 하는데(‘캐스트어웨이’의 탐 행스 같다) 뗏목을 띠워 바다로 나갈 때마다 해저로부터 거대한 붉은 거북이가 뗏목을 치받고 올라와 번번이 실패한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남자는 거북이를 때려뉘어 모래 위로 끌고 가 죽기를 기다리는데 거북이가 꿈틀대며 변신해(영화에 자주 나오는 여러 모양의 변신 과정이 매우 신비하고 보기 좋다) 긴 머리를 한 아름다운 여자가 된다. 
그리고 둘은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가 되어 아이도 낳고 세상의 부부처럼 산다. 둘의 단순한 삶은 가끔 자연의 강렬한 힘의 시련을 받는데 그 중 장관인 것은 쓰나미로 섬의 숲이 완전히 쑥대밭이 되는 것. 
잉크와 수채로 그린 그림이 유연한 애니메이션에 의해 생명을 띠고 화면에서 살아나는데 짧지만(상영시간 80분) 깊이와 폭과 아름다움을 지닌 작품이다. 가족과 생존 그리고 실낙원의 이야기로 정수만 갖춘 로빈슨 크루소의 삶이라고 하겠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 속으로 더욱 빨려 들어가게 되는 산수화 시와도 같은 아늑한 작품이다. 음향효과가 좋다. PG.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화운더(The Founder)


레이 크락(중간)이 미네소타지점을 차린 뒤 종업원들과 함께 축하하고 있다.

맥도널드 제국을 창설한 레이 크락의 실화 영화


맥도널드의 음식이 결코 자양분이 풍부하고 맛이 있는 것이 못 되듯이 이 영화도 내용이 견실하지 못하고 전반부와 후반부가 균형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어정쩡한 작품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끔 별식으로 맥도널드의 버거를 먹듯이 이 영화도 맥도널드 제국을 창설한 레이 크락의 실화라는 점에서 호기심 거리는 충분히 된다.
크락은 자본주의(자본주의 비판영화라고 하기엔 모질지가 못하다)가 낳은 전형적인 사업가이자 협잡꾼인데 그의 맥도널드 제국은 처음에 사실 자기 것이 아니라 남의 버거가게 이름과 메뉴를 빌린 뒤 궁극적으로 이를 가로채 세운 것이다. 따라서 영화는 어둡고 냉소적인 분위기를 지녀야 하는데도 잔 리 행콕 감독은 무엇이 두려운지 이런 모진 것을 다독인 솜방망이 터치로 연출해 소스가 빠진 버거를 먹는 맛이다.
50줄에 든 크락(마이클 키튼)의 얘기로 시작된다. 체코에서 이민 온 부모 밑에서 시카고에서 성장한 세일즈맨 크락은 주머니에 술이 담긴 플래스크를 넣고 다니는 술꾼으로 쉐비를 몰고 다니면서 밀크쉐이크를 만드는 믹서를 판다. 집을 자주 비우는데다 술꾼이어서 양처인 아내 에셀(로라 던)과의 관계가 안 좋다. 
세일즈 여행 중에 크락은 비서 준(케이트 니랜드)으로부터 캘리포니아주 남부 샌버나디노의  맥도널드 버거가게로 부터 여러 대의 믹서를 주문받았다는 전갈을 받는다. 크락이 찾아간 패스트푸드 가게는 맥과 딕 맥도널드형제(잔 캐롤 린치와 닉 오퍼맨)가 경영하는데 이들은 손님들이 주로 찾는 메뉴만 집중적으로 만들어 신속히 재공하면서 문전성시를 이룬다. 형제의 모토는 최고의 품질 버거다. 
이를 본 영악한 크락은 형제에게 가게를 확장하라고 종용, 메뉴와 식당 이름과 맥도널드의 상징인 ‘황금 아치’의 프랜차이즈권을 얻어 자기 고향이 있는 일리노이에 가게를 차린다. 크락은 아내에게 알리지도 않고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식당을 차려 아내와의 관계가 극도로 나빠진다.       
그리고 사업이 성공하면서 크락은 지점을 확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한 지점의 주인(패트릭 윌슨)의 금발미녀 아내 조운(린다 카델리니)과 눈이 맞는다. 
크락과 조운은 둘 다 돈벌이에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들로 크락은 조운의 독려를 받으며 맥도널드형제를 배신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이를 촉진하는 것이 크락의 재정자문인 해리(B.J. 노백)의 아이디어. 즉 프랜치이즈 확장의 관건은 버거가 아니라 부동산에 있다는 것. 
여기서부터 크락은 일종의 악마처럼 변신, 맥도널드형제를 완전히 배신하고 상호와 ‘황금 아치’까지 빼앗는다. 
그리고 영화의 색조와 음조도 여기서부터 전반부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에서 다소 어두운 기운으로 변이하나 진짜로 어둡고 가혹하다기 보다 온건해 짜릿한 느낌이 모자란다. 볼만한 것은 키튼의 연기. 아첨 떠는 세일즈맨에서 인정사정 없는 사업가로 변신하는 과정을 다채롭게 해낸다. PG-13. Weinstein.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