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8년 7월 13일 금요일

‘퍼즐’(Puzzle)


애그네스(왼쪽)와 로버트가 함께 직소 퍼즐을 풀고 있다.

천상 주부가 퍼즐 통해 잠재력·자존감 발견하는 과정 진지하고 지적으로 그려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남편 뒷바라지 하면서 가정밖에 모르던 소심한 여인이 직소 퍼즐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과 정열을 발휘하면서 자립과 자존을 발견하고 아울러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가 결정하는 과정을 진지하고 지적이며 아담하게 그린 소품으로 여성들이 아주 좋아하겠다.
모양은 작지만 내용은 큰 영화로 아늑하고 꾸밈이 없는데 특히 보기 좋은 것은 주인공 역의 켈리 맥도널드의 아름답고 절제되고 또한 인간적인 연기다. 감동적인 연기다. 이와 함께 맥도널드의 퍼즐 파트너로 나오는 인도의 베테런 배우 이르판 칸의 으스대는 변화무쌍한 연기가 좋은 대조를 이루는데 두 사람의 화학작용도 일품이다. 인물들의 성격 개발과 함께 소소한 것에까지 감독의 마크 터틀텁의 자상한 솜씨가 깃든 기분 좋은 작품이다. 
처음에 코네티컷 주 브리지포트에 사는 애그네스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 장면으로 시작된다. 널려진 컵과 플레이트들을 열심히 치우는 애그네스. 그리고 생일케이크가 나오면서 비로소 이 파티가 애그네스의 생일파티인 것을 알게 된다. 이토록 애그네스는 마치 옷장 속에 갇힌 사람처럼 산다. 
손님들이 간 뒤 선물을 뜯는 애그네스가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이 아주머니가 준 1,000개 조각으로 된 직소 퍼즐. 그리고 뜻밖에도 애그네스는 이 퍼즐을 불과 몇 시간 만에 조합한다. 여기서 희열을 느끼게 된 애그네스는 기차를 타고 맨해턴에 있는 이 퍼즐을 판 가게를 찾아가 다른 퍼즐들을 산다. 외출을 모르던 애그네스로선 큰 일이다. 이어 애그네스는 가게 진열대 위에 놓인 구인광고에서 퍼즐 챔피언십 경연대회에 함께 나갈 파트너를 찾는다는 글을 읽는다.
그래서 찾아간 사람이 인도계 시민 로버트(칸). 여기서부터 애그네스는 일주일에 한 번씩 로버트를 찾아가 퍼즐을 푸는데 그러다보니 어떤 날은 집에 늦게 귀하면서 자상하나 아내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남편(데이빗 덴맨)에게 거짓말까지 한다.
애그네스는 로버트와 퍼즐을 풀면서 자기 내면의 열정과 능력을 새로 깨닫게 되고 이로 인해 꽃처럼 활짝 피어난다. 이를 지켜보는 로버트는 이 여인을 깊이 존경하게 되고 이윽고 두 사람 간에 로맨스마저 피어난다. 그러나 영화에서 다소 어색한 것이 이 로맨스다. 다행히 애그네스는 이 로맨스에 매어달리지 않는다. 자유로워진 애그네스의 마지막 모습이 흐뭇하다. R등급. Sony Pictures Classics. ★★★½(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나무 밑에서’(Under the Tree)


잉가가 독기 어린 눈길로 이웃 발드윈네를 노려보고 있다.

정원의 나무 때문에 벌어지는 이웃과 분쟁이 증오·비극으로


최근 LA 인근 롱비치에 사는 한국인 남자가 자기가 사는 아파트 이웃 여인과의 분쟁 때문에 출동한 소방관을 사살한 사건이 말해주듯이 이 영화는 이웃과의 사소한 분쟁이 증오와 시기의 부채질을 받으면서 점점 커져 급기야 엄청난 비극을 초래하는 인간 우행에 관한 희비극이다.
시치미 뚝 떼고 사람 잡는 아이슬랜드 영화로 정원의 나무 때문에 일어나는 분쟁과 비극을 다룬 가족영화이자 블랙 코미디다. 멀쩡한 사람들이 사소한 일 때문에 감정을 상해 저지르는 끔찍한 행위에 경악을 하면서도 박장대소케 만드는 우습고도 생각하게 만드는 소품이다.
레이캬빅 교외의 장난감처럼 생긴 닮은 모양의 집에서 사는 중년 후반기의 잉가(에다 뵤르그빈스도티르)와 남편 발드빈(시구르두르 시구르존슨)의 집 정원에는 큰 나무가 있다. 둘은 고양이를 키운다. 둘의 옆집에는 개를 키우는 중년 후반기의 콘라드(도르스타인 박만)와 그의 젊은 둘째 아내로 운동을 즐기는 에이뵤르그(셀마 뵤른스도티르)가 살고 있다.
그런데 두 집은 개와 고양이처럼 사이가 안 좋다. 이유는 발드빈네 큰 나무가 콘라드의 집을 가려 큰 그림자를 드리우기 때문이다. 콘라드는 몇 번이나 발드빈에게 나무 좀 자르라고 부탁했지만 발드빈은 마이동풍. 사실 발드빈은 양순한 사람인데 독기가 있는 사람은 그의 아내 잉가. 잉가는 사사건건 젊은 에이뵤르그가 맘에 안 들어 온갖 흉을 본다. 잉가가 이렇게 마음이 검어진 데는 최근에 아들이 가출해 자살한 것이 큰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잉가 집에는 아내 아녜스에게서 쫓겨난 다른 아들 아틀리(스타인도르 흐로아 스타인도르슨)가 얹혀살고 있다. 그가 왜 아내로부터 쫓겨났는지는 후에 콘도 입주자회의에서 밝혀진다. 그런데 아틀리는 사람이 다소 어수룩해 법을 어기고 아내에게도 알리지 않고 어린 딸을 유치원에서 불러내 둘이 함께 나들이를 하는데 그가 엉뚱하게 나중에 양가 분쟁의 희생물이 된다.
두 집 간의 분쟁이 이어지면서 잉가의 고양이가 실종되고 이어 발드빈의 개가 실종된다. 이 개가 얼마 있다 다시 나타나는데 이 장면이 소름이 끼치면서도 요절복통하게 우습다. 잉가의 독기를 품은 복수심은 거의 광기나 다름없다.
발드빈은 잉가의 광기에 휩쓸려들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나 자기 차의 타이어들이 누군가에 의해 찢어지면서 생각을 바꾼다. 그리고 체인소와 갈퀴가 등장하면서 양가의 분쟁이 전투의 양상마저 띠운다. 한편 발드빈은 아틀리에게 콘라드가 자기 집 나무를 몰래 자르지 못하도록 마당에 텐트를 치고 망을 보라고 지시한다. 클라이맥스가 기가 막혀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를 모르겠다.
두 집 부부로 나온 인물들의 성격 묘사가 매우 뚜렷한데 배우들이 각기 자신들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외면과는 달리 안은 아주 음험하고 우울한 영화다. 잘 만들었다. 하프스타인 군나르 시구르드손 감독.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펠레처럼 차라


^월드컵 열기가 요즘 LA날씨처럼 화끈하다. 한국은 비록 16강에는 못 들었지만 2014년 월드컵 챔피언인 독일과의 대결에서 강한 투혼을 보여주면서 승리했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 경기에서  뮐러와 메시 그리고 호날두 같은 수퍼스타들이 경기에서 져 일찌감치 짐을 싸들고 귀국하는 바람에 월드컵의 스타파워도 크게 쇠약해진 분위기다. 그래도 월드컵만큼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경기는 없다.
축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는 누구일까. 전문가들은 주저 없이 브라질에 세 차례나 월드컵 챔피언십을 안겨준 펠레(77)를 꼽는다. 이런 펠레가 스크린에 나와 필드에서 공을 차면서 배우노릇을 한 영화가 ‘빅토리’(Victory^1981^사진)다. 이 영화는 2차대전 때 독일군에 포로가 된 연합군의 전직 축구선수들과 독일 대표팀과의 한판 승부를 다룬 ‘축구전쟁’ 영화다. 스포츠란 궁극적으로 극적 요소들인 인간관계와 상대방과의 대결 그리고 승패가 있는 것이어서 영화의 좋은 소재가 되고 있다. ‘빅토리’도 이런 요소를 고스란히 갖추고 있다. 
존 휴스턴이 감독하고 실베스터 스탤론, 마이클 케인, 맥스 본 시도 등 빅스타들과 함께 펠레를 비롯해 바비 모어(영국)와 오스발도 아딜레스(아르헨티나) 및 파울 반 힘스트(벨기에) 같은 축구 수퍼스타들이 나오는 멜로드라마다. 
1943년. 독일의 연합군 포로수용소에 새로 부임한 소장(본 시도)은 게르만족의 우수성을 선전하기 위해 영국의 스타 축구선수 출신인 포로 존 콜비(케인)에게 독일팀과의 경기를 제의한다.
이에 콜비는 다국적 전직 축구선수들로 포로팀을 구성한다. 펠레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시민이고 스탤론은 로버트 해치라는 이름의 축구 문외한인 캐나다군인으로 나온다. 한편 연합군사령부는 이 경기를 이용해 포로선수들을 탈출시킬 계획을 짠다.
파리의 콜롱브경기장. 5만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역사적인 적간의 올스타 게임이 벌어지고 심판의 편파 판정 속에 독일팀이 전반전을 4대1로 리드한다. 그리고 하프타임을 이용해 탈출하기로 했던 포로선수들은 자유를 포기하고 후반전에 돌입,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다.
이 승리에 일등공신 노릇을 하는 선수가 바나나킥을 구사하는 펠레. 축구와는 거리가 먼 해치는 짧은 연습을 거쳐 골키퍼를 맡아 독일팀의 페널티킥을 방어하면서 맹활약하는데 그런 신기는 스탤론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쇼스타코비치의 ‘레닌그라드’ 교향곡과 함께 빌 콘티(‘록키’의 음악 작곡)의 사람 흥분시키는 음악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마지막 20분간의 축구경기를 빼면 명장 휴스턴의 영화로선 타작수준이다.
펠레에 관한 또 다른 영화로는 ‘펠레:전설의 탄생’(Pele:Birth of a Legend^2016)이 있다. 펠레의 소년시절과 축구선수였던 아버지와 펠레의 관계를 다룬 것인데 상투적이요 단순하고 깊이가 모자라는 졸작이다.
경기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 축구영화가 ‘오프사이드’(Offside^2006)다. 2030년까지 작품 활동과 출국이 금지된 이란의 반체제 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만든 베를린영화제 은곰수상작. 2006년 월드컵 출전권을 놓고 이란과 바레인이 격돌하는 경기를 보고파 안달이 난 소녀의 드라마인데 문제는 여자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금지한 이란의 법.
그래서 소녀는 남장을 하고 입장을 했다가 들켜 역시 경기장에 숨어들었다가 적발된 몇 명의 여성팬들과 함께 경기장의 임시구치소에 수용된다. 이들을 지키는 군인이 경기를 보면서 그 내용을 여자들에게 중계하는 장면이 재미있다. 축구를 빌려다 이란의 여성차별을 비판한 작품이어서 국내 상영이 금지됐다.
제목에 베캄이라는 자기 이름이나오는데도 막상 본인은 뛰지 않는 축구영화가 ‘베캄처럼 차라’(Bend It Like Beckham^2002)다. 런던지역에 사는 보수적인 부모 때문에 부모 몰래 지역팀에서 뛰는 인도계소녀와 그를 격려하고 돕는 영국소녀(키라 나이틀리)의 우정과 강슛을 잘 섞은 영화다. 베캄은 영화 끝에 부인 빅토리아와 함께 잠깐 나온다.               
한국 사람이라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가 영국 감독 대니얼 고든이 만든 기록영화 ‘그들 생애의 경기’(The Game of Their Lives^2002)다. 1966년 영국에서 열린 월드컵경기에서 북한의 천리마 축구단이 강호 이탈리아를 1대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던 사실을 담았다. 당시 북한이 이탈리아를 이길 확률은 1,000대 1이어서 이 경기는 월드컵 사상 최대의 충격적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2022년 11월부터 12월에 걸쳐 카타르에서 열리는 다음 월드컵경기에서는 한국과 북한이 한 팀이 되어 뛰는 것을 보고 싶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2018년 6월 29일 금요일

리브 노 트레이스(Leave No Trace)


톰(왼쪽)과 윌은 사회를 등지고 숲속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산다.

세상 등지고 숲에서 사는 아버지와 딸의 생존과 사랑


세상을 등지고 숲속에서 사는 아버지와 딸의 세상 주변인들로서의 삶과 사랑과 존경으로 연결된 두 사람의 관계를 그린 조용하고 부드럽고 사려 깊은 소품 드라마로 강렬한 충격을 주지는 못하나 보고 난 후에도 영화의 이미지와 내용과 배우들의 연기가 한동안 뇌리와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 우아한 작품이다.
감독은 제니퍼 로렌스를 일약 스타로 만들어준 소품 ‘윈터즈 본’(Winter‘s Bone-2010)을 만든 여류 데브라 그래닉으로 두 영화가 다 사회의 주변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얘기는 빈약할 정도로 간결하지만 감독은 아버지와 딸을 연민과 동정과 깊은 이해의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검소하고 사려 깊게 이들의 생존과 사랑을 다루고 있다. 일종의 소녀의 성장기이기도 한데 아버지로 나오는 벤 포스터와 딸로 나오는 뉴질랜드 배우 토마신 하코트 맥켄지의 콤비와 착 가라앉은 연기가 감동적이다. 맥켄지는 훌륭한 배우가 되겠다. 
영화는 오레곤 주 포틀랜드의 국립공원의 깊은 숲속에서 텐트를 치고 사는 윌(포스터)과 그의 13세 난 딸 톰(맥켄지)이 아침에 일어나 밥 지어먹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윌은 철저히 문명과 사회를 기피하는 사람으로 딸이 독립 정신을 갖도록 격려하면서도 사회로 내려 보내진 않는다. 톰도 이에 불만 없이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하면서 둘이 평화 공존하는데 둘은 서로에게 철저히 의존하면서 사는 관계다. 
둘이 세상 밖으로 나가는 때는 식료품을 살 때와 재향군인인 윌이 병원에서 약을 받으러 갈 때 뿐이다. 윌이 세상을 기피하는 이유는 그의 종군 후유증 때문임을 알 수가 있다. 
윌과 톰은 당국의 단속에 걸려 사회보장센터에 보내지는데 여기서 잠시 헤어졌던 둘은 센터의 도움으로 목장을 경영하는 사람의 집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사회와 문명을 하나의 교도소로 여기는 윌은 며칠 못 가 톰을 데리고 다시 숲속으로 돌아간다. 
윌과 톰은 숲속과 도시에서 다른 텐트 족들과 재향군인들과 사회봉사자들과 좌표를 잃은 10대들 그리고 친절한 종교지도자들을 만나는데 이들이 마지막에 조우하는 사람들은 숲 속에 자리 잡은 트레일러에서 사는 사람들. 그리고 여기서 톰은 자기가 더 이상 아버지와 함께 숲 속에서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디까지나 딸의 독립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윌은 톰을 남겨 놓고 다시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간다. 둘의 이별이 가슴을 아프게 파고드는데 영화는 윌과 톰이 언젠가 다시 만날 것 같은 여운을 남긴다. 
연기를 잘 하는 포스터의 안으로 폭발할 것 같으면서도 자비롭고 부드러운 연기와 맥켄지의 나이를 넘어선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가득한 연기가 빛을 발한다. ★★★½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주라기 세계: 몰락한 왕국 (Jurassic World: Fallen Kingdom)


오웬 그레이디(오른 쪽)가 자기가 어렸을 때 키운 공룡을 달래고 있다. 겁에 질린 여자가 클레어 디어링.

더 사나워진 공룡들을 구하라


스티븐 스필버그가 1993년에 고 마이클 크라이턴의 동명 공상과학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주라기 공원’의 4번째 속편 격으로 편을 거듭할수록 공룡들이 더욱 잔인하고 사나워진다. 이번 것은 3년 전에 나온 ‘주라기 세계’의 첫 속편이다. 
온갖 흉측한 모양을 한 거대한 공룡들이 나와 괴성을 지르면서 서로 사생결단을 하다가 사람을 보면 입으로 물어 씹어 먹어버리는 전형적인 여름철용 블록버스터 오락물로 얘기가 터무니가 없다 못해 어리석기 짝이 없다. 
그러나 특수효과로 만든 공룡들의 난리법석과 두 주인공 크리스 프랫과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감독 론 하워드의 딸)의 콤비가 괜찮은데 종종 유머를 집어넣어 때로 살벌한 분위기를 다독여 주고 있다.
오프닝 크레딧 이전에 공룡들의 섬 이슬라 뉴블라에서 부터 시작된다. 두 사람이 원형 투명 수중 탐색선을 타고 해저에 가라앉은 공룡의 사체를 찾는데 갑자기 뒤에서 거대한 공룡이 나타나 탐색선을 공격하면서 둘은 공룡의 밥이 된다. 이들에 이어 수많은 사람들이 공룡들의 밥이 된다. 
이슬라 뉴블라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미 의회는 공룡들을 살릴 것이냐 또는 죽도록 놔둘 것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을 한다. 의회 청문회에 나와 공룡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주라기’시리즈의 단골 제프 골드블럼. 
이어 존 해몬드(시리즈에서 리처드 아텐보로가 역을 맡았다)와 함께 주라기 공원을 설립한 벤자민 락우드(제임스 크롬웰)가 캘리포니아의 박물관 같은 자택으로 클레어 디어링(하워드 달라스가 야무지다)을 불러 전편에서 함께 활동한 공룡 사육사인 오웬 그레이디(프랫이 너스레를 떨면서 잘 한다)와 함께 섬에서 공룡들을 구출해 인근 보호지로 옮겨달라고 당부한다.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이 어쩐지 정체가 수상한 벤자민의 비서격인 엘리(레이프 스팔). 
오웬과 클레어가 고생물학자 지아(다니엘라 피네다)와 컴퓨터 전문가 프랭클린(저스티스 스미스)과 함께 화산이 계속해 용암을 분출하는 섬에 도착하니 엘리가 고용한 용병들이 공룡 수거에 분주하다. 
엘리는 무슨 목적으로 공룡 구출작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인가. 터무니없는 공룡의 유전인자 조작과 더욱 사나워진 공룡들을 국제경매에 내놓고 파는 참으로 믿기 어려운 얘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에 갇혔던 공룡들이 우리를 부수고 밖으로 뛰어 나오면서 경매장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가다가 공룡들에게 짓밟히고 물어 뜯긴다. 속편이 나올 것 같다. 
J.A. 베이오나 감독. PG-13. ★★★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불복종’ 의 레이철 바이스




영화 ‘불복종’(Disobedience)에서 유대교 랍비인 아버지의 죽음을 맞아 오래간만에 뉴욕으로부터 자기가 뛰쳐나온 런던 북부의 정통 보수 유대인 동네를 찾아와 결혼한 옛 동성애 연인과 사랑을 재점화시키는 사진사 로닛으로 나오는 레이철 바이스(48)와의 인터뷰가 최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호텔에서 있었다. 감독은 올해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을  탄 ‘팬타스틱 우먼’(A Fantastic Woman)을 만든 칠레의 세바스티안 렐리오.
짙고 뚜렷한 윤곽의 아름다운 여인으로 지적인 바이스는 상냥하고 친절하게 물음에 대답했는데 친근감이 느껴지면서도 어딘가 엄격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바이스는 현재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을 맡고 있는 대니얼 크레이그의 아내다.


“정통 유대교·동성애 소재로 자유를 찾는 여정”


▲당신은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는데 로닛의 상대역인 에스티로 레이철 맥애담스를 선택한 것도 당신인가.
“감독인 렐리오와 상의해 처음으로 고른 사람이 맥애담스였다. 맥애담스는 각본을 읽고 당장에 반해 내게 ‘내 가슴이 에스티 역을 하고파서 피를 흘리고 있다’며 역을 달라고 했다. 맥애담스에게 처음으로 역을 제공한 우리는 참 운이 좋았다.” 

▲배우로서 역에 깊이 함몰되기 위해 때로 음악에 의존하는가.
“맡은 역의 감정에 빠져들기 위해 음악을 듣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어떤 음악을 들을 때면 감정이 용솟음치곤 했다. 로닛과 에스티가 오래간만에 만나 사랑을 재점화시키는데 그들이 옛날에 듣던 팝뮤직이 크게 작용을 한 것처럼 오래된 팝뮤직은 그 어느 다른 것들보다 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로닛은 매우 강하고 남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데 그런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로닛은 강하다기보다 반항적이라고 봐야겠다. 복종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실 그는 연약하고 허점이 있는 사람이다. 그가 오래 전에 떠난 집으로 잠시나마 돌아온 것은 자신으로부터 절단된 과거와의 재연결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무언가로부터 계속해 도망 다니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개인의 자유를 찾는 이야기라고도 하겠다.”

▲이 영화는 렐리오의 첫 영어 영화인데 그와 일한 경험은.
“렐리오는 영어를 잘 구사하는데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내가 이 영화의 원작인 책을 그에게 보냈는데 가톨릭신자로 동성애자가 아닌 그가 연출을 쾌히 수락한데 대해 처음엔 놀랐다. 그는 각본에도 참여했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렐리오가 런던에 사는 유대인들에 관한 이 영화를 만든 것은 대만 사람인 앙리가 옛날 영국 사람들의 얘기인 ‘이성과 감성’을 연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렐리오는 책과는 아주 거리가 먼 문화권에 속하나 매우 예민한 감각을 지닌 사람이다.” 

▲어떻게 해서 렐리오를 감독으로 선정했는가
“58세 난 여인의 성적욕망과 데이트의 실패를 사실적이면서도 우습게 그린 ‘글로리아’(Gloria)를 보고 감동했기 때문이다. 미국영화 같았으면 글로리아는 할머니로나 나왔을 것이다. 렐리오는 58세 여자도 성적 욕망이 강하고 또 그 나이가 생의 성숙기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 영화야 말로 걸작이다. 그래서 그에게 이 영화의 연출을 맡긴 것이다.”

옛 연인 사이인 로닛과 에스티(왼쪽)가 밀회장소를 찾아가고 있다.

▲무엇 때문에 영화의 소재에 이끌렸는가.
“정통 보수 유대교인들의 사회라는 외부와 차단된 사람들의 얘기이기 때문이다. 난 두 여자의 얘기를 찾고 있었다. 소설은 내가 자란 런던 북부 사람들의 얘기이면서도 내가 전연 몰랐던 사회의 얘기라는 점에 이끌렸다. 그들의 사회는 철저히 사적인 사회다.”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인가.
“로닛이 어렸을 때 자기 사회를 떠났듯이 사라질 수 있는 용기다. 또 어떻게 개인이 자유로울 수 있으며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어떻게 자신이 되고픈 사람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정통 보수 유대교인 사회의 얘기이면서도 모든 집단에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얘기로 보는가.
“자기 사회에만 집념하는 모든 다른 집단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얘기다. 무슬림과 기독교를 비롯해 극단적으로 자기 집단에만 집착하는 모든 사람들의 얘기라고 생각한다. 렐리오가 이 얘기에 이끌린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리고 이 얘기는 소설을 쓴 네이오미 알더만의 경험담이다.”

▲로닛은 사진사인데 당신도 사진촬영에 능한가.
“사진사는 아니지만 사진 작품을 수집한다. 하셀블라드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법은 배웠다. 나는 사진을 잘 찍는 재능은 없지만 사진을 사랑하고 사진 작품을 수집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당신의 부모는 유대인인데 그 부모 아래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가.
“아버지는 유대인이나 어머니는 엄격한 가톨릭 집안 태생이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결혼하려고 개종했다. 따라서 나는 두 종교를 다 이해하며 자랐다. 그러나 난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다. 내가 자란 사회의 사람들은 신에 집착하는 극보수파 유대인들이어서 내겐 이상하게 보였다. 하지만 믿음이란 아름다운 것이다. 난 아직 그 것을 찾지 못했으나 언젠가 신을 찾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로닛과 에스티의 섹스 신은 매우 뜨겁고 또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데 그 장면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가. 
“섹스 신을 찍을 때면 늘 이것이 정말로 얘기에 필요한 것이냐는 점을 생각하곤 한다. 우리의 섹스 신은 얘기의 중심으로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성적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온 에스티가 로닛을 만나면서 비로소 둘만이 서로의 감정을 노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우 감정적인 부분이다. 감독이나 나나 연기하기 전에 준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 장면만을 위해선 준비했다. 렐리오가 미리 구상한대로 섹스 신을 찍었는데 하루 종일 찍었지만 영화에는 단 6분간만 계속된다. 그리고 잘 보면 알겠지만 노골적인 나체장면은 없다. 나체를 보는 것보다는 상상하는 것이 더 에로틱하다. 그러나 우리의 섹스 신은 단지 섹스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두 사람의 영혼이자 마음의 표현이다. 매우 깊은 것이다.”

▲바쁜 연기자로서의 삶과 아들을 둔 어머니로서의 삶에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가.
“내 아들 헨리 챈스 아로노프스키(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마더!’ 감독)는 11살이다. 다른 모든 직업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직업과 가정에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직업여성으로 어머니 노릇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그저 일하다가도 시간을 내 아이에게 그 시간을 할애하는 수밖에 없다. 난 지금 직업여성으로서나 어머니로서 모두 스스로를 즐기고 있다.”

▲다음 작품은 무엇인가.
“가을에 나올 ‘페이보릿’(The Favorite)으로 그리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연출했다. 1608년 영국의 앤 여왕시대 궁정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힘든 성격을 지닌 3명의 여자들의 권력쟁취 드라마다. 나와 엠마 스톤과 올리비아 콜만이 주연이다. 아직 완성된 영화는 안 봤지만 각본이 아주 좋다.”

▲에스티의 남편인 젊은 랍비 역의 알레산드로 니볼라는 어떻게 선정했는가.
“우린 20여 년 전에 마이클 윈터바틈 감독의 ‘나는 너를 원해’(I Want You)라는 영화에서 공연한 바 있다. 그래서 우린 그 때부터 서로 알고 지내온 사이다. 그가 각본을 읽은 뒤 완전히 자기 역에 몰입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의 역은 초강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고 또 완전히 자기를 바쳐야 하는 것이다. 정말로 하기를 원해야 되는 역이다. 니볼라는 참으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완전히 역과 동일 인물이 된 연기다. 그러나 그는 유대교인도 아니고 또 그런 사회에서도 자라지 않았다. 그런데도 니볼라는 자기 역을 진실로 이해했다. 그는 훌륭한 배우다.” 

▲영화의 메시지 중 하나가 자유라고 말했는데 당신에게 있어 자유는 어떤 뜻을 지녔는가.
“자유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그것은 도전이다. 그것은 인간이 되기 위한 가장 힘든 도전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난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겠다. 난 그저 하나의 배우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이 얘기를 사랑한 까닭은 그것이 자유에 대한 명상이기 때문이다. 자유로우려면 불복종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인데 따라서 불복종이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유럽 삼국지


세트 방문과 배우와 감독 인터뷰 차 김정은과 트럼프가 만나고 월드컵 경기가 시작된 지난 한주 간 스페인과 영국과 이탈리아를 다녀왔다. 번갯불에 콩 구어 먹은 여정에서 인터뷰한 사람들은 조지 클루니를 비롯한 총 13명.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해변 가 좁은 골목에 오밀조밀 들어선 아파트마다 베란다에 빨래를 내건 정경이 한국 모습이다. 바르셀로나는 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카탈로니아의 수도. 카탈로니아는 작년 9월 주민투표를 통해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선언을 했다가 스페인 정부로부터 불법조치를 당해 정치지도자들이 투옥되거나 망명을 했다.
그 후 카탈로니아는 최근에서야 자치권을 회복했는데 새로 지역 대통령으로 선출된 큄 토라가  다시 10월 1일에 독립 찬반투표를 하겠다고 선언, 귀추가 주목된다. 길을 걷다보면 아파트에 ‘리베르타’(해방)라고 쓴 현수막과 함께 카탈로니아기가 걸린 것을 보게 된다(사진).
소매치기 많기로 유명한 바르셀로나의 명품인 속칭 가우디성당을 보려고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의 키다리 스웨덴 동료회원 마그너스와 함께 폭염 속으로 나섰다. 갈증을 풀려고 성당 앞 노천카페에서 마신 생맥주 한 잔 값이 무려 10유로. 노상강도나 진배없다.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성당은 1882년에 짓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100년이 넘도록 계속해 짓고 있는데 곰팡이를 뒤집어 쓴 것 같은 옛 성당 자태가 엄숙하다.
그런데 옛 성당 뒤로 짓고 있는 새 건물의 뾰족탑 위 십자가와 허리춤에 조각한 성당이름에   빨간색을 입혀 불경스럽게도 마치 베이가스의 카지노를 옮겨 놓은 것 같다. 가우디 사망 100주년이 되는 2026년에야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나는 소위 관광지의 명물을 볼 때마다 감탄을 제대로 못하고 서먹하기만 해 공연히 죄책감에 빠지곤 한다. 마치 글로만 소통하던 여인을 막상 만나고 나니 안 보니 만 못한 심정이라고나 할까. 상상이 실제보다 아름다운 탓일까.
작년에 트럭테러로 14명이 사망한 산타모니카의 프로미나드 확대판인 올드타운을 걷는데 아프리카 흑인들이 대마초 사라고 권유한다. 부자들의 요트가 정박한 부두 주위로는 아프리카 흑인들이 노상에 즐비하니 가짜 루이뷔통과 나이키 등을 늘어놓고 팔고 있다. 경찰이 단속도 안 한다.
사방에서 담배들을 태우고 한 집 건너 있다시피 한 노천카페에서 느긋하니 맥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자유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통제가 심한 LA보다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다. 유럽의 서민적 자유가 미국의 그 것보다 훨씬 관대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이날 총 1만8,597보를 걸었다. 총 6.4마일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범죄 스릴러 ‘거미집의 여인’의 주인공 클레어 포이와 한국계 존 조가 주연하는 컴퓨터 스릴러 ‘서칭’의 인도계 감독 아네쉬 차간티 등을 인터뷰하고 런던에 도착했다. 내가 좋아하는 구름이 낀 날씨다.
스타즈 TV의 시리즈인 초현실적 스파이 스릴러 ‘룩’의 세트 방문에 이어 시리즈에 나오는 졸리 리처드슨(바네사 레드그레이브의 딸) 등을 인터뷰한 뒤 저녁에 마그너스와 함께 템즈강 인근의 숙소로 런던에서 최초로 전기승강기를 설치한 사보이호텔을 나와 코벤트가든 주위로 산책을 나섰다. 영국의 선술집 펍에 들러 맥주를 시킨 뒤 싸늘한 공기가 기분 좋은 술집 앞 보도에서 마시면서 런더너 흉내를 냈다. 밤 11시가 되니 바텐더가 술집 기둥에 매어달린 종을 “땡 땡”하고 치면서 문 닫는다고 통보한다.
런던을 떠나 이탈리아의 피서지인 사르디니아 섬에 왔다. 조지 클루니가 제작·감독하고 출연도 하는 훌루 TV 시리즈 ‘캐치-22’의 세트를 방문하고 클루니 등을 인터뷰하기 위해서다. 진퇴양난의 처지를 뜻하는 ‘캐치-22’는 조셉 헬러가 쓴 전쟁 풍자소설이 원작이다. 올비아라는 마을의 안 쓰는 활주로에서 찍는 현장을 방문하고 인터뷰에 들어갔는데 내가 몹시 보고팠던 배우는 종종 만나는 사람 좋은 클루니 보다는 이탈리아의 베테런 스타로 시리즈에서 로마 사창가 포주로 나오는 지안칼로 지아니니(75)였다. 지아니니는 여류감독 리나 워트물러가 만든 ‘7명의 미녀들’과 ‘표류’ 등에 나온 명배우다.
사르디니아는 휴양지답게 하늘과 바다가 깨어질듯이 청명하고 태양이 제 성을 못 이겨 속 열기를 활활 내뿜고 있었다. 나는 이런 태양의 횡포를 볼 때마다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생각난다. 뫼르소는 해변에 나갔다가 별 이유도 없이 아랍인을 총으로 쏴 죽이는데 구태여 이유를 찾자면 작열하는 태양 탓. 나도 뫼르소처럼 가학적인 태양을 대하게 되면 머리가 아프다.
귀국 행 비행기를 타려고 다시 런던에 도착하니 바람이 불고 쌀쌀한 날씨가 쓸쓸해서 살 것 같았다. 땅에 머문 시간보다 공중에 떠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은 여행이었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