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2017년 5월 2일 화요일

‘토스카’


LA오페라가 현재 공연 중인 푸치니의 ‘토스카’(Tosca)는 무대의 커튼에 뿌려진 선혈처럼 피로 얼룩진 비극적인 작품이다. 사랑과 질투, 욕정과 정절 그리고 배신과 죽음으로 엮어진 극적이요 정열적인 내용 때문에 팬들의 ‘올타임 페이보릿’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3막 전체가 아름답고 로맨틱하며 격정적인 멜로디로 짜여 있어 평범한 대사마저 듣기 좋다. 제1막에서 자기 애인인 성당화가 카바라도시가 그리는 막달라 마리아의 초상을 보고 질투를 하는 토스카와 카바라도시가 주고받는 대화가 그렇다.
토스카는 질투심과 신심이 강한 여자로 정열적이요 용감하고 맹렬한데 이에 비하면 카바라도시는 다소 ‘마마 보이’처럼 느껴진다. 이런 역인만큼 토스카는 프리 마돈나들의 꿈의 역으로 토스카하면 대뜸 떠오르는 명창이 마리아 칼라스다.
내가 ‘토스카’를 처음 들은 음반도 칼라스의 것으로 카바라도시로는 미남 테너 주세페 디 스테파노가 그리고 카바라도시의 연적인 스카르피아로는 바리톤 티토 고비가 노래했다. 황홀무아 지경이다. 칼라스와 스테파노는 오페라계의 전설적 동반자로 여러 차례 함께 순회공연을 했고 많은 음반을 남겼다.
지난 22일 개막된 ‘토스카’는 토스카 역의 소프라노 손드라 라드바놉스키의 강력한 음성이 장내를 뒤흔들어 놓은 공연이었다. 막강한 음성으로 풍요롭고 거대하면서도 음색이 곱고 깨끗했다. 그가 제2막에서 부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듣자니 콧등이 시큰해진다.
종교적 의미가 강하면서도 세속적인 것들로 가득 찬 이 오페라에서 라드바놉스키에 못지않게 강한 인상을 남긴 사람이 로마의 경시총감 스카르피아 역의 바리톤 암브로지오 마에스트리. 스카르피아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취하고 버리는 탐욕스런 자로 또 하나의 축재 대상인 토스카에 대한 욕망 때문에 신마저 잊게 된다며 울부짖는데 듬직한 체구의 마에스트리가 체구에 걸 맞는 강렬한 음성으로 노래했다. 그는 노래 뿐 아니라 사악하고 폭군적이며 아울러 간교한 스카르피아의 연기도 잘 했다.
토스카와 카바라도시의 콤비 보다는 토스카와 스카르피아의 대립관계가 더 맹렬한 불꽃을 튕겼다. 제2막을 가득채운 스카르피아와 토스카의 욕정과 정절을 지키려는 순정의 공방전이 볼만하다.
라드바놉스키 역시 연기가 좋다. 제1막에서 카바라도시에게 막달라 마리아의 눈을 검게 칠하라고 질투를 부리는 모습은 철부지 아이 같다가 스카르피아와의 대결 끝에 그를 칼로 찔러 죽인 뒤(사진) 비참에 잠긴 모습이 처절하다. 순수와 존엄성과 강한 의지를 잘 표현했다.
스카르피아와 토스카처럼 역시 비명횡사하는 카바라도시 역의 러셀 토마스도 맑고 풍성한 음성이다. 제1막의 아리아 ‘오묘한 조화’가 청아하고 서정적이며 제3막의 유명한 ‘별은 빛나건만’ 역시 아름답고 고고하다.
그런데 토마스는 노래는 잘 불렀지만 감성이 다소 부족했다. 그리고 안경을 낀 거구의 토마스가 카바라도시 역에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와 라드바놉스키 간에 타오르는 로맨틱한 사랑의 열기도 미적지근하게 감촉됐다. ‘로맨스 무슨 로맨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런 느낌을 가지면서 새삼 오페라는 시각 드라마이자 성악 멜로디라는 말과 함께 지난 2004년 4월 런던의 로열오페라에서 일어났던 ‘뚱보 여가수’ 해프닝이 떠올랐다. 그 때 로열오페라가 리햐르트 슈트라우스의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 공연에 출연 예정이던 소프라노 데보라 보이크트를 뚱뚱하다는 이유로 퇴짜를 놓았었다.
당시 체중 220파운드였던 보이크트가 날씬한 검은 칵테일 드레스를 입은 아리아드네로 나오기엔 지나치게 뚱뚱하다는 것이 이유. 이로 인해 오페라계에서는 스타일이 먼저냐 아니면 내용이 먼저냐는 문제를 놓고 찬반토론이 요란했었다. 이 때 보이크트에 대한  퇴짜에 찬성했던 한 음악저술가는 “폐병을 앓는 미미(라 보엠)를 뚱보가 노래한다는 것은 꼴불견에 가깝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카바라도시의 대명사와도 같은 뚱보 파바로티가 지난 2004년 3월 메트오페라의 ‘토스카’에서의 카바라도시 역으로 은퇴 공연을 했을 때 그가 과체중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비평가들로 부터 명예롭지 못한 퇴장이라는 말을 들었었다. 그 때 파바로티는 제3막에서 총살당해 쓰러지면서 마치 낮잠이라도 자려는 듯이 자기 주위에 잔뜩 깔아놓은 베개들 위로 조심스럽게 몸을 눕혀 관객들의 폭소가 음악소리를 압도했다고 한다.
‘토스카’는 오는 5월13일까지 다운타운의 뮤직센터에서 공연된다. 마지막 공연에서는 멜로디 모어가 토스카로 나오고 한국계 바리톤 윤기훈이 스카르피아를 노래 부른다. 22일 공연의  LA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지휘는 상임지휘자 제임스 콘론이 맡았는데 훌륭한 연주였다. 마지막 공연 지휘는 LA 매스터코랄 감독 그랜트 거숀이 한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2017년 4월 24일 월요일

조용한 정열(A Quiet Passion)


에밀리(왼쪽)와 여동생 비니가 파티의 남자들을 관찰하고 있다.

여류시인 에밀리 딕킨슨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시적 감각을 지닌 영국 감독 테렌스 데이비스(각본 겸)가 그린 19세기 중반 미 매사추세츠 주 앰허스트에 살았던 여류시인 에밀리 딕킨슨의 초상화로 아름답고 진지하며 유려하다. 마치 긴 시 구절로 이어진 한 폭의 시화를 보는 느낌인데 데이비스 특유의 느리고 서정적인 카메라 움직임이 인물들과 주변 환경을 화사하게 담아내고 있다.
종교적으로 또 남녀 간의 차별이 엄격하던 시절 독립적이요 반항적이며 사색하는 시인의 자기 정체성과 신념의 고수와 함께 그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렸다. 대사가 많고 다소 흐름이 느려 서술이 고여 있는 것은 사실이나 딕킨슨 역의 신시아 닉슨을 비롯한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와 황홀한 촬영 그리고 데이비스의 사려 깊은 연출력 등 여러 모로 보기 좋은 훌륭한 작품이다. 딕킨슨은 처녀인 채 1886년 55세로 사망했다. 
영화는 처음에 젊은 딕킨슨(엠마 벨)이 자신의 독특한 신앙관 때문에 마운트 홀리오크 대학에서 쫓겨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딕킨슨은 신의 존재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이 장면으로 봐선 딕킨슨이 후에 입에서 불을 토하는 여권론자가 될 것 같지만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딕킨슨은 밤에 시를 쓰기 위해 아버지(키스 캐라딘)의 허락을 받는 양순한 딸이다.
그의 다른 가족은 어머니(조앤나 베이컨)와 오빠 오스틴(던칸 더프) 그리고 딕킥슨과 정반대의 성격이면서도 둘이 양손처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여동생 비니(제니퍼 엘). 딕킨슨에겐 고독이 타고난 권리나 마찬가지인데 그는 조용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면서도 사람들과 대화할 때면 가차 없이 독설을 내뱉고 깔깔대고 웃으면서 희롱과 조롱을 아끼지 않는 여자다.
딕킨슨은 복종과 반항 그리고 철저한 도덕적 규범과 과격한 낭만주의에 사로잡혔던 사람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시달려 통곡을 하기도 한다. 자기 외모에 자신을 잃고 스스로 유배자의 처지를 선택하면서 오로지 시를 쓰는 것으로 위로를 받았으나 생전에 그렇게 많은 시를 출판하지는 못 했다.
이런 까닭에 딕킨슨의 가족들도 그를 조심스럽게 다뤘는데 이렇게 복잡한 내면을 지녔던 딕킨슨의 행동과 내면 묘사를 쥐처럼 생긴 닉슨이 마치 정교하게 수를 놓듯이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얼굴을 잘 알아 볼 수 없는 캐라딘이 오래간만에 스크린에 등장해 엄격하게 연기하고 엘이 닉슨에 맞서서 태양처럼 빛나는 연기를 한다. 그런데 비니도 언니처럼 생전 결혼을 안 했다. 
저 세상 적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엄격하고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으면서도 절대적 형식미를 갖춘 독특한 영화인데 데이비스의 영화들은 전부 이처럼 환상적인 면이 강하다. 
그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감독으로 그의 영화들은 마치 시극과도 같다. 그의 다른 영화들로는 ‘디스탄트 보이시즈, 스틸 라이브즈’ ‘롱 데이 클로지즈’ 및 ‘선셋 송’ 등이 있다. PG-13. 로열(310-478-3836). ★★★1/2(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올리 마키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The Happiest Day in the Life of Olli Maki)


올리가 챔피언전에 임하기 전 의사의 진찰을 받고 있다.

시골서 빵을 굽던 올리 마키의‘월드 페더급 복싱 챔피언’쟁탈전


1962년 벌어진 권투 세계 페더급 챔피언 미국 선수 데이비 모어와 핀랜드 시골에서 빵을 굽던 올리 마키의 챔피언쉽 쟁탈전 실화를 그린 우아한 핀랜드의 권투영화로 흑백이다. 
여느 권투영화의 투쟁과 인내와 승부 같은 상투적인 플롯을 배제하고 유머와 우수와 민감한 인간적 통찰력을 사용해 권투와 사랑의 이야기를 내용과 기술적인 면에서 모두 균형 있게 다룬 반-권투영화라고 하겠다.
인간적이며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영화로 감상성을 회피하면서 권투선수이면서도 권투보다 먼저 정직과 존엄을 지닌 인간으로서 살려고 하는 남자의 얘기를 재미있고 또 감동적으로 그렸다.
26세의 아마추어 권투선수로 핀랜드의 시골마을 코콜라 태생인 올리(야르코 라티)는 매니저 엘리스(에로 밀로노프)에 의해 발탁돼 핀랜드의 차기 국민영웅으로 훈련을 받는다. 올리는 페더급이 되기 위해 체중을 줄이고 엘리가 하라는 대로 패션지의 모델로도 나선다. 
단 10회의 프로경력 밖에 없는 올리가 챔피언 전에서 싸울 상대는 64전 전승의 미국 선수 모어(존 보스코 주니어). 올리를 둘러싸고 미디어가 난리법석을 떨자 올리는 점점 불편을 느끼는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트레이닝 때문에 올리의 개인적 문제가 침해를 받는 것.
올리는 고향의 한 결혼식에서 만난 라이야(오나 아이롤라)를 깊이 사랑하게 되는데 라이야도 마찬 가지. 따스하고 근본이 튼튼한 라이야는 헬싱키에서 훈련하는 올리 곁에서 그를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돌보나 점증하는 미디어의 사생활 침해에 질려 시골로 내려간다. 이로 인해 경기를 앞둔 올리의 초점도 흐려진다.
사람의 마음을 흥분시키는 ‘록키’ 스타일의 영화가 아니라 상냥한 인간 혼을 지닌 권투영화로 선한 눈과 부끄러워하는 것 같은 미소를 지닌 라티의 인간적 연기가 영화의 숭고한 정신을 지고한 경지에까지 올려놓고 있다. 티 안 내는 한 점의 결함도 없는 연기다. 
이와 함께 아이롤라도 부드럽고 상냥한 연기를 잘 한다. 권투영화이긴 하나 액션보다는 겸손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남자의 내면세계를 그린 성격영화다. 유호 쿠오스마넨 감독. 성인용. 일부지역. ★★★1/2(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졸업’




내가 올 해로 개봉 50주년이 되는 ‘졸업’(The Graduate^사진)을 본 것은 뒤 늦게 군에 입대해 휴가를 나왔을 때였다. 그 때 장안에 이 영화가 과거 다른 영화들과는 전연 다른 특이한 영화라는 입소문이 무성해 종로3가에 있던 단성사에서 봤다.
당시만 해도 한국 사람들에게는 자상낙원과도 같았던 미국의 상류층이 사는 풀이 있는 저택과 잘 차려입은 그들의 호화스런 삶 그리고 파격적인 섹스와 내용이 거의 초현실적으로 느껴졌었다. 이와 함께 사이먼과 가펑클이 부르는 사운드트랙의 노래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졸업’은 물질을 대변하는 “플래스틱”이라는 말을 대뜸 신유행어로 만들어 놓은 영화다. 대학을 막 졸업한 어눌한 벤자민(더스틴 호프만)에게 벤자민의 아버지의 친구가 “너의 장래는 이 것에 달려 있다”면서 조언한 말이다.
이와 함께 또 유명한 대사가 벤자민이 자기를 유혹하는 미시즈 로빈슨(앤 밴크로프트)에게 “미시즈 로빈슨, 당신 지금 날 유혹하려고 하는 거지요”라고 하는 말. 이 때 카메라가 미시즈 로빈슨의 벌린 다리 아래로 당황해하는 벤자민을 잡는다. 미시즈 로빈슨은 후에 벤자민의 애인이 된 일레인(캐서린 로스)의 어머니로 모녀가 한 남자를 놓고 얄궂은 삼각관계를 이룬다.
미국서 개봉되자마자 비평가들의 찬사와 함께 젊은 층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받으면서 빅 히트를 한 신 청춘영화의 효시인 ‘졸업’은 미 상류층의 물질주의와 위선 그리고 성적 관행과 세대 차이를 비판하고 풍자한 혁신적인 작품이다.
영화가 개봉된 1967년은 베트남전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히피문화의 절정기였는데 이 영화의 무정부적 분위기는 당시 젊은이들의 불안한 시대감각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풍자영화치곤 유유자적하는 분위기를 지녔는데 이런 분위기를 사이먼과 가펑클이 부르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미시즈 로빈슨’ 및 ‘스카보로 페어’ 등이 부드럽게 다독여주고 있다. 이들의 사운드트랙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크게 유행했었다.
21세의 벤자민은 대학을 막 졸업하고 LA인근 부촌 패사디나의 집으로 돌아온다. 벤자민은 대학원 진학을 미루고 집에서 떠돌이처럼 겉돌면서 성공한 변호사인 아버지를 비롯한 기성세대에 수동적 반항을 한다.
이런 벤자민이 아버지의 파트너인 로빈슨의 부인의 유혹에 걸려들면서 호된 성인신고식을 치르게 된다. 처음에는 미시즈 로빈슨의 유혹에 저항하던 벤자민은 부인의 무르익은 육탄공격에 항복, 호텔에서 섹스를 즐긴다. 이 호텔이 지금은 중학교가 된 LA 코리아타운에 있던 앰배서더호텔이다.
외톨이인 벤자민을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 버클리대학생인 일레인. 그러나 일레인은 벤자민이 자기 어머니와 동침했다는 것을 알고 벤자민을 떠나 서둘러 한 때 사귀던 남자와 결혼식을 올린다. 산타바바라의 교회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달려온 벤자민이 “일레인”하고 소리치자 일레인이 “벤”하고 메아리치면서 식장에서 달아난다.
이어 벤자민은 대형 십자가를 휘둘러 추격자들을 물리친 뒤 일레인과 함께 달려오는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 맨 뒷자리에 앉은 벤자민과 일레인은 서로를 보면서 미소를 짓지만 곧 이어 얼굴 표정이 어두워진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졸업’은 당시 29세였던 호프만의 첫 주연영화(출연료는 7,000달러)로 어설프게 보이는 그는 재정적 성공만을 가치 척도의 기준으로 삼는 속물들 사이에서 이들과의 대화 불통으로 인해 애를 먹는 청년의 모습을 어정쩡하게 표현, 일약 청춘문화의 영웅이 됐다. 그런데 제작진은 처음에 벤자민 역으로 금발미남 로버트 레드포드를 쓸 생각이었다.
호프만과 함께 밴크로프트가 섹스에 굶주린 자극적인 중년부인의 연기를 속이 메슥거릴 정도로 사실적으로 해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고 골든 글로브 주연상(뮤지컬/코미디)을 탔다. 미시즈 로빈슨 역도 당초 도리스 데이에게 제의됐었다.
영화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으로 당시만 해도 영화계에서는 풋내기였던 마이크 니콜스의 두 번째 감독 작품이다. 신인답지 않게 원숙한 연출력을 발휘, 미 문화비평의 걸작을 내놓았다. 원작은 찰스 웹의 소설. 한편 ‘졸업’ 개봉 50주년을 맞아 오는 23일과 26일 전미 700여개 극장에서 영화의 디지털 프린트 판이 상영된다.    
마침 이 달 초 영화의 노래를 부른 아트 가펑클(75-폴 사이먼과의 듀엣은 지난 1970년에 해체됐다)의 공연이 세리토스에서 열려 참석했다. “아직도 내가 노래를 부르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는 말로 공연을 시작한 가펑클은 ‘졸업’의 노래들과 ‘박서’ 및 ‘브리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 등 왕년의 자신의 히트곡들을 불러 올드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나이는 못 속인다고 가펑클은 고음에 가서는 다소 힘들어했고 가끔 가사도 잊었다. 내 청춘에로의 뒷걸음질과도 같은 향수에로의 여정이라고 생각하고 들었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2017년 4월 17일 월요일

1950년대 10대여자 팬들의 우상‘탭 헌터’




“젊어 보인다고? 비누와 물, 며칠에 한번 면도가 전부”


금발에 푸른 눈 그리고 잘 생긴 얼굴에 튼튼한 체격을 해 1950년대 10대여자 팬들의 우상이 되었던 탭 헌터(85)와의 인터뷰가 최근 할리웃에 있는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 사무실에서 있었다. 헌터는 이웃 집 소년처럼 친근감이 가는 분위기와 함께 건장한 호남스타일로 인해 왕년의 인기배우들인 나탈리 우드와 데비 레널즈 및 소피아 로렌과 같은 스타들의 상대역으로 나왔다. 그가 나온 영화들로는 전쟁영화 ‘배틀 크라이’, 뮤지컬 ‘댐 S키즈’ 및 웨스턴 ‘불타는 언덕’ 등이 있다.
신심이 강한 가톨릭신자로 동성애자인 헌터는 가수로서도 성공했는데 그가 부른 ‘영 러브’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했다. 그의 자서전 ‘탭 헌터 칸피덴셜:메이킹 오브 어 무비 스타’는 베스트셀러로 아직도 잘 팔리고 있으며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든 기록영화가 작년에 개봉됐었다. 그는 ‘사이코’의 앤소니 퍼킨스와 오랜 관계를 가졌었는데 현재는 파트너 앨란과 함께 캘리포니아의 산타바바라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나이답지 않게 젊어 보이고 강건한 모습의 헌터는 유머를 섞어가며 겸손하게 질문에 대답했는데 그가 자세히 알려주는 할리웃의 과거를 듣자니 어릴 때 그의 영화를 보면서 할리웃을 동경하던 생각이 났다. 매우 편하고 서민적인 사람으로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다.

-왕년의 스튜디오들은 배우들의 이미지와 재능 중 어느 것을 더 소중히 여겼는가.
“먼저 이미지고 재능은 그 후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으로 스튜디오들은 대중이 원한다고 생각하는 대로 스타를 제조했다. 따라서 한번 코미디언이라고 여겨지면 그 딱지가 계속해 붙어 다녔다. 다른 역을 주질 않았다.”

-그런 제도 밑에서 일하면서 좌절감을 느꼈는가.
“그렇다. 난 배우로 성장하고 싶었지만 그러기 위해선 좋은 역이 주어져야 하는데 뜻대로 되질 않았다. 그나마 위안이었던 것은 TV의 라이브 드라마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땐 스튜디오가 하라는 대로 안 하면 쫓겨나던 때였다.”

-이제 와서 당신의 인생에서 무언가 바꾸고 싶은 것이라도 있는가.
“나의 어머니는 늘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사물을 네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세상사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난 어머니 말씀대로 산다.”

-명성과 돈이란 무엇인가.
“나는 젊었을 때 그런 것들을 가져 그 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서서히 진짜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마련이다. 우리는 이에 따라 살아야 한다. 난 나이를 먹으면서 이를 깨달았다.”

-배우 초년생 때 당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스타는 누구였는가.
“처음에는 전부 다였다. 내가 처음 주연한 영화는 린다 다넬과 공연한 별로 안 좋은 ‘욕망의 섬’이었다. 난 다넬의 팬이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는데  다넬이 나보고 ‘긴장을 풀어요. 난 신인들의 행운이에요’라며 달래줬다. 그는 재주만 있었을 뿐 아니라 우아한 사람이었다. 난 그를 무척 사랑했다.”

-당신은 많은 웨스턴에서 자신의 말을 탔다고 했는데.
“그렇다. 나탈리 우드와 나온 ‘버닝 힐즈’에서도 내 말을 탔다.”
나탈리 우드와 공연한 웨스턴 '불타는 언덕'

-어떻게 가수가 됐는가.
“그 전에 난 교회 성가대원이었다. 나탈리 우드와 내가 영화 홍보 차 전국을 순회하며 시카고에 도착했을 때 그 도시의 유명한 디스크 자키인 히워드 밀러가 내가 노래하는 것을 듣더니   음반 취입을 권유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그가 소개한 닷 레코드로부터 내가 부르면 좋을 노래가 있다며 취입한 곡이 ‘영 러브’였다. 금요일에 녹음했는데 월요일에 차를 타고 선셋길을 달리다가 라디오로 들었다. 너무 놀라 팜트리와 충돌할 뻔했다.”

-책에서 자신 얘기하기가 고통스러웠는가 아니면 속 시원했는가.
“속이 시원한 편이었으나 난 사실 내 얘기를 즐겨하는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쓰기가 쉽진 않았다. 쓰게 된 이유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내 얘기를 쓴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죽으면  누군가 내 얘기를 쓰는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쓸 수가 있기 때문에 내가 쓰기로 했다.”

-앤소니 퍼킨스 등 당신과 관계를 가진 사람들 유족으로부터 그들의 이름을 써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는가
“아니다. 그냥 있는 사실대로 썼다. 책을 쓰는데 큰 도움을 준 사람은 필름 느와르의 전문가 에디 멀러였다.”

-당신은 ‘버닝 힐즈’에서 공연한 나탈리 우드 앞에서 웃통을 벗고 늠름한 상반신을 자랑했는데 감독이 벗으라고 했는가.
“스튜디오들은 늘 그랬다. 그리고 그런 남자를 ‘비프케익’(늠름한 남자)이라고 불렀다. 난 그 영화 뿐 아니라 도로시 말론과 나온 ‘배틀 크라이’에서도 상반신을 벗어 제쳤다. 그러다가 유럽영화의 영향으로 영화에서 사실성을 추구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과거와 달리 이제 배우들은 자신의 동성애를 자유롭게 밝히는데 그에 대한 당신의 소감은.
“난 내 동성애에 대해 결코 얘기하지 않았다. 편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에서 얘기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딱지를 붙이기를 좋아하는데 난 그 것이 싫다. 진짜로 중요한 것은 그런 딱지가 아니라 우리는 다 인간이라는 점이다. 요즘에는 배우들이 자신들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나 난 그 것이 별로 좋다고 생각 안 한다 아직도 할리웃은 동성애자 배우를 주연으로 쓰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셜 미디아가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지 않는가.
“내게 소셜 미디아는 무의미하다. 난 구식 사람이다.”

-당신과 일한 감독들 중에 누가 가장 인상적인가.
“내가 함께 일한 많은 감독들은 라이브 TV로 연마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배우들에게 씨를 심어주는 사람들로 그 것을 가꾸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들에게 달렸다. 내게 연기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가르쳐준 감독은 시드니 루멧이다. 그 때 우린 뉴욕에서 소피아 로렌과 공연하는  ‘마이 카인드 오브 우먼’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루멧이 내게 오더니 ‘탭 넌 너무 안전하게 연기를 하는데 그러려면 하루 종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나 지루하기 짝이 없는 침대에서 보내’라고 말 했다. 난 그 뒤로 이 말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

-요즘엔 어떻게 하루를 지내는가.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그리고 앨란과 함께 개들을 데리고 해변에 가서 산책을 한다. 그리곤 집에 돌아와 아침을 만들고 컴퓨터를 검사한다. 이어 샤워를 하고 옷을 입은 뒤 헛간에 가서 내가 사랑하는 암말을 돌본다. 그리고는 다시 집에 돌아와 독서를 하거나 그냥 소일한다. 그리고 친구들과 저녁을 먹는다. 매우 덤덤한 삶이다.”

-당신 삶에 있어 어떤 때가 가장 행복했는가.
“난 좋고 행복했던 때가 여러 번이다. 어디로 가는가 하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앨란을 만난 것이 내겐 매우 중요하다. 그로 인해 난 삶의 방향을 찾게 됐다.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어머니를 비롯한 내 가족과 앨란과 종교다. 난 이들에게 매일 감사한다.”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때는 언제인가.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때다. 스키를 타다가 심장마비에 걸려 들 것에 실려 병원으로 갔다. 그 때 난 ‘이 게 마지막인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린 그런 걱정과 염려에 머무를 수만은 없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난 회복한 뒤에 내가 쓰러졌던 곳엘 찾아가 하늘을 보고 감사한 뒤 다시 스키를 타고 내려갔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가.
“조화 이상이다. 자연은 영적인 것이다. 

-배우 초년 시절에 당신의 넋을 앗아간 빅 스타는 누구였는가.
“그 땐 스타들에게 신비감이 있었다. 요즘엔 그 것이 사라졌다. 난 ‘시 체이스’라는 영화에서 존 웨인과 라나 터너와 공연했는데 라나를 만났을 때 내가 그에게 ‘난 어렸을 때부터 당신의 팬이었다’고 말하면서 어쩔 줄 모르게 황홀해했었다. 라나는 참으로 멋진 여자였다.”

-어떻게 그렇게 젊어 보이는가. 비방이 무엇인가.
“비누와 물이다. 그리고 이를 닦고 며칠에 한번 면도를 한다. 그 것이 전부다.”     
-아직도 당신의 노래를 듣는가.
“난 내 노래나 영화를 듣지도 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내 다른 히트송 ‘애플 블라섬 타임’을 앨란의 라디오를 통해 들었다. 아직도 내 노래를 틀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내 노래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캔디’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분노한 자들의 운명(The Fate of the Furious)


마지못해 자기편이 된 돔에게 사이버 테러리스트 사이퍼(오른쪽)가 키스를하고 있다.

최악의 적이 되어버린 돔과의 피할 수 없는 대결


이제 제발 좀 그만 만들었으면 좋겠다. 15년 전에 만들어진 ‘분노의 질주’(Fast and Furious) 제 1편이 빅히트하면서 속편이 줄줄이 만들어지고 지금 그 일곱 번째 속편이 나왔는데 굉음과 파괴와 자동차들의 스피드가 편을 거듭할수록 자심하기 짝이 없다. 
마치 어디까지 가나 보자면서 터무니없고 환상과도 같은 액션과 소음과 스턴트를 폐기물 덤핑하듯이 쏟아 놓는데 필자는 그런 소음 속에서 졸았다. 이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 모든 것이 지나친 보잘 것 없는 잉여물의 퇴적과도 같은 꼴불견이다. 그러나 빅 히트할 것이다.   
내용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벌린 입이 안 다물어진다. 내용은 액션을 위한 장식에 지나지 않는데 각본이 어린 아이의 작문수준으로 되는대로 썼다. 이런 영화에 샬리즈 테론과 헬렌 미렌과 같은 오스카 수상자들이 나온 것이 불가사의한데 주인공 빈 디즐에 의하면 미렌은 이 시리즈의 팬이라고 한다. 그래서 뒤 늦게 미렌의 역을 삽입했다. 
영화는 쿠바의 하바나에서 시작된다. 돔(디즐)과 그의 일당인 ‘가족’은 이제 뿔뿔이 헤어졌고 돔은 변치 않는 연인 레티(미셸 로드리게스)와 결혼, 하바나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곧 이어 하바나의 거리에서 초고속으로 돔이 모는 차가 경주를 벌인다. 차가 온통 불에 타면서도 맹속력으로 질주해 물론 돔이 이긴다. 
이어 돔 앞에 사이퍼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여자(테론)가 나타나 자기가 하는 일에 합류하라고  요구한다. “난 은퇴했다”라는 돔에게 사이퍼가 셀폰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돔의 얼굴이 이글어지고 그는 레티를 버리고 사이퍼와 함께 쿠바를 떠난다. 
사이퍼는 무정부주의자 사이버 테러리스트로 가공할 무기로 세계를 초토화 하려고 벼르고 있는데 무기 탈취를 위해 돔을 억지 춘향 격으로 자기에게 합류케 한 것. 그러나 돔이 사이퍼의 편이 되면서 그는 레티를 비롯한 왕년의 ‘가족’의 배신자가 된다. 나머지 ‘가족’이란 코미디언 같은 ‘레이디즈 맨’ 로만(타이리스 깁슨)과 테크니션 테지(크리스 ‘루다크리스’ 브리지스) 등 전편들에 나온 서너 명.
사이퍼를 잡기 위해 정부요원 미스터 노바디(커트 러셀)가 신참으로 엉성한 에릭(스캇 이스트우드-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을 데리고 교도소에 수감된 전직 특수요원 홉스(드웨인 잔슨)를 찾아와 협조를 요구한다. 그런데 같은 교도소에는 홉스가 집어넣은 입 건 암살자 데카드 원수는 외다리에서 만났다고 돔과 데카드가 서로 말로 티격태격하다가 육박전을 벌이는데 둘의 이런 앙앙불락이 시끄러워 골치 아픈 영화에 재미를 제공한다. 액션신이 장관인 홉스와 데카드의 교도소 탈출에 이어 ‘가족’도 이들과 합류해 배신자 돔과 사이퍼를 쫓으면서 난리법석이 일어난다.  
뉴욕 맨해탄 한 복판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추격전과 북극 바렌츠해 얼음 벌판 위에서의 추격전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비디오게임이요 만화로 높은 주차장에서 수십대의 동차들이 길바닥으로 떨어지고 로만은 얼음판 위에서 자동차 문짝에 매달려 아이스 서핑을 한다.
사이퍼의 초고성능 비행기 안에서 사이퍼와 그의 졸개들과 데카드 간에 총격전과 육박전이 벌어지는데 데카드는 아기를 담은 바구니를 들고 살인을 한다. 주윤발의 ‘하드-보일드’를 흉내 냈다. 미렌은 스테이담의 어머니로 나와 아들의 따귀를 때린다. 
디즐을 비롯한 제작자들은 이 영화가 시리즈 마지막이라고 말하지만 또 속편이 나올 것처럼 끝이 난다. 갓 세이브 미! F. 게리 그레이 감독. PG-13. Universal. 전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잃어버린 도시 Z(The Lost City of Z)


퍼시(앞)와 아들 잭이 원주민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정글 깊은 곳 문명 찾기에 나선 영국 군인 퍼시 포셋 일대기


옛 할리우드 스타일의 사나이가 정글을 누비는 대하 액션 모험영화로 모양은 그럴듯하고 경치도 좋지만 기력이 모자란다. 허우대만 멀쩡한 영화로 보고 즐길 만은 하나 모험영회치곤 극적 높낮이와 폭 그리고 강렬한 흥분감이나 에너지가 부족해 건장하고 젊은 남자의 얘기인데도 노인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이런 영화가 갖춰야 할 박력과 긴장감이나 추진력이 모자라 나태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데 2시간 20분의 상영시간에 정글과 도시와 전장을 넘나들면서 너무 많은 얘기를 하려고 시도, 얘기 서술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흥미 있는 실화 내용과 정글의 경치를 잘 찍은 촬영 및 이름 난 배우들의 무난한 연기 등으로 인해 큰 기대를 안 한다면 볼만하다. 
주인공은 1906년부터 시작해 수십 년간 아마존 정글을 탐험하다 실종된 실존 인물인 영국의 퍼시 포셋(찰리 헌남). 영화는 한 남자의 집요하게 꿈을 좇는 드라마로 이 남자는 자신의 샹그릴라를 지상에서 찾으려다 사라졌는데 그 이상이 참으로 가상하다.
육군 소령인 퍼시는 왕립지리학회(RGS)의 지시에 따라 지도상에 아직 그려져 있지 않은 볼리비아와 브라질 사이의 국경을 지도에 올리기 위해 헌신적이요 독립적인 아내 니나(시에나 밀러가 소모됐다-남자의 영화여서 어쩔 수가 없다)와 아들 잭을 두고 정글로 떠난다. 동행하는 탐험가는 과묵한 학자 스타일의 헨리 코스틴(‘트와일라이트’ 시리즈의 로버트 패틴슨).
이들은 원시림에서 겪을 수 있는 온갖 재해와 질병과 기아와 원주민의 습격 등을 받으면서 정글을 뚫고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퍼시는 깨어진 도기와 나무에 새겨진 얼굴을 발견하면서 오래 전 아마존에 문명이 있었다고 믿고 그 때부터 이 잃어버린 문명 찾기에 집념한다. 퍼시가 잃어버린 문명 찾기에 집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위대한 업적을 이뤄 아버지로 인해 실추된 가문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것.               
퍼시는 귀국해 RGS에 아마존에 문명이 있었다고 보고하나 회원들의 야유만 받는다. 두 번째 정글탐험에 동반하는 것은 기회주의자요 배신자인 제임스 머리(앵거스 맥파디엔). 그러나 퍼시는 뜻을 못 이루고 귀국 한다. 1차 대전이 발발, 퍼시는 전장에 나가 혁혁한 무공을 세운다.  마지막 탐험에 동행하는 사람이 그 동안 집안을 돌보지 않는다고 아버지에게 반항하던 잭(탐 홀랜드). 그리고 둘은 1925년 정글에서 실종된다. 과연 둘은 원주민들과 자연의 삶을 살았을까 아니면 식인종에게 먹혔을까. 제임스 그레이 감독. PG-13. 랜드마크(피코&웨스트우드) 등 일부지역. ★★★(5개 만점)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