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9년 7월 18일 목요일

지하실의‘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올 해 칸영화제서 최고작품상인 ‘황금 종려상’을 받은 ‘기생충’(Parasite)은 지하실에서 시작돼 지하실에서 끝난다. 지하실에는 지지리도 궁색한 김기택(송강호) 네 네 가족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기를 쓰고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그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질식할 것만 같은 비좁은 지하실의 셋방에 사는 김 씨네를 보자니 한국의 빈곤한 사람들에게는 결코 탈출구가 없다는 것처럼 느껴져 참담한 심정이 된다.
‘기생충’은 봉감독의 여느 다른 영화들보다 훨씬 오락성이 강하고 재미있다. 가족 및 사회비판 드라마요 공포스릴러이며 블랙 코미디이자 비극으로 앙상블 연기도 매우 훌륭하다. 특히 봉감독은 ‘헬 조선’ 한국의 심한 빈부격차를 거의 분노에 찬 심정으로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 씨네가 모두 신분을 위장한 사기꾼들이어서 지난 해 칸영화제서 대상을 받은 일본의 히로카즈 코레-에다 감독의 도둑 일가족 드라마 ‘어느 가족’을 생각나게 한다.
기택과 그의 욕 잘하는 아내 충숙(장혜진) 및 대입시험에 네 번이나 낙방한 아들 기우(최우식) 그리고 미술에 뛰어난 재질을 지닌 딸 기정(박소담)은 모두 백수들로 현 직업(?)은 집에서 피자 상자 접는 일.(사진)
어느 날 미국 유학을 가게 된 기우의 친구가 기우에게 자기가 가정교사로 영어를 가르치는 박동일 사장(이선균)의 딸 고 2년생 다혜(정지소)를 자기 대신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기우는 기정이 위조한 연세대 재학증명서를 들고 박사장의 집엘 찾아가 박사장의 부인 연교(조여정)를 만난다. 면접에서 연교는 “이즈 잇 오케이 위드 유”라며 영어를 쓴다. 그리고 기우를 케빈이라고 부르겠다고 영어 작명까지 해준다. 
박사장 네는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초현대식 건물에 살면서 벤츠를 타고 다니는 엄청난 부자로 어린 외아들 다송(정현준)의 장난감도 미제다. 대사 간간이 영어가 툭툭 사용되면서 미국 물 먹은 한국인들의 풍토를 보여준다.
기우가 박사장 집에 고용되면서 김씨네 일가족이 한 사람씩 차례로 박사장 네 집에 스며들어 본격적인 기생충 노릇을 시작한다. 먼저 기정이 일리노이대학서 미술심리치료를 전공했다며 아주 어렸을 때 귀신(?)을 보고 경기를 낸 다송의 미술선생 겸 치료사로 고용된다. 기정의 영어이름은 제시카. 이어 기정은 자기가 입고 있던 팬티를 사용해 박사장의 운전사를 쫓아내고 그 자리를 기택이 차지한다.     
그리고 김 씨네는 오랫동안 박사장네 살림을 맡아온 가정부 문광(이정은)의 복숭아 앨러지를 이용해 그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충숙이 차지한다. 타고난 사기꾼들인 김씨네 일가가 꾸며내는 간계가 발칙하면서도 경탄스럽다. 물론 이들은 자기들이 한 가족임을 숨긴다.
이렇게 해서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온 김 씨네 네 마리의 기생충들은 박사장 네에 기생하면서 모처럼 태평성대를 누린다. 그러나 박사장 네가 여름 캠프를 간 사이 어느 폭우가 쏟아지는 날 밤 문광이 챙기지 못한 물건을 가지러 왔다고 대문을 두드리면서 영화는 본격적인 공포 스릴러 식으로 변한다.
박사장 네는 자기들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갑질을 하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김 씨네에게도  존대 말을 하면서 깍듯이 예의범절을 지키는 착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비록 박사장과 그의 부인은 갑질은 안 하지만 김씨네를 완전히 하류인간들로 여긴다. 김 씨네 같은 사람들에게서는 행주 삶는 냄새가 나고 저들처럼 지하철 타는 사람들에게서도 특이한 냄새가 난다고 부자 대 빈자의 서로 다른 냄새론을 펼친다. 이를 엿듣는 기택과 충숙. 이 대사 듣고 지하철 타는 사람들의 속이 다소 언짢았겠다.                   
그러고 보면 표면상으로는 김 씨네를 자기들과 같은 인간으로 대하는 듯이 보이는 박 씨네의 친절과 예우는 그런 척하는 것이나 마찬 가지. 김 씨네도 전부 자기들 신분을 위장하고 척하는 사람들이니 만큼 이 영화는 ‘프리텐드’(척하는) 영화임에 진배없다. 결국 기택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철저히 멸시 당하면서 증오심에 눈이 뒤집혀 유혈참극이 일어난다.
그러나 김 씨네를 두둔할 것도 아니다. 이들은 전형적인 사기꾼들로 입심들도 좋고 상소리들도 잘 한다. 이들이 가난에 지쳐 사기꾼들이 된 것을 환경의 탓이라고만 보기엔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아무리 살 길이 막막하고 가난에 쪼들리면서 남의 집 지하실 방에 세 들어 산다고 하지만 모두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이 별로 힘 안들이고 사기와 거짓을 해서라도  편하게 살아보겠다는 마음가짐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그 것은 부자의 것은 빨아먹고 살아도 좋다는 기생충적 사고방식이다. 김 씨네는 모두 건강들 하던데 막노동이라도 해볼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지하실에서 나온 기택 네는 잠시 지상에서 햇볕을 즐기다가 다시 지하실로 내려간다. 특히 기택의 모습은 기생충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는 것 같다. 영화는 기우의 “돈이 최고다”라는 말로 끝난다. 그다지 좋은 메시지는 아닌 것 같다. ‘기생충’은 현재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향해 빅히트 중인데 미국에서는 10월에 개봉된다. ★★★★1/2(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사랑아 나는 통곡 한다’


5피트 3인치의 단구에 동그란 얼굴과 사슴의 눈을 가진 할리웃 황금기스타 올리비아 디 해빌랜드 하면 선 듯 생각나는 사람이 외유내강한 여인의 전형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멜라니다. 디 해빌랜드는 단아한 모습에 착한 인상이어서 편한 이웃집 아주머니 같아 보이지만 고요한 위엄과 내적 힘을 지닌 여인으로 불과 27세 때인 1943년 막강한 워너 브라더스사를 상대로 부당고용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강한 의지의 소유자다. 7월 1일로 103세가 되는 디 해빌랜드는 현재 파리에서 살고 있다.
온순한 모습 속에 강철 같은 의지를 지닌 해빌랜드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또 다른 영화가 일본어 제목을 그대로 따온 것 같은 ‘사랑아 나는 통곡 한다’(The Heiress^1949)이다. 이 영화는 헨리 제임스의 소설 ‘워싱턴 스퀘어’(Washington Square)를 원작으로 연출한 연극 ‘상속녀’(The Heiress)를 바탕으로 패라마운트사가 만든 흑백 명작이다. 부녀간의 갈등과 비극적 사랑의 이야기로 명장 윌리엄 와일러가 감독했는데 빈틈없이 직조되고 절제된 연출과 연기가 돋보이는 성격탐구이자 통렬한 심리극이요 쓰라린 러브 스토리다.
와일러는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을 본 뒤 영화화를 제안한 디 해빌랜드의 권고로 연극을 보고 연출을 결정했는데 물론 디 해빌랜드는 와일러에게 연극의 주인공인 소심한 노처녀 캐서린 역을 자기에게 달라고 요청했다. 와일러가 “방 안에서의 두 사람간의 감정의 충돌과 갈등이 총격전보다 더 흥분되고 긴장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듯이 영화는 대부분 실내에서 진행되는 가정 드라마인데도 서스펜스마저 느껴지는 쓴맛 나는 치열함을 품고 있다.     
19세기 중반. 뉴욕의 워싱턴 스퀘어에 사는 유복한 의사 오스틴 슬로퍼(랄프 리처드슨)에게는 소심하고 수줍음 타는 장성한 딸 캐서린이 있다. 오스틴은 딸을 무미건조하고 매력도 없는 여자로 치부하면서 혹독할 정도로 엄격하게 대한다. 이에 캐서린은 주눅이 들어 집에서 수나 놓으면서 두문불출한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캐서린을 시집보내려고 안달이 난 사람이 캐서린과 한 집에 사는 숙모 라비니아(미리암 합킨스).
어느 날 모처럼 라비니아와 함께 한 파티에 참석한 캐서린은 여기서 자기에게 호감을 표하는 미남 모리스 타운센드(몬고메리 클리프트)에게 마음이 이끌린다. 이를 눈치 챈 라비니아는 둘을 짝지어주려고 적극적으로 나선다. 둘의 관계가 서서히 가까워지면서 캐서린은 처음으로 사랑에 젖어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러나 오스틴은 백수건달인 모리스가 캐서린의 재산을 노린다고 확신하고 딸에게 “네가 만약에 상속녀가 아니더라도 모리스가 널 좋아하리라고 생각하느냐”고 힐문한다. 이에 캐서린은 평소 자기를 멸시하던 아버지가 이번에는 모처럼 찾은 자신의 사랑마저 비웃는 것에 격분, 부녀간에 살벌한 감정 대립이 일어난다.
그리고 캐서린은 모리스와 함께 야반도주를 약속한다. 캐서린은 짐을 챙겨 약속시간에 오겠다는 모리스에게 자기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끊기로 했다고 말한다. 모리스가 떠난 뒤 캐서린은 가방을 챙기고 모리스가 오기만을 기다리나 모리스는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오, 모리스”‘하며 통곡하는 캐서린. 
그로부터 몇 년 후. 사망한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은 캐서린 앞에 여전히 백수인 모리스가 다시 나타난다. 모리스는 약속시간에 자기가 오지 않은 것은 자기로 인해 캐서린이 아버지와의 관계를 끊으면 캐서린이 빈털터리가 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그리고 자기 사랑은 변치 않았다고 다짐한다.
이에 캐서린은 모리스에게 과거 실행하지 못한 야반도주를 하자고 제의한다. 그날 밤 짐을 챙겨 약속시간에 캐서린의 집에 도착한 모리스가 문을 두드리자 캐서린은 하녀에게 빗장을 지르라고 지시한다. 모리스가 문을 두드리면서 “캐서린, 캐서린‘하며 울부짖는 소리를 뒤에 남긴 채 등불을 손에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캐서린의 표정(사진)이 목석의 그 것처럼 차갑고 단호하다.
아버지로부터 잔인에 관해 한 수 배운 캐서린의 모리스에 대한 복수가 통쾌할 정도다. 그런데 몬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그런 탓이어서인지 나는 영화를 볼 때마다 ‘사랑에 통곡’하는 그에게 다소 동정이 가곤 한다. 여인의 해방과 독립 그리고 자존회복에 관한 드라마이기도 한데 디 해빌랜드가 엄격할 정도로 절제된 연기를 해 오스카 주연상을 탔다. 이 밖에도 음악(아론 코플랜드)과 의상 및 미술상 등을 탔다. 
디 해빌랜드는 작년에 할리웃 황금기의 라이벌 스타들인 베티 데이비스와 조운 크로포드의 경쟁의식을 다룬 미니 시리즈 ‘불화:베티와 조운’(Feud:Bette and Joan)을 제작, 방영한 케이블 TV FX를 상대로 LA법원에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큰 화제가 됐었다. 시리즈에서 디 해빌랜드 역은 캐서린 제이타-존스가 맡았는데 디 해빌린드는 시리즈가 자기 허락도 없이 자신을 가십이나 재잘대며 라이벌 스타였던 여동생 조운 폰테인을 욕하는 천박한 여자로 묘사했다고 고소한 것. 그러나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사랑아 나는 통곡 한다’가 Criterion에 의해 새로 프린트된 DVD로 나왔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기생충’


봉준호(49)가 감독한 자본주의 병폐를 파헤친 가족 드라마 ‘기생충’(Parasite·사진)이 최근 폐막된 칸영화제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탔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한국영화로선 최초의 수상이다. ‘기생충’과 함께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의 감독들로 이미 대상을 탄 테렌스 맬릭, 쿠엔틴 타란티노, 켄 로치 및 다르덴 형제들을 물리친 쾌거다.
한국영화는 그동안 칸영화제서 감독상(‘취화선’의 임권택), 여우주연상(‘밀양’의 전도연) 및 각본상(이창동의 ‘시’) 등을 탔는데 경쟁부문에 16번이나 도전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봉감독은 2년 전 ‘옥자’로 경쟁부문에 오른 뒤 두 번째 도전으로 경사를 맞았다.
‘기생충’이 대상을 타면서 벌써부터 작년에 같은 상을 탄 일본의 히로카주 고레-에다 감독의 ‘어느 가족’이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탔듯이 ‘기생충’도 그럴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다소이른 예측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비록 ‘어느 가족이’ 오스카상을 타긴 했지만 10명 안팎의 칸영화제 심사위원들과 8,000여명의 아카데미회원들의 취향은 현격한 차이가 나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다.
칸영화제 대상 수상작들은 종종 지나치게 예술성에 치중해 대중성이 희박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대상을 받았으나 타작수준에 머무르는 재미라곤 자취를 감춘 영화들이 한 둘이 아니다. ‘나, 대니얼 블레이크’ ‘코끼리’ ‘전생을 회상할 수 있는 분메삼촌’ ‘댄서 인 더 다크’ 및 ‘와일드 앳 하트’ 등이 그런 것들. 그러나 봉감독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잘 조화시킬 줄 아는 감독으로 ‘기생충’은 현재 한국에서 빅히트 중이다.
나는 봉감독을 LA에서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 9년 전에 그의 영화 ‘마더’와 2년 전에 ‘옥자’ 홍보차 왔을 때다. 떠거머리 총각 모습에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그는 사람이 내적으로 든든하면서도 소박하고 겸손해 정이 갔다. 그는 각본을 쓰고 감독을 겸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역시 이 범주 안에 드는 박찬욱, 이창동, 홍상수 및 김기덕 등과 함께 세계가 알아주는 감독이다. 
봉감독은 장르를 뛰어넘으며 다양한 작품을 만들지만 특히 스릴러에 능하다. 그래서 서스펜스 스릴러의 장인인 히치콕을 좋아한다.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이 다 스릴러로 이로 인해 할리우드에서 스릴러각본이 많이 온다고 한다.
그의 작품이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장르를 선택하면서도 그 것을 있는 그대로 따르기보다 변형을 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르의 변형적 연출을 통해 오락성과 개인적 색채가 강한 예술성을 잘 결합할 줄 아는 감독이다.
봉감독이 ‘마더’로 LA를 방문한 것은 주연인 김혜자가 필자가 속한 LA영화비평가협회에 의해 2010년도 최우수 주연여배우로 뽑혔기 때문이었다. 시상식에 김혜자와 동석한 그는 “처음에 소식을 들었을 때 충격을 금치 못했지만 참으로 당연한 일”이라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이어 봉감독은 “아직도 영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현재 내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마더’까지가 자기 영화생애의 초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말대로 봉감독은 ‘마더’ 이후 만든 ‘설국열차’로 세계적 감독의 대열에 참여했고 ‘옥자’에 이어 ‘기생충’으로 명실공한 일급 세계감독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아버지로 인해 집안 분위기가 봉감독을 초등학생 때부터 영화 쪽으로 몰고 갔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방안에 처박혀(다소 대인 기피증이 있다고) 주한미군 방송 AFKN-TV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보면서 영화인의 꿈을 키우게 됐다. TV가 그의 시네마테크였다.
그 때 본 영화 중 깊은 충격과 감동을 받은 것이 프랑스의 앙리-조르지 클루조기 감독하고 이브 몽탕과 샤를르 바넬이 나온 서스펜스 스릴러 ‘공포의 보수’. 꼬마 때 이런 영화를 좋아했으니 상당히 조숙한 사람이다. 영화를 보면서도 대사를 몰라 상상으로 내용을 그리곤 했는데 그 뒤로 헛것을 자주 보는 버릇이 생겼다고. 이 헛것이야 말로 예술가의 비전이겠다. 그가 좋아하는 또 다른 감독들로는 김기영, 쇼헤이 이마무라(‘뱀장어’로 칸영화제 대상 수상) 그리고 조나산 데미. 
봉감독은 필자와의 인터뷰 끝에 “제작비에 대한 예의로라도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만 돈을 추구한다거나 내용을 타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결의가 단단해 보였다.
‘기생충’은 그가 만들겠다고 다짐한 작은 영화에 속한다. 백수가족의 가장 김기택(봉감독과 함께 4편의 작품을 만든 송강호)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자기 신원을 속이고 부잣집 박사장의 큰 딸의 과외공부 교사로 입주한 뒤 기우의 가족들이 하나씩 박사장의 집으로 진입해 기생한다는 내용. 빈부격차가 심한 ‘헬 조선’의 어두운 이면과 탐욕과 계급 간 갈등을 그린 블랙코미디이자 비극이요 스릴러 기운마저 감도는 현대판 우화라는 평을 받았다. ‘기생충’은 미국에서는 네온(Neon)사에 의해 10월 11일에 LA와 뉴욕 등 대도시에서부터 개봉된다. 이 때 개봉하는 이유는 시상시즌에 맞추기 위해서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케이 세라 세라’


나는 아직도 내가 중학생 때 서울 남영동에 있던 성남극장에서 본 히치콕의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에서 도리스 데이(사진)가 부르는 노래 ‘케이 세라, 세라’를 들으면서 노래가 참 좋구나하고 감탄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데이가 제임스 스튜어트의 아내로 나온 이 영화는 스릴러의 거장 히치콕의 영화치곤 타작이다.
노래의 원제는 ‘왓에버 윌 비, 윌 비’이지만 ‘세상만사 다 필연적이다’라는 뜻을 지닌 ‘케이 세라, 세라’로 더 잘 알려진 이 노래는 데이의 상표가 된 곡으로 오스카 주제가상을 탔다. 이 노래는 한국에서도 크게 유행했는데 ‘될 대로 되라’하면서 신세 한탄하는 사람들이 후렴처럼 빌려 쓰기도 했다.
배우이자 가수요 동물애호가로 미국의 국보급 존재였던 데이가 13일 캘리포니아주 카멜에서 97세로 타계했다. 데이하면 연상되는 모습이 깨끗하고 단정하고 착한 이웃집 아주머니의 그 것이다. 배우와 가수로서 데이의 인기가 절정을 이룬 1950년대 태평성대를 누리던 아이젠하워 시대에 딱 맞는 사람이었다. 데이는 이렇게 현모양처 형이면서도 야릇한 성적매력을 발산했는데 그의 목소리도 감칠맛 나게 달콤하면서도 어딘가 관능적이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가수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데이는 연기보다는 노래가 더 낫다는 생각이다. 데이의 연기는 무던한 편으로 그가 나온 많은 영화들이 로맨틱 코미디여서 보기엔 즐거우나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할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흥행몰이를 했던 데이는 생애 39편의 영화에 나와 록 허드슨과 공연한 로맨틱 코미디 ‘필로 토크’로 딱 한번 오스카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데이와 허드슨은 이 영화 외에도 또 다른 로맨틱 코미디 ‘러버 컴백’과 ‘센드 미 노 플라워스’등에서 좋은 콤비를 이뤘었다.
데이가 나온 또 다른 로맨틱 코미디들로는 클라크 게이블과 공연한 ‘티처스 펫’ 리처드 위드마크와 공연한 ‘터널 오브 러브’, 데이빗 니븐과 공연한 ‘플리즈 돈 이트 더 데이지스’및 제임스 가너와 공연한 ‘무브 오버, 달링’ 등이 있다. 데이의 마지막 영화는 역시 로맨틱 코미디로 브라이언 키스와 공연한 ‘위드 식스 유 겟 에그롤’이다. 이들은 다 그저 기분 좋고 따스한 무공해 영화들이다. 
그게 그거 같은 이런 영화들을 제치고 데이가 십분 연기력을 발휘한 영화가 웨스턴 뮤지컬 ‘컬래미티 제인’이다. 데이는 여기서 서부시대 실제 인물이었던 총 잘 쏘는 괄괄한 남자 스타일의 컬래미티 제인으로 나와 맹렬한 연기를 한다. 여기서 데이가 부른 주제가 ‘시크릿 러브’도 오스카 주제가상을 탔는데 이 영화는 데이가 가장 좋아하는 자기 작품. 데이의 상대역인 전설적인 서부의 총잡이 와일드 빌 히칵으로는 하워드 킬이 나온다.
그리고 뮤지컬 드라마 ‘러브 미 오어 리브 미’에서는 1920년대 시카고의 실제 갱스터였던 마틴 스나이더(제임스 캐그니)의 가수 연인 루스 에팅으로 나와 호연했다. 또 스릴러 ‘미드나잇 레이스’에서는 스토커에 시달리는 부잣집 아내(남편 역은 렉스 해리슨)로 나와 자주 비명을 질러대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데이는 ‘케이 세라, 세라’와 ‘시크릿 러브’ 외에도 수많은 히트곡들을 냈는데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센티멘탈 저니’와 ‘이츠 매직’ 그리고 ‘바이 더 라이트 오브 더 실버리 문’이다. ‘센티멘탈 저니’는 1945년에 나와 2차대전 참전 미군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데이는 생애 뒤 늦게 2011년 자신의 히트곡 모음집 ‘마이 하트’를 출반했는데 이 음반은 나도 갖고 있다.
데이는 2011년 LA영화비평가협회에 의해 생애업적상 수상자로 뽑혔다. 그러나 2012년 1월에 열린 시상식만찬에는 참석치 않고 대신 집에서 전화로 보낸 고맙다는 메시지를 들었던기억이 난다. 데이는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가 매우 사랑한 스타였다. 생애업적상인 세실 B. 드밀상을 비롯해 무려 세 차례나 인기상을 탔다.
온화하고 상냥한 모습으로 가정생활도 평탄할 것 같았던 데이는 뜻 밖에도 결혼생활은 불행했다. 모두 네 차례 결혼했는데 세 번째 남편 마티 멜처는 데이가 벌어놓은 돈 2,000만달러를 아내 몰래 투자해 탕진하고 50만달러의 빚까지 남기고 죽었다. TV출연을 싫어하는 데이가 1968년 CBS의 ‘도리스 데이 쇼“의 호스트를 수락한 까닭도 파산에서 벗어나고 죽은 남편의 동업자를 상대로 제기할 소송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데이는 1970년대 초 은퇴해 카멜에서 동물애호가로 활동했다.
신시내티에서 출생한 도리스 데이(본명 도리스 카펠하프)는 처음에 10대 때부터 재능을 보인 댄서로 활동하려고 했으나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 포기했다. 이어 라디오쇼에서 노래하는 데이의 음성을 들은 신시내티의 밴드리더 바니 랩이 데이를 자기 나이트클럽 쇼에 출연시키면서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데이는 생애 총 30곡의 탑20를 기록했다. 미국의 스윗하트라 불리던 데이는 이제 저 세상으로 ‘센티멘탈 저니’를 떠났다. 페어웰 도리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2019년 5월 13일 월요일

‘허슬’ (The Hustle)


서로 닮은 데라곤 없는 두 사기꾼 페니(왼쪽)와 조세핀이 다음 행동을 위해 논의를 하고 있다.

뚱보-미녀 콤비, 부자 남자 등치는 코미디 사기극


잘 나가는 두 스타 레벨 윌슨과 앤 해사웨이가 동료 사기꾼들로 나와 터무니없는 소리와 행동을 해대는 참으로 한심한 영화로 창작력을 상실한 할리웃 스튜디오의 또 하나의 꼴불견의 해프닝과도 같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말론 브랜도와 데이빗 니븐이 나온 ‘베드타임 스토리’(1964)와 이를 리메이크한 스티브 마틴과 마이클 케인이 주연한 ‘더티 로튼 스카운들러’(1988)의 두 번째 리메이크로 이번엔 주인공들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했다.
화사한 외면에 비해 내용은 영양실조에 걸린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싸구려 분 냄새가 나는 영화로 마치 잘못 만든 무성영화 시대의 홀쭉이와 뚱보 코미디언 콤비였던 로렐과 하디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뚱보 코미디언 윌슨이 제작까지 했는데 영화에서 계속해 뚱뚱한 자기를 비하하는 농담을 하는 것을 살이 찐 여성관객들이 보면 어떻게 느낄 것인가 하고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그리고 이 영화는 탐욕이 좋다고 찬양하는 물질만능주의 영화이기도 하다.
영국 태생의 조세핀(해사웨이)은 절경인 프랑스 남부 해안 휴양지에 고급주택을 소유한 패션감각이 뛰어난 콧대 높은 부자인데 재미로 자기 미모를 미끼로 마을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부자 남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쳐 거액의 돈이나 보석 등을 사취한다. 
미국 중부의 싸구려 술집에서 일하는 호주태생의 페니(윌슨)는 온라인에서 만난 남자와 데이트를 시도하나 매번 실패한다. 그래서 큰 마음먹고 유럽에 가서 돈 많은 남자 노리겠다며 유럽에 도착해 기차에 오른다. 그리고 페니는 객차의 자기 앞에 앉은 남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데 이를 주시하는 사람이 기차에 동승한 조세핀.
이를 계기로 모양과 성격이 판이한 둘은 사기꾼 팀메이트가 되는데 먼저 페니는 자기보다 한 수 높은 조세핀으로부터 남자들을 등쳐먹는 방법을 배운다. 이 과정에서 페니는 자신의 뚱뚱한 몸을 혹사해가면서 넘어지고 자빠지고 하는데 눈이 먼 여자로까지 위장해 흰 지팡이를 휘두른다. 이를 옆에서 보고 있는 조세핀이 어떻게나 자주 화려한 드레스를 바꿔 입고 나오는지 마치 패션쇼를 보는 것 같다. 그런데 둘은 주로 여자 알기를 우습게 아는 남자들을 성대로 사기를 친다고 주장하는데 허튼 소리다. 
여하튼 여러 남자가 조세핀과 페니의 봉이 되는데 이들이 큰돈을 노리고 봉으로 겨냥한 남자가 어리숙한 젊은 하이텍 억만장자(알렉스 샤프). 둘이 사기 칠 액수는 자그마치 500,000달러. 해사웨이와 윌슨은 서로 상부상조해 팀웍을 이룬다기보다 각자가 따로 놀면서 서로를 상대로 소리를 질러대 시끄럽다. 이런 넌센스 코미디가 지녀야 할 광적인 불꽃이 튀지 않는 창백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크리스 애디슨 감독. PG-13.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내 아들’ (My Son)


쥘리앙(왼쪽, 기욤 카네)과 마리가 실종된 아들의  자연공부 캠프장에서 슬픔에 젖어 있다.

“실종된 아들 찾아라”추적 나선 아버지… 기욤 카네, 절망감·긴장 넘치는 연기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1차대전 드라마 ‘메리 크리스마스’(2005)를 연출한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카리옹 감독과 영화에 주연한 기욤 카네가 다시 콤비가 되어 만든 가족 드라마이자 납치 스릴러로 이런 내용을 다룬 다른 여러 영화들보다 특별히 다른 점은 없지만 카네의 영육을 쥐어짜는 듯한 연기가 시종일관 긴장감을 조성, 볼만하다.
상영시간 85분짜리 짧은 영화로 실종된 어린 아들을 찾기 위해 물불을 안 가리는 아버지의 절망감과 경찰의 도움을 뿌리치고 단독으로 아들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암담하기 짝이 없는 분위가 발생하면서 순조로운 호흡을 방해한다. 다소 터무니없는 점이 있긴 하나 즐길만한 영화다. 
한 겨울. 직업 때문에 국내와 해외 출장이 잦은 쥘리앙(기욤 카네)에게 프랑스 동부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사는 전처 마리(멜라니 로랑)로부터 공포에 질린 다급한 전화가 걸려온다. 자연 공부 캠프에 간 7세난 아들 마티스(리노 파파)가 밤새 실종됐다는 내용이다. 
황급히 차를 몰고 자기가 살던 마을로 달려온 쥘리앙과 경찰(모아메드 브리카)간의 인터뷰 과정에서 쥘리앙의 생활의 면모가 밝혀진다. 그의 잦은 출장으로 마리와 갈등을 일으켜 둘은 몇 년 전에 이혼했다는 사실이 쥘리앙과 마리의 대화를 통해 알려진다. 
쥘리앙이 아들의 실종에 더욱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그가 이혼 후 자기를 매우 사랑하는 아들을 거의 찾아보지 않았다는 죄책감 때문. 한편 마리는 동네에 사는 그레과(올리비에 드 베놔스)를 새 애인으로 삼아 동거 중이다.
아들의 실종에 미칠 것 같은 쥘리앙은 그레과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레과가 마티스에 대해 무관심한 것에 분노 그를 사정없이 구타한다. 그리고 쥘리앙은 그레과가 마리와 단둘이 오붓하게 살려고 마티스를 납치했다고 까지 생각한다.
이어 쥘리앙은 규칙대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을 무시하고 자기 나름대로 마티스의 실종을 납치라고 확신하고 아들을 찾아 나선다. 잿빛 날씨의 음침한 환경(촬영이 좋다) 속에 사방팔방으로 차를 몰고 다니면서 아들을 찾는 쥘리앙을 보고 있자니 속이 탄다.  
그런데 쥘리앙이 경찰을 따돌리고 혼자서 유능한 수사관처럼 아들의 납치사건을 풀어나간다는 것이 쉽게 믿어지질 않는다. 그리고 결말도 유럽영화 같지가 않다. 카네 외에도 많은 장면에 나오진 않지만 로랑의 초조와 비통 그리고 공포와 불안에 시달리는 어머니 모습의 연기도 훌륭하다. PG-13.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롱 샷’ (Long Shot)


플라스키가 필드의 두 참모들이 자켜보는 가운데 자기가 쓴 연설문을 필드(오른쪽)에게 보여주고 있다

황당 정치·로맨스 뒤섞인 할리웃판 풍자영화


터무니없는 소리 하고 있네. 구태의연하고 황당무계한 소리 하면서 억지를 부리는 전형적인 할리웃 스튜디오의 표본과도 같은 영화로 믿거나 말거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보면 그런대로 즐길 만은 하다. 
13세 때 자기를 베이비시팅한 3세 연상의 아름다운 여자를 사랑한 소년이 20여년 후 신문기자로서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 베이비시터의 연설문 작성자로 고용되면서 둘 사이에 사랑이 영근다는 로맨틱 코미디인데 끝이 영 설득력이 없다. 
마구잡이로 각본을 쓴 작품으로 꿈같은 소리하고 있는데 샬리즈 테론이 보기 드물게 코미디에 출연해 호기심 거리는 된다. 그런데 테론과 그의 상대역으로 나온 코미디언 세스 로건 간의 궁합이 썩 좋지가 않아 둘의 로맨스에서 열기를 못 느끼겠다. 
처음에 심층취재 기자 프레드 플라스키(세스 로건)가 나치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를 위장취재하다가 들통이 나는 에피소드로 시작된다. 이어 플라스키는 편집국장(한국계 랜달 박)으로부터 신문사가 폭스 스타일의 언론사 재벌인 웸블리(앤디 서키스)에게 팔렸다는 말을 듣고 직장을 때려친다. 
플라스키는 실직의 슬픔을 달래려고 끝발이 좋은 친구 랜스(오셰이 잭슨 주니어)를 불러내 술을 마시다가 랜스를 따라 언론사 유명인사들과 정치인들이 모인 맨해탄의 파티에 참석한다. 여기서 플라스키는 웸블리를 만나 그의 언론사가 국가에 백해무익한 것이라고 성토를 한다. 
이를 주시하는 여자가 미 국무장관 샬롯 필드(테론). 필드는 플라스키를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필드에게 다가간 플라스키가 “당신은 내가 어렸을 때 나의 베이비시터였다”고 말한다. 
필드는 이어 대통령후보가 되는데 그 사연이 웃긴다. 현 대통령인 체임버스(밥 오덴커크)는 TV에서 대통령으로 나온 코미디언(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뽑힌 TV 코미디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생각난다) 출신으로 TV로 복귀하겠다며 재출마를 포기했다. 이 영화는 상당히 정치적으로 정치 풍자영화라고 해도 좋다. 
그런데 필드는 어렸을 때부터 정치성이 강한 소녀여서 결국 국무장관까지 됐는데 그래서 팝문화나 재미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필드에게 부족한 것이 유머. 필드는 과거 플라스키의 기사를 읽고 즉흥적인 위트에 감탄한 바가 있어 그를 자기 연설문 작성자로 고용한다. 이에 결사반대하는 것이 필드의 두 고위 참모들. 그래서 이들은 플라스키를 내쫓으려고 온갖 사보타지 행위를 시도한다. 
필드는 자신이 슬로건으로 내건 환경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동참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세계순방에 나서는데 플라스키도 이에 동행하면서 연설문을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일어난다. 
그리고 필드는 서서히 플라스키에게 애정을 품게 되는데 필드가 덥수룩하니 수염을 기르고 막 자다 일어나 운동복 바람으로 밖에 나온 사람 모양의 어른아이와도 같은 필드를 사랑하게 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플라스키의 순진함과 자신을 생각하지 않는 정의감에 반해서일까. 
둘 사이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필드의 두 참모들은 필드에게 은근짜를 놓는 캐나다의 독신 수상 제임스 스튜어드(알렉산더 스카스가드)와 필드를 짝지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
대선의 열기가 깊어지면서 필드는 자신과 플라스키의 관계를 국민들에게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고민한다. 그리고 필드는 폭탄선언을 한다. 과연 필드는 미 역사상 최초의 여대통령이 될 것인가. 조나산 리바인 감독. R등급. Lionsgate.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