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셜록 홈즈는 세월과 무관하게 인기가 있다고 보는가.
“미스터리를 푸는 탐정은 늘 인기가 있게 마련이다. 우리에겐 숨겨진 것들을 볼 수 있는 사람의 안내를 받으며 여행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그를 표현한 많은 배우들이 아니었더라면 그의 명성은 그다지 빛나지 못했을 것이다. 홈즈의 또 다른 매력은 그가 상당히 어두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결코 행복한 사람이 아니며 비록 총명하나 내면적으로는 보통 사람들처럼 연약한 사람이다. 내게 역이 주어졌을 때 난 ‘아이구 맙소사. 내 전에 홈즈를 연기한 사람이 무수히 많은데 또 필요하단 말인가’하고 걱정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가 93세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늙은 홈즈는 누구도 안 했기 때문에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홈즈는 기억력 상실에 고민하는데 당신의 기억력은 얼마나 분명한가.
“옛날과 달리 요즘에 기억이 필요한 사람들은 대사를 외워야 하는 배우들뿐인 것 같다. 배우가 대사를 기억 못하면 그의 인생은 끝이다. 난 그런 문제는 없다. 과거에는 대사 외우기가 연기의 가장 쉬운 것이었는데 이젠 그렇지 못하다. 내 나이가 되면 주위에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저 그렇게 안 되기를 빌 뿐이다. 달리 묘안이 없지 않은가.
-이 영화는 죽음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데 당신은 가끔 죽음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그렇다면 거기서 무엇을 보는가.
“촤근에 죽음의 침상에 누운 친구를 방문했고 또 다른 가까운 친구의 죽음도 봤다. 가슴이 아프다. 죽음의 얼굴은 삶의 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에 관한 존 돈의 시 ‘종은 모든 죽음 하나 하나를 위해 울린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알려고 하지 말라. 그것은 너를 위하여 울리니 모든 사람의 죽음은 너 자신의 죽음이다’가 생각난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얘기를 회피할 필요가 없다. 그 같은 대화는 건전한 것이다. 그것은 매일의 가치를 깨닫게 만든다. 30, 40, 50대에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지만 70대가 되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얼마 전에 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에 대해 합헌판결을 내렸는데 그에 대해 당신의 의견은.
“과거에는 군대에도 갈 필요가 없고 또 결혼도 할 필요가 없어 동성애자라는 것에 감사했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들은 하라고 해라. 난 그들을 축복하겠다. 이번 판결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아주 좋은 것이나 난 결혼할 생각이 없다.”
-당신은 훌륭한 탐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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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셜록 홈즈는 쇠퇴홰 가는 기억력을 되살려가며 과거를 정리한다. |
“아니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 반장을 했는데 우리 반의 누군가가 남의 차를 파괴한 일이 있었다. 그 때 내게 사건의 당사자를 찾아내라는 임무가 주어졌었다. 내가 맨 처음에 인터뷰한 아이는 차 주인의 아들로 난 즉시 그 아이가 무죄라고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그 아이가 바로 당사자였다. 셜록 홈즈 같았으면 금방 알아냈을 것이다. 난 너무 순진하다. 나는 남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 난 거짓말을 파악하는데 아주 서툴다.”
-당신은 ‘신들과 괴물들’ 그리고 이 영화와 막 촬영을 끝낸 뮤지컬 ‘미녀와 야수’ 3편에서 다 빌 콘돈 감독과 일했는데 그 경험에 대해 말해 달라.
“‘신들과 괴물들’ 이후 그와 나는 절친한 사이가 됐다. 이 영화를 마친 뒤 그가 내게 ‘당신 디즈니의 뮤지컬에 나올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 오케이 했다. 우린 아주 친한 사이로 빌을 안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아주 겸손한 사람이다. 약간 말을 더듬어 더 매력적이다. 그리고 아주 진지하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은 모두 훌륭한 연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의 영화들은 큰돈을 벌지는 못해도 좋은 연기들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이 훌륭한 감독의 일이다.”
-‘미녀와 야수’에서 노래를 부르는가.
“부른다. 나는 영화에서 시계 칵스워스로 나오는데 ‘내 이름은 칵스워스, 나는 시계다 틱 톡 틱 톡”하고 노래 부른다. 그랬더니 작곡자인 알란 멘켄이 웃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더라. 영화는 대규모의 걸작이 될 것을 확신한다. 오드라 맥도널드, 이완 맥그레고, 스탠리 투치, 엠마 탐슨, 에밀리 왓슨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영국의 쉐퍼튼 스튜디오에서 찍었다. 빌 콘돈은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완벽히 그려낼 수 있는 감독이다.“
-일이 당신의 전 생애인가 아니면 다른 것에도 관심이 있는가.
“기본적으로는 일이 내 삶으로 그것은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다. 다른 것도 하려고 노력한다. 좋은 친구와 이웃이 되려고 하지만 내가 제일 잘 하는 것은 역시 연기다. 난 처음부터 좋은 배우는 아니었지만 이젠 그렇다고 보겠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데 나는 그 점을 즐긴다. 완벽한 의자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목수와도 같다. 힘들지만 가치 있는 일이다. 특히 영화를 만드는 기쁨은 서로를 ‘달링’이라며 부르면서 일할 수 있는 배우 친구들과 일한다는 점이다. 연기가 내 생애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것은 내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나오는 신판 셜록 홈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의 홈즈는 머리 대신 주먹을 휘두르는 액션 탐정이라고 보는데.
“로버트에게 내가 그의 영화들을 안 봤다는 말 전하지 말기를 바란다. 따라서 영화에 대해 말 할 수는 없지만 당신의 말에 일리가 있다. 그러나 난 로버트 식의 해석에 반대하진 않는다. 하고 싶은 대로 만들라고 내버려둬라. 원작은 언제나 제 자리에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 원작을 마음대로 해석한다고 해서 그것을 파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무언가를 원작에 보탠다고 볼 수도 있다.”
-로라 린니와 일한 경험은 어땠는가.
“로라 린니는 메릴 스트립과 같은 수준에 있는 배우다. 헌신적이며 안팎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또 철저히 직업적이며 주도면밀한 기술자다. 마음을 열어 놓는 사람이어서 함께 일 하기가 아주 쉽다. 정말 사랑스런 사람이다.”
-이성과 가졌던 아름다운 추억이라도 있는가.
“내가 9세 때 웬디라는 소녀와 사랑의 편지를 서로 교환했었다. 연애편지 쓸 때의 기쁨과 기다리는 편지가 안 올 때 느끼는 고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데 얼마 전 런던의 한 극장에서 연극을 보려고 로비에 서 있는데 한 작은 노파가 내게 다가오더니 ‘헬로 이안 내가 웬디야’라고 소개를 하더라. 이에 난 처음엔 ‘당신은 웬디가 아니야’라고 말했으나 그것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었더니 ‘난 할머니가 됐어’라고 대답했다. 난 이어 ‘우린 정말 서로 잘 지냈지’ 하고 물었더니 웬디는 ‘그럼’이라고 말했다. 난 편지 생각이 나서 내 회고록 쓸 때 이용하려고 웬디에게 편지를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결혼하는 날 아침에 불태웠다고 답하더라. 그것이 내가 이성과 가진 로맨틱한 경험이다.”
-직업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순간이 언제인가.
“난 대학생 때 연극을 많이 봤다. 나는 많은 대학 연극에 나오면서도 직업배우가 되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다. 존 길거드와 로렌스 올리비에가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대학생 때 연극 ‘헨리 4세 제2부’에 나오면서 전국지에서 격찬을 받았다. 그 날 밤 내가 기쁨과 당황감에 사로잡혀 대학 극장에 들어서자 친구들이 ‘넌 이제 에이전트가 필요해’라고 말했다. 그 때가 바로 내가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이었다. 그 전에는 난 그저 남의 연기를 보고 매료돼 어떻게 하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고 고심했을 뿐이다.
-대학서 무엇을 공부했는가.
“케임브리지서 영문학을 전공했는데 21편의 연극에 나오는 바람에 학점은 엉망이었다.”